울산광역시가 26일 개최한 ‘부유식 해상풍력사업 간담회’는 거대한 전환기를 맞은 지역 에너지 산업의 현주소를 냉철하게 점검하고,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는 절박한 소통의 장이었다. 에퀴노르, 시아이피(CIP)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부터 한국석유공사, 시민단체까지 한자리에 모인 것은 현재 해상풍력 산업이 마주한 대내외적 상황이 그만큼 복잡하고 엄중하다는 반증이다. 세계적인 경기 불확실성과 고금리 기조, 그리고 여전히 높은 제도적 문턱이라는 첩첩산중의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민·관·시민사회가 머리를 맞댄 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행보라 할 수 있다.
부유식 해상풍력은 울산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먹거리이자 탄소중립 시대를 여는 열쇠지만, 실제 사업 추진을 가로막는 병목 현상은 도처에 널려 있다. 투자 유치의 어려움은 물론, 복잡다단한 인허가 절차와 주민 수용성 확보 문제는 사업의 속도를 늦추는 고질적인 과제다. 이번 간담회에서 논의된 현장의 애로사항들은 단순한 건의를 넘어 실질적인 법·제도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데이터 산업, 첨단 제조업 등 미래 혁신 산업의 성패가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확보에 달려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에너지 주권 확보는 도시의 생존 전략이자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문제다.
울산은 오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기가와트(GW) 보급을 달성하고, 2031년부터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겠다는 원대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이 계획이 공허한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행정의 속도가 기업의 투자 시계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울산시가 시 차원의 지원을 약속하고 중앙부처와 긴밀히 협의하기로 한 만큼, 이제는 실질적인 규제 혁파의 결과물을 내놓아야 할 때다. 아울러 수소, 원전, 분산에너지 등 다양한 에너지 정책과의 시너지를 통해 울산이 명실상부한 ‘에너지 수도’로 거듭나기 위한 정책적 일관성도 필수적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성공의 열쇠는 ‘상생’에 있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과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다 해도 지역사회와의 공감대 없는 성장은 사상누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직접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상생형 모델을 정착시키고, 환경과 산업이 공존하는 표준을 울산이 먼저 제시해야 한다. 이번 간담회가 갈등의 불씨를 끄고 협력의 동력을 얻는 실질적인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에너지 대전환이라는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 앞에 울산이 보여줄 리더십이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의 지도를 바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