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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 라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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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etty Woman ※
“어? 무, 뭐라고?”
“나랑 사귀자구요, 누나.”
녀석은 변함없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내게 웃어보였다. 그 웃음에 다시 가슴이 두근거렸다. 녀석의 말이 거짓말인 것 같았고 1년을 귀여운
동생 보듯이 지냈는데 갑작스런 지훈이 그 녀석의 고백은 당황스러웠고 또한 주책 맞게도 가슴이 설레며 기뻤다.
“노, 농담하지 마. 이 자식아. 오, 오늘이 무슨 만우절도 아니고! 빨리 갖고 싶은 선물이나 말해.”
“진짠데.”
“에, 에?”
“진짠데, 나 진짜로 누나 좋아하는데.”
두근두근, 콩닥콩닥. 가슴이 조금 빠른 속도로 기분 좋게 뛰었다. 나는 나보다 여섯 살이나 어린 남자애를 집어 삼켜 먹을 만큼 비양심적
이지도 않았고, 또 주변에서 욕을 들어 먹을 생각도 없다. 그런데, 그런데 정말 이상한 건 이상하게도 이 녀석이 나 좋다고 하니까 그 말이
더 듣고 싶고 가슴이 계속 콩닥 거리면서 뛰고 몸이 붕 뜨는 봄 날 같은 나른한 기분이 느껴졌다. 이상하게도 자꾸… 자꾸… 기분이 좋다.
지훈이 녀석의 입에서 이 말이 나왔다는 자체가.
“야, 야! 너, 너 나보다 여섯 살이나 어려!”
“지금 나이 많다고 자랑하는 것도 아니고.”
너 방금 나 좋다고 고백하지 않았니? 살짝 어이없는 얼굴로 녀석을 보면 나 보다 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는 강지훈이 보
였다. 그리고 내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녀석은 입을 삐죽 내밀면서 툴툴 거렸다. 게다가 커다란 눈으로 나를 흘기면서 보기 까지
했다.
“어, 언제…부터…?”
“네?”
그걸 꼭 내 입으로 말해야 겠니? 순간 지훈이 이 녀석이 얄미워졌지만 애써 참고는 말했다. 조금 아니, 많이 떨리는 목소리로.
“어, 언제부터 나 조, 조, 조, 조, 조, 좋아…….”
“처음부터.”
“어?”
“처음부터.”
“…….”
“처음 봤을 때부터. 그 때부터 좋아했는데.”
“…….”
“1년 동안이나 혼자 좋아했는데.”
부끄럼 없이 자신의 감정을 고백했다. 이럴 때는 녀석의 솔직한 모습이 부러웠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부러웠고, 어리다는 게 부러웠
다. 내가 가질 수 없는 솔직함. 녀석의 그 점이 굉장히 좋았고 부러웠다. 녀석은 부끄럼 없이 내게 고백하며 다시 환하게 웃었다.
“아까 전에 내가 원하는 거 다 들어준다고 했죠? 그럼 이것도 들어줄 거죠? 그게 나한테 세상에서 제일 큰 선물인데.”
온 몸에 있는 작은 세포들 까지 삐죽삐죽 곤두서는 느낌, 피가 얼굴로 확 몰리는 느낌이었다. 얼굴이 화끈 거리며 녀석의 얼굴을 보기 부
끄러워졌다. 사실 누군가에게 고백 받아보는 것은 처음이었고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괜한 부끄러움에 손장난
을 치며 시선을 내리 깔자 앞에서 녀석이 풋, 하고 웃는 게 느껴졌다. 그래, 이 나이에 이런 모습 보이는 게 주책이겠지. 하지만 정말로 부
끄러웠고 창피했으며 쑥스러웠다. 누군가와 연애 한 번 제대로 못해본 나이기에 더더욱 그랬다.
“하, 하지만 너 고3이잖아.”
“저 공부 잘해요.”
