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여성시대 배터리3퍼
봄이 와도 죽음은 유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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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울어요? 물속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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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잘못은 서로의 이름을 대문자로 착각한 것일 뿐.
후두둑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일 뿐 / 이제니

내 손길이 네게 닿으면
넌 움직이는 산맥이 된다
내 입술이 네게 닿으면
넌 가득 찬 호수가 된다
호수에 노를 저으며
호기심으로
물가로
수초 사이로
구름처럼 내가 가라 앉아 돌면
넌 눈을 감은 하늘이 된다
어디선지
노고지리
가물가물
네 눈물이 내게 닿으면
난 무너지는 우주가 된다
꿈 / 조병화

생에서 포기는 어떤 좌표도 읽지 않겠다는 결의다
사라져가는 것들을 위한 나라는 없다 / 허연

안녕히 계세요.
도련님.
지난 오월 단옷날, 처음 만나던 날
우리 둘이서 그늘 밑에 서 있던
그 무성하고 푸르던 나무같이
늘 안녕히 안녕히 계세요.
춘향 유문 春香 遺文 / 서정주

나는 네가 겨냥하는 곳에 서서 깨지고 싶었어
외출 직전 / 심지아

어떤 의문부호도 참견하지 않는 명백한 죽음만이
내 오랜 꿈
망명 / 박소란

서둘러 떠나는 사람을 더 오래 기억하듯
눈은 오래 머물지 않아서 그립고
그리움은 만질 수 없어서 멀다
만지면 없어지는 사람을
누가 미워할 수 있겠나
흰 모습 / 이규리

나는 누군가의 과거에 불과할 것이다. 나는 오늘 그대와 다른 위도에 있었다.
Nile 407 / 허연

오늘따라 유독 허기가 졌다
황홀을
먹고 싶었다
낭만 실조에 걸린 것 같았다
날 보고, 네가 웃었다
포만감에 숨 쉬지 못했다
낭만 실조 / 이훤

"무슨 생각 해?"
그가 낮게 대답한다.
"네가 병들었으면 하는 생각."
다음 말은 더욱 느리게 흘러나온다.
"약해 보일 때만 네가 내 것 같아."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 은희경

우리는 같은 모서리를 나눠 가진다.
직각 / 이성미

밤은 네가 잠들기를 바란다
자장 자장 자장
밤은 차곡차곡 조용해진다
밤은 너를 잠재우길 바란다
자장 자장 자장
자장 자장 자장
밤은 혼자 있고 싶은 것이다.
밤 / 황인숙

너는 몇 겹의 계절이고 나를 애태웠다.
너를 앓다 못해 바짝 말라서
성냥불만 한 너의 눈짓 하나에도
나는 화형 당했다.
장작 / 서덕준
첫댓글 밤에 읽기 너무 좋다ㅠㅠㅠㅠㅠ
흑 하나같이 다 좋당 노래도 분위기랑 넘 잘어울리고... 천천히 다 읽었는데 노래 안끝나서 못나가겠어ㅠ
와... 글로 마음이 뭉클해 고마워
아 너무 좋아
고마워 ㅜ ㅜ너무 좋다
다 좋은 글귀다..본 작품도 읽어보고 싶어졌어!!
감성 터졌나봐 노래랑 너무 잘어울려 ㅠㅠ
너무 좋다..
하나같이 너무 좋은 시들이다 너무 고마워
만지면 없어지는 사람을 누가 미워할 수 있겠나
여시야 좋은 글 고마워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0.10.25 1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