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요..나이를 먹어도 고상한 어른이 될 거예요.
결혼을 애서 낳아도 항상 마음속엔 부푼 꿈을 간직한
그런 어른이 되고 싶어요. 전혜린님처럼 항상 지식적으로
충만한 그런 삶을... 꼬부랑 할머니가 되어도 아름답게
그렇게 살고 싶네요.
저 역시 전혜린님을 고교에 올라와서 알게 되었습니다.
이모든 괴로움을 또다시는 아직 읽지 못했는데 이 책도 꼬옥
사서 읽어봐야겠네요.
--------------------- [원본 메세지] ---------------------
지금 내 나이 서른일곱.
전혜린을 처음 만난건 1982년 고1때.
완전히 미쳤었죠. 그후 대학시절 내내 전혜린에 미쳐있었죠.
노트마다, 방 책상, 벽 온통 전혜린의 사진들로 도배했었던
그런 시절이 제게도 있었죠.
참 우습데요. 세월이 시간이 뭔지,나이가 뭔지,
전혜린의 책이라고 해봐야 두 권
<이 모든 괴로움을 또다시> 하고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번역작 이미륵의 <압록강은 흐른다> 근데 요즘엔
전혜린 번역으로 안 나오더라구요.
전 개인적으로 <이 모든....>이 너무 좋더라구요.
짊어진 삶이 무겁게 느껴질 때마다 읽곤 합니다.
그중에 다자이 오사무의 <사양>이 나옵니다.
그당시 그책을 찾느라고 근 6개월을 서점을 뒤졌지요.
결국은 찾았는데 웃긴건 책 제목과 저자의 표기가 달라
엄청 헤맸지요. 그 당시 제목은 <이 세상 빛과 공기 속에는>인가 하고
저자는 다자이 오사무의 일본식 표기로 <太宰 治> 이렇게
되어있으니 생전 찾을 재간이 있나요.
아뭇튼 무척 재미있게 봤어요.
요즘은 제대로 나오더라구요.아마 '심지'라는 출판사에서
"사양"이란 제목으로 나와요.
훗날에 이외수의 글중에서도 다자이의 사양 이 나와요.
그래서 하도궁금해서 찾아 읽어보았죠.
이외수가 춘천시절 동료들과 술을 마시면 다자이 오사무의 <사양>과
르 끌레지오의 <홍수> 그리고 가와바다 야스나리의 <설국>을 이야기
했다고 합디다.
어쨌든 <사양> 중에서 한 대목, 제 가슴에 팍 꽂힌....
주인공 나오지의 절규
"안되겠어요. 먼저가요.
나는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를 모르겠어요.
살고 싶은 사람만 살면 되지.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살 권리가 있는 것 처럼
죽을 권리도 있을겁니다............"
결국 저자 다자이 오사무도 서른 즈음에 자살해서 죽지요.
그때에는 왜 그리도 요절한 작가가 좋았는지...
전혜린,이상,다자이 오사무, 미시마 유끼오(할복), 박인환,
까뮈, 신동엽, 김수영 등등..
지금은 애 키우느라 관심도 없어요.
가끔씩 생각나곤 하죠.
세월이 현실이 참 무섭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