“너 맨날 성적 때문에 혼나고 내 앞에서 징징 거렸거든?”
뻔뻔한 녀석의 말에 그 때가 되어서야 고개를 번쩍 치켜들고 눈을 흘겨 지훈이를 살짝 노려봤다. 녀석은 한 치의 찔림도 없었는지 헤헤,
하고 샐쭉 웃으면서 나를 쳐다봤다. 이 녀석을 어찌하면 좋을까. 사실 지훈이 이 녀석이 싫은 건 아니었다. 1년 동안 지켜 본 녀석의 모습
은 나이에 맞지 않게 굉장히 순수했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했으며 굉장히 착했다. 게다가 예의도 바르고 상냥해서 내가 종종 널 남자친구
나 남편으로 두는 여자는 복 받은 거야. 라고 웃으면서 말하기도 했다. 그건 농담이 아니라 내 진심이었다. 내가 제대로 된 답변을 주지 않
으며 계속 우물쭈물 거렸다.
“너 고3이고 공부해야 하잖아, 연애할 시간도 없으면서. 그리고 장난하지 마.”
“왜 자꾸 장난이라고 생각해요?”
“…….”
“나 장난 아니라고 말했잖아요.”
계속 웃던 녀석의 표정이 일순 사납게 굳었다. 1년 동안 지훈이 녀석을 지켜봤지만 화내는 모습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당황어린 얼굴로 녀
석을 쳐다보면 녀석은 굳은 얼굴로 나를 힐끔 쳐다보고는 가게를 나갔다.
“내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한 거야…….”
※ Pretty Woman ※
“허구, 김나희 복에 겨웠네, 새파랗게 어린놈이 연애하자고 하면 좋다고 확 낚아 채야지!”
“내가 너 처럼 단순하게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냐?”
중학교 때부터 친구였던 안나를 만나면서 오늘 있었던 이야기를 했다. 안나의 반응은 한마디로 네가 뭔데 연하를 차? 호박이 넝쿨 째 굴러
오면 잡아야지! 라는 표정으로 굉장히 나를 한심한 여자로 만들고 있었다.
“그 지훈인가 뭐시긴가 찬 이유나 들어보자. 왜 찬 건데?”
“내가 나보다 여섯 살이나 어린 애랑 사귈만큼 내가 비양심으로 보여?”
“응, 너 충분히 비양심적이고. 사랑에는 국경도 없다는데 나이가 무슨 상관이야?”
“야, 그래도 걔 고3이야 고3!”
“잘됐네, 몇 개월 후면 사회인 되잖아.”
“어우! 너 진짜!”
말이 안 통해! 라는 말을 억지로 뒤로 집어 삼켜 먹고는 안나를 째려봤다. 안나는 왜? 하면서 캔 맥주를 입에 대고는 벌컥벌컥 마셨다. 아
아, 정말 심난하다 심난해. 캔 맥주 하나를 단숨에 해치운 안나는 갈증이 해소 되었다는 표정으로 나를 향해 물어봤다.
“너 걔 싫어해?”
“아니.”
“그럼 너 걔 좋아해?”
“…….”
골똘히 생각해봤다 녀석이 정확히 오후 네 시가 될 때 올 때 마다 나는 어린왕자를 기다리는 여우처럼 오후 세 시부터 녀석의 올 것이라는
것에 신경썼다. 녀석이 좋아하는 과자, 초코파이 그리고 좋아하는 음료수를 사기 위해 동분서주 했고 녀석이 내가 준비한 것들을 맛있게
먹어주며 환하게 웃어줄 때는 사실 주책 맞게도 가슴이 떨렸다. 아마도, 나도 언제부터인가 그 녀석의 웃음에 잠식 되어가고 있었나보다.
“……응.”
“나희야, 이걸 잊지 마.”
“뭘?”
“너 자신에게 솔직해져, 그게 행복해지는 법이야.”
