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1137) - 명암이 교차하는 새해벽두
혼란과 무질서, 충격과 슬픔이 뒤엉킨 세밑과 원단을 표징하듯 무고한 희생자를 기리는 조기가 펄럭이는 가운데 2025년 새해가 열렸다. 민초들은 살얼음처럼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도 송구영신의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밝음과 평안이 넘치는 날들이기를 축원하고 있다. 함께하는 다짐, 평화와 사랑의 정신으로 우리 앞에 놓인 위험과 고난을 슬기롭게 헤쳐가자.
아내와 함께 한 새해맞이, 아파트 숲 너머 산등성이로 솟아오르는 태양이 웅혼하고 휴대폰에서 울려 퍼지는 환희의 송가가 상쾌하다. 낙산사 들렀을 때 살핀 어느 스님의 해맞이 묘사, ‘천지개벽이야! 눈이 번쩍 뜨인다. 불덩이가 솟는구나. 가슴이 용솟음친다. 여보게, 저것 좀 보아. 후끈하지 않은가.’
인터넷에서 살핀 새해 첫날의 낙산사 일출 모습
바야흐로 고령사회의 위쪽에 접어드는 연치, ‘우리의 년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80이라도 그 년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시편 90편 10절)는 시편 기자의 고백을 새기며 남은 때의 지표를 간추린다.
1)끊임없이 배우기. 공공시설과 TV, 휴대폰 등 믿음과 지식을 함양하는 장소와 도구가 얼마나 많은지. 배울 것은 많고 무대는 열려 있다. 때때로 배우고 익히니 이 아니 기쁘랴.
2)열심히 운동하기. 고령세대의 최대관심사는 건강 확보와 유지, 튼튼한 몸과 온전한 정신 가꾸기에 힘써야 하리라. 은퇴 후 주력한 것은 다양한 걷기, 이를 통해 삶의 질이 바뀌었다.
3)꾸준히 읽고 기록하기. 여러 신문과 책을 읽는 것이 주요 일과, 더불어 일상을 지속적으로 기록할 수 있음도 감사하다. 은퇴 후 15년 째 펴낸 ‘인생은 아름다워 시리즈’를 계속 이어가면 좋으리라.
대통령의 체포 영장 집행과 탄핵소추 등으로 시국이 엄중하고 초대형의 항공사고로 황망한 중 미국의 전직 대통령 지미 카터가 100세를 일기로 조용히 우리 곁을 떠났다. 거드름 피우는 권력자들과는 다른 면모를 보인 그의 부음을 통하여 위로를 받고 겸손을 배우자. 언론에서 살핀 카터의 스토리,
‘방 두 칸짜리 집에서 세상 떠난 전직 대통령
며칠 전 100세 나이로 타계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가장 겸허했던 대통령으로 불린다. 퇴임 후에도 방 두 칸짜리 집에서 검소하게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 후임자들과 달리 사업가 친구들의 전용기를 마다하고 여객기 이코노미석을 타고 다녔고, 건강이 악화될 때까지 교회 주일학교에서 아이들 가르치는 봉사 활동에 헌신했다.
땅콩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1977년 세계의 대통령으로 불리는 백악관 주인이 됐다. 1980년 재선에 실패한 뒤엔 군소리 없이 짐을 챙겨 고향집으로 돌아갔다. 다른 전직 대통령들과 달리 강연이나 기업 컨설팅을 해주며 떼돈을 벌려하지 않았다. 자신을 거물로 여기지 않았고 세금으로 충당되는 전직 대통령 연금, 경호 비용, 기타 경비를 최대한 절약했다.
9일 국립성당에서 장례식이 끝나면 그의 시신은 조지아주의 고향 마을로 옮겨진다. 기차 운송이 검토됐지만, “차갑고 죽은 시신이 여기저기 거쳐 가면 내가 죽어서도 여러분을 괴롭히게 되는 것”이라는 고인의 생전 바람에 따라 군용 비행기로 직송한다. 77년간 해로했던 아내 로잘린 여사가 2023년 11월 먼저 묻힌 고향 마을 연못 가장자리 버드나무 옆 묘소에 나란히 눕혀진다.’(조선일보 2024. 1. 2 윤희웅 기자의 글에서)
35년 이상 해비타트의 오랜 지지자였던 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부인 로잘린 카터 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