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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안타프로덕션과 대성음반
70-80년대에 중요 앨범을 발표하며 대중가요계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온 기획사
2부: 동아기획과 하나뮤직
조동진 사단으로 불리며 언더그라운드 싱어송라이터들을 대중음악계에 등장시킨 기획사
3부: 라인음향과 대영AV
한국 대중음악의 황금기로 평가받는 1990년대의 대표 레이블
1976년 창립한 80년대의 안타 제조기 안타프로덕션
1976년 밴드 영사운드의 리더 안치행이 창립한 ‘안타프로덕션(혹은 안타기획)’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록밴드 출신 뮤지션이 창립한 레이블이다. 안치행은 어린 시절부터 사업수완이 탁월했다. 고등학생 때부터 천막 극장을 운영해 산골마을을 누비며 영화를 상영해 주며 돈을 벌었고 기타를 배우자마자 음악 학원을 만들어 운영했던 놀라운 인물이다. 그는 이후 1980년대 최고의 음반 제작자로 명성을 날리며 한국 대중음악의 부흥에 일조했다.
창립자 안치행 외에도 작곡과 편곡은 김기표, 홍보는 이태현이 담당하는 등 안타기획을 구성했던 주축 멤버들은 더멘이나 검은나비 출신의 국내 밴드 1세대 뮤지션들이었다. 이러한 제작 시스템 아래에서 안타기획은 최헌과 윤수일이라는 스타를 만들어내며 소위 ‘트로트 고고’의 시대를 활짝 열었다. 또한 김트리오, 희자매와 같은 스타를 발굴하며 레이블 이름처럼 연속적인 안타를 기록, 1970년대 중후반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1970년대 안타기획의 성공 비결은 복고풍의 트로트 취향을 공략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안타기획의 추진력은 1980년대를 넘어서서도 꾸준히 이어졌다. 시대와 음악이 바뀐 만큼 안타기획도 변화가 필연적이었다. 새로운 음악을 받아들이면서도 트로트는 언제나 안타기획 발표 작품의 핵심 소재가 됐다. PD 메이커 전성시대를 몰고 온 안타기획의 변화는 1981년 솔개트리오로 시작되었다. 이들의 데뷔곡도 록, 트로트를 비롯해 레게, 리듬 앤드 블루스, 컨트리, 포크, 프로그레시브 등 모든 가요 형식을 망라했다. 분명한 것은 다양한 음악을 수용하며 변화를 시도했던 안타기획 작품의 근간에는 트로트 장르가 꾸준하게 유지된 점이다. 이러한 경향은 이규석, 박남정, 문희옥에 이르기까지 유효하게 작용했다.
조용필 / 영사운드 - 돌아와요 부산항에 / 너무 짧아요 (1976년)
안타기획의 이름으로 발표된 음반은 아니지만, 1976년 조용필과 록밴드 영사운드의 스플리트 음반은 안타프로덕션의 등장을 알린 신호탄이었다. 앨범의 1면은 조용필, 2면은 영사운드의 노래들로 구성됐는데, 조용필이 부른 곡은 모두 안치행이 편곡을 담당했다. 1972년 조용필의 첫 독집에 트로트 버전으로 발표했던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재수록했는데 이 노래가 엄청난 인기를 얻으며 조용필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이 음반은 100만 장이 넘는 밀리언셀러로 기록된 히트앨범이다.
돌아와요 부산항에 / 너무 짧아요 앨범 앞면
최헌 - 세월 / 오동잎 (1976년)
히식스와 검은나비를 거친 최헌의 첫 독집이다. 안타기획의 첫 작품인 이 음반에서 <오동잎>이 크게 인기하며 밴드 출신 가수들이 트로트 고고 넘버를 히트시키는 사례가 줄을 이었다. 이 음반을 포함해 이후 안타기획 발표 음반 중에는 크레디트에 등장하지는 않지만 밴드 호랑나비가 연주한 음반이 많다. <오동잎>은 1984년 일본에서 싱글로도 발매됐다.
세월 / 오동잎 앨범 앞면
윤수일과 솜사탕 - 사랑만은 않겠어요 (1977년)
윤수일이 골든 그레입스에서 활동할 무렵인 1976년 안타기획에서 주최한 그룹사운드 경연대회가 장충체육관에서 열렸다. 윤수일은 이 대회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하며 안타기획과 연을 맺었다. 기획사의 권유로 골든그레입스라는 밴드명 대신 윤수일을 앞세워 솜사탕으로 밴드 이름을 바꾼 후 이 음반을 발매했다. 히트곡 <사랑만은 않겠어요>는 1978년 MBC 10대 가요제에서 인기가요 대상을 차지했고, 윤수일은 이 곡으로 KBS와 TBC 최고 인기 신인상을 수상했다. 이 음반의 성공 후 윤수일은 솔로 가수로 독립했다.
윤수일과솜사탕 앨범 앞면
희자매 실버들 - 우리는 사랑해요 (1978년)
희자매의 첫 독집 음반으로, 이후 국민가수로 성장하는 인순이의 공식 데뷔앨범이다. 김소월의 시에 안치행이 곡을 붙인 타이틀곡 <실버들>은 TBC 동양방송 TV 「인기가요 베스트 7」에서 무려 7주간 1위를 차지했고 각종 인기가요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 가요계에 돌풍을 일으키며 그해 최고의 히트곡이 되었다.