자신에게 솔직해져라, 그것이 행복해지는 법이다.
※ Pretty Woman ※
딸랑. 역시 오후 네 시가 되니 염색하지 않은 연한 갈색 머리칼을 가지고 있는 나의 어린왕자가 등장했다. 어린왕자는 언제 화를 내고 집
으로 돌아갔는지 다시 환하게 웃으면서 내 앞으로 뛰어왔다.
“누나, 어제…….”
“지훈아.”
“네?”
진지하게 녀석의 이름을 부르니 놀란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가슴이 두근두근 하고 뛰었다. 설레임 반, 왠지 모르는 두려움 반.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감정들 때문에 가슴이 두근두근 거렸다. 녀석은 내가 말을 하기를 바라며 계속 나와 눈을 마주치고 있었다. 나 자신에게
솔직해져라, 그것이 행복해지는 법이다. 안나가 해준 말이 떠올랐다. 지훈이는 여태까지 자신의 감정에 솔직했다. 이제는 내가 솔직해질
차례였다.
“어린 왕자 이야기 알지?”
“네.”
“거기서 여우가 어린 왕자에게 했던 말 기억하니?”
“…….”
난 숨을 크게 들이 쉬고 말했다. 어린 왕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 책. 그 중 한 부분을 지훈이 녀석에게 들려주었다.
-그런데 길들인다는 게 무슨 뜻이지?
-그건 너무나 잊혀져 있는 거지. 그건 '관계를 맺는다는' 는 의미야.
-관계를 맺는다고?"
-물론이지. 아직 넌 내겐 수십만의 아이들과 같은 어린아이일뿐이야. 난 네가 필요하지 않고,너 역시 내가 필요하지 않아. 너에게는 내가
수십만의 여우들과 같은 여우에 불과하니까.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이게 된다면 우리는 서로를 필요로 하게 될 거야. 너는 나에게 이 세상
에서 유일한 존재가 될 거고, 나는 너에게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되겠지.
-어린왕자 中 에서
나는 어느새부터 너에게 길들어져 가고 있었다. 너의 웃음에, 너의 목소리에, 너의 말에, 너의 작은 몸 짓 하나 하나에 길들여져 가고 있었
고 너는 많은 남학생들 중 나에게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는 남학생이 되었었다. 나는 너를 필요로 하고 있었고, 너는 나를 필요로 하고 있
었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길들어져 가면서 서로 관계를 맺어가고 있었다.
“여우가 어린 왕자에게 네가 오후 네 시부터 오면 난 세 시부터 행복해질 거야. 라고 말했지. 나도 그랬어. 네가 네 시가 되어 올 때부터 나
는 세 시가 되면 항상 널 기다리고 행복했으니까.”
“…….”
“네가 성인이 되면 다시 나한테 그 고백을 해주지 않을래?”
“…….”
“하지만 네가 걱정할 필요는 없어, 넌 나의 어린왕자니까. 그리고 난 너의 여우니까. 나는 어린왕자를 기다리는 여우가 되어 너를 기다리
고 있을게. 네가 오지 않는 네 시는 세 시 오십구분 그 시간에서 영원히 멈춰 있을 테니까. 나는 네가 올 때 까지 계속 기다리고 있을 너의
여우가 되어있을테니까.”
내 말에 녀석은 환하게 웃었다. 녀석이 환하게 웃자 나도 녀석을 따라 환하게 웃었다.
※ Pretty Woman ※
꽃샘추위가 아직 가시지 않은 2010년 이었다. 녀석을 기다린 것도 벌써 8개월 째였다. 그 녀석을 기다리면서 내 마음 속의 시간은 아직 3
시 59분에서 멈추어져 있었다. 나는 여우가 되어 어린 왕자를 기다리는 여우가 되어 계속 계속 그 녀석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딸랑.
“안녕하세요?”
소년이 가지고 있던 미성의 목소리가 없어진 남자의 목소리가 카페 안에 들려왔다. 염색하지 않은 연한 갈색 머리에 이제는 교복을 입지
않고 있는 사람.
“안녕하세요? 여우님.”
나의 어린왕자.
“그동안 기다려주셔서 감사해요, 다시 한 번 말할게요. 나랑 사귈래요?”
나는 녀석에게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럼요.”
3시 59분에서 멈춰있던 시간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소리를 내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꿈을꾸는나비님께
미안..번외가 좀 많이 오글거리지? 사실 난 단편 쓸 때 번외 잘 안 쓰는데..
언니 생신이라서 어제 저녁부터 오늘 11부터 급 써서 좀 오글거리고 마음에 안 들거야.ㅎㅎ:;;
오늘 언니 생신이잖아,(생일이지만 그냥 생신으로 하자.ㅋㅋㅋ)내가 비젬을 주고 싶어도 돈이없고,
포토샵 선물을 해주고 싶어도 난 포토샵을 할 줄 모르기에 번외를 선물로 줬어..미안해....
ㅠㅠㅠㅠ하..편지 형식으로 쓰고 싶었는데 내가 오글거려서 못 쓰겠닼ㅋㅋ
우리 채팅방에서 처음봤지? 그 때 언니가 나한테 했던 말 '상큼이' 훗...사실 좀 맘에 들었어.
사실 거기 처음 들어갔을 때 내쫓기지 않을까 이 생각하고 큰 맘 먹고 들어갔던 건데..
그렇지가 않았엌ㅋㅋㅋ페어리님 까지 모두들 다 상냥하게 대해주셨지.
그리고 어느 순간 부터 언니가 나한테 말을 놓고 나도 언니 한테 말을 놓았어 언제부터였지?ㅋㅋㅋㅋ
여하튼 언니가 되게 잘해주고 상냥하게 대해줘서 나도 모르게 언니한테 버릇없게 굴었을 때가 심심치않게 있을거야.
예를 들어 나비그늘을 비웃은 것에 대해...ㅋ....근데 그건 농담이었어. 그렇다고 나비그늘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있는 건 아니얔ㅋㅋㅋㅋㅋ아 나 학원가야되는데ㅠ 여하튼 처음 만났을 때 부터 되게 살갑고 잘 대해줘서 너무 고마워,
생신 축하드리고! 앞으로 백살 까지 오래오래 사세요~ㅋㅋㅋㅋㅋㅋㅋㅋ
Happy Birthday To You
And
I love you!♥
첫댓글 선
고맙다 우리 상큼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번외 달라고 우겼는데!역시 달라고 하길 잘했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난 니가 잘써올꺼라고 믿었거든!ㅋㅋㅋㅋㅋㅋㅋㅋㅋ역시 너무 마음에 듬!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아.............내 분신아..그래..6살쯤이야...........별거 아닐꺼야............암 그럴꺼야.............너무 마음에 들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거기서 끝나서 억울했는데 확실한 마무리 좋구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지훈인 내꺼임 하아................근데 생신..?생일로 하자^^ 호호호호 인소닷으로 오길 잘한듯하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런 특별한
선물받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노래 보다 훨씬 특별한 선물임+_+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잘써줘서 내가 다 뿌듯하다ㅋㅋㅋㅋㅋㅋㅋㅋ너 어제 한다는게 이거였구나~게임 까지 포기하고..ㅠ고마워~~우리 상큼이 너무 고맙고~단편 보고싶음 단편반 들어와서 봐야지 아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언니 이따 자랑질좀 하고 올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비지엠하고도 잘어울리고~장난으로 우긴건데..ㅠ너무 고마워 나 지금 감동임!!ㅋㅋㅋㅋㅋㅋㅋㅋ상큼이 고마워♡♡♡
네이트에서 언제 사라진거니.............이거쓰는동안 갔음.. 낼만나언니 밤에 좀 놀다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