실버들 / 우리는 사랑해요 / 아리랑 내님아 / 이제는 모두잊어요 앨범 앞면
호랑나비 - 말해주세요 / 어쩔 수 없어 (1978년)
검은나비의 주축을 이루던 최헌, 김기표를 중심으로 결성된 호랑나비의 독집이다. 호랑나비는 최헌의 솔로 독립 이후 박일서를 맞아들여 활동했다. 이들은 <오동잎>이 수록된 최헌의 음반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안타기획 음반에서 마치 하우스 밴드처럼 연주를 담당했다.
말해주세요 / 어쩔수 없어 앨범 앞면
김트리오 - 연안부두 (1979년)
가족 밴드 김트리오가 1979년 발표한 데뷔 음반은 타이틀 곡 <연안부두>의 히트로 발매 3개월 만에 5만 장이 넘게 팔렸다. 김트리오가 안타기획과 인연을 맺은 건 안치행과 이들의 아버지 베니 김(김영순)의 친분 덕분이었다. 김트리오를 1980년 TBC 방송 가요대상 중창 부문 후보에 올린 <연안부두>는 지금도 SK 와이번스 야구단 응원가로 사랑받고 있다.
연안부두 / 김트리오 앨범 앞면
배인숙 -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1979년)
펄시스터즈 출신 배인숙의 첫 독집이다. 프랑스 뮤지션 알랑 바리에의 노래 <Un Poete>를 개사한 타이틀곡 <누구라도 그러하듯이>가 히트하며 홀로서기를 성공적으로 시작했다. 윤형주의 곡으로도 잘 알려진 <사랑스런 그대>도 방송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무지개 퀸텟 출신으로 안타기획에 합류한 작·편곡자 겸 연주자 이경석의 편곡 역량이 돋보인다.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앨범 앞면
김추자 - '78 김추자 리사이틀 실황녹음 (1980년)
1970년대 섹시 아이콘 김추자의 1978년 대한극장 컴백 공연을 담은 실황 음반이다. 공연 2년 후인 1980년 발매됐다. 김추자는 총 3장의 리사이틀 실황 음반을 남겼는데 이 음반이 라이브 질감을 전해주는 유일한 음반이다. 또 신중현, 이봉조, 김희갑 등 그녀와 인연을 맺은 유명 작곡가들의 모든 히트곡이 망라된 하이라이트 음반이기도 하다. 이종환과 김추자의 육성이 담긴 대담 음원이 수록되어 있다.
'78 김추자 리싸이틀 실황녹음 앨범 앞면
숙자매 - 그림자 / 나 그대가 좋아요 (1980년)
노만기획을 통해 <열아홉이예요>를 히트시킨 숙자매가 안타기획으로 소속을 옮겨 발표한 세 번째 음반이다. 희자매와 함께 대표적인 비디오형 가수로 디스코 시대를 견인했던 숙자매는 이 음반에서 <한 마리 새가 되어>를 히트시켰다. 한편 희자매의 앨범에도 같은 곡이 담겼고, 연주 역시 호랑나비의 것으로 동일하다.
그림자 / 나 그대가 좋아요 앨범 앞면
박인수 - 당신은 별을 보고 울어보셨나요 (1980년)
대마초 사건으로 활동이 정지됐던 박인수의 컴백 앨범이다. 1면에는 박인수의 신곡을, 2면에는 록밴드 검은나비가 1977년에 이미 발표한 노래들을 담았다. 김기표가 작곡한 <당신은 별을 보고 울어 보셨나요>는 1980년 일간스포츠를 통해 박인수가 피란길에 헤어진 자신의 어머니를 찾는 노래라고 소개되기도 했다. 한국 소울뮤직의 대부 박인수가 들려주는 소울 보컬의 진수를 담은 숨은 명반이다.
당신은 별을보고 울어보셨나요 앨범 앞면
솔개 - 연극 중에서 / 아직도 못 다한 사랑 (1981년)
다운타운가에서 활동하다 안타기획에 픽업된 남성 트리오 솔개의 첫 독집이다. 이들은 「영11」 등 당시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던 방송에서 록 스타일의 <연극 중에서>로 관심을 모았다. 수록곡 가운데 <아직도 못 다한 사랑>은 이후 멤버 교체와 함께 이름을 바꾼 소리새의 음반에 다시 수록되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안타기획이 음악적 변신을 시작한 음반이기도 하다.
연극중에서 / 아직도 못다한 사랑 앨범 앞면
주현미 - 울면서 후회하네 / 빗물이야 (1985년)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쌍쌍파티」 이후 정규 1집이 히트하며 오아시스 레코드의 간판스타로 떠오른 주현미가 안타기획을 통해 발표한 음반이다. <비 내리는 영동교>가 수록된 정규 1집과 같은 해 발표된 이 음반은 정규 음반은 아니지만 안치행 작곡의 <울면서 후회하네>가 히트했다. 안치행이 작곡한 곡은 이 곡 외에도 세 곡이나 더 수록됐다.
울면서 후회하네 / 빗물이야 앨범 앞면
문희옥 - 사투리 디스코 (1987년)
문희옥이 여고 3학년에 재학 중이던 1987년 발표한 첫 독집이다. 문희옥은 1986년 학교 장기자랑에서 주현미의 <비 내리는 영동교>를 부르며 실력을 인정받아 안타기획에서 1년 여 동안 보컬 트레이닝을 받았다. 전라도, 경상도, 함경도 등 지방 사투리 창작곡들을 담은 이 음반은 발표와 함께 커다란 주목을 받아 시리즈 음반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사투리 디스코 앨범 앞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