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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상차(萬里相借)
인간 세상은 잠시 빌렸다 가는 것에 불과하다는 뜻으로, 인간이 천만년 살 듯 이 욕심을 부리지 말자는 말이다.
萬 : 일만 만
里 : 거리 리
相 : 서로 상
借 : 빌 차
출전 : 조희룡(趙熙龍)의 시 빌림(借)
19세기 대표적 여항시사인 벽오사(碧梧社)의 중심인물로 매화 그림으로 유명했던 문인이자 화가 조희룡(趙熙龍)이 세상은 잠깐 빌렸다가 가는 곳에 불과하다는 시 한 수(借)를 남겼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빌림(借) 조희룡(趙熙龍)
瘠骨崚嶒借歲月(척골릉증차세월)
구부러진 이 허리는 힘들게 세월을 잠깐 빌렸다 가는 몸이요
雙眸夜夜此燈開(쌍모야야차등개)
두 내 눈동자는 밤마다 잠깐 빌려서 켜는 등불에 불과하도다.
世間萬里皆相借(세간만리개상차)
세상의 모든 이치가 결국 서로가 잠깐 빌렸다가 가는 것인데
明月猶須借日廻(명월유수차일회)
휘영청 뜬 달 역시 태양 빛을 잠깐 빌려 높이 떠서 달빛을 비추고 있구나.
또한 이태백(李太白)은 ‘춘야연도리원서(春夜宴桃李園序)’에서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夫天地者는 萬物之逆旅요 光陰者는 百代之過客이라. 而浮生若夢하니 爲歡幾何리오. 古人이 秉燭夜遊는 良有以也로다. 況陽春이 召我以烟景하고 大塊가 假我以文章이리오.
(省略)
천지(天地)라는 것은 만물을 맞이하는 여관이고, (우리가 사는 동안의) 세월이라는 것은 (영원 가운데) 잠시 지나는 나그네이다. 뜬 인생이 꿈과 같으니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 얼마나 되겠는가. 옛사람들이 촛불을 잡고 밤에 놀았던 것은 진실로 이유가 있었도다. 하물며 따뜻한 봄날이 안개 낀 경치로 나를 부르고, 대자연이 나에게 아름다운 무늬를 빌려주었음에랴.
만리상차(萬里相借)
말을 타고 달리며 틈새를 엿보는 것 같고, 낮과 밤이 두개의 세계로 엇갈려 눈 깜짝할 사이에 오고 가는 것 같으며, 스스로 잘났다고 사람들 앞에서 몇십년 동안 말을 늘어놓고 천년, 백년 살 것 같던 사람도 연잎 위에 고인 물방처럼 허망하게 굴러 떨어지고 만다.
光陰(광음)이 화살처럼 오가는 이 마당에서 죽고 사는 것이 어지러운 일이고 오만 가지가 복잡하기만 하다.
莊子(장자)도 인생은 백마 타고 문틈을 지나가는 것만큼 짧다(人生白駒過隙) 하지 않았던가.
고전에도 세월은 빨라서 잠깐 갔다가 잠깐 왔다가 하는 판이요, 혼돈한 만물도 살았는가 싶으면 금시 죽는 것이 질서다(光陰 去 來局 混沌方生方死序)라 했다.
세상의 이치가 모든 것을 잠깐 빌려 쓰고 가는 것이니 집착에 빠지지 말고, 영원하리라는 착각에도 빠지지도 말아라.
▶️ 萬(일만 만)은 ❶상형문자로 万(만)의 본자(本字)이다. 가위나 꼬리를 번쩍 든 전갈의 모양을 본뜬 글자로 전갈이 알을 많이 낳는다고 하여 일 만을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萬자는 ‘일만(一萬)’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萬자는 艹(풀 초)자와 禺(긴꼬리원숭이 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萬자의 갑골문을 보면 앞발을 든 전갈이 그려져 있었다. 萬자는 본래 ‘전갈’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그러나 후에 숫자 ‘일만’으로 가차(假借)되면서 본래의 의미는 더 이상 쓰이지 않고 있다. 萬자는 간혹 万(일만 만)자로 쓰일 때가 있는데, 이것은 중국 한나라 때 萬자를 생략해 사용했었기 때문이다. 간체자를 사용하는 중국에서는 万자를 ‘일만’이라는 뜻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萬(만)은 (1)천(千)의 열 곱절. 9천999보다 1이 더 많은 수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일 만(一萬) ②성(姓)의 하나 ③사천성에 있는 현(縣)의 이름 ④만무(萬無: 절대로 없음) ⑤대단히 ⑥매우 ⑦매우 많은 ⑧여럿 ⑨절대로 ⑩전혀 ⑪많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아주 멀고 오랜 세대를 만대(萬代), 온갖 일을 만사(萬事), 있을지도 모르는 뜻밖의 경우를 만일(萬一), 만일이나 혹시를 만약(萬若),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나 갖가지 수많은 물건을 만물(萬物), 온갖 물건의 형상을 만상(萬象), 썩 많은 돈을 만금(萬金), 매우 오래 삶을 만수(萬壽), 많은 복을 만복(萬福), 갖출 수 있는 모든 것을 만반(萬般), 온갖 것에 다 능통함을 만능(萬能), 경축하거나 환호하여 외치는 말을 만세(萬歲), 완전하여 조금도 빠진 것이 없는 것 또는 아주 안전한 것을 만전(萬全), 온갖 어려움을 만난(萬難), 썩 많은 돈을 만냥(萬兩), 썩 많은 햇수나 늘 한결같은 상태를 만년(萬年), 세계 각 나라의 국기를 만국기(萬國旗), 모든 일이 뜻하는 대로 잘 됨을 만사여의(萬事如意), 모든 일이 잘 되어서 험난함이 없음을 만사태평(萬事太平), 모든 일이 뜻한 바대로 잘 이루어짐을 만사형통(萬事亨通), 영원히 변하지 아니함을 만세불변(萬世不變), 아주 안전하거나 완전한 계책을 만전지책(萬全之策), 장수하기를 비는 말을 만수무강(萬壽無疆) 등에 쓰인다.
▶️ 里(마을 리/이, 속 리/이)는 ❶회의문자로 裏(리)의 간체자이다. 裡(리)와 동자로 田(전; 밭)과 土(토; 토지)의 합자(合字)이다. 밭이 있고 토지(土地)가 있는 곳으로 사람이 있는 곳을 말한다. 또 거리의 단위로도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里자는 ‘마을’이나 ‘인근’, ‘거리를 재는 단위’로 쓰이는 글자이다. 里자는 田(밭 전)자와 土(흙 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밭과 흙이 있다는 것은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곳이란 뜻이고 이런 곳에는 사람들이 모여 살게 되니 里자는 ‘마을’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고대 중국에서는 里자가 마을 단위의 소규모의 행정구역을 뜻했기 때문에 1리(里)는 25가구가 함께 모여 사는 마을을 의미했다. 또 里자는 거리를 재는 단위로 사용되기도 하여 1리는 약 400m의 거리를 말했다. 그래서 里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마을’이나 ‘거리’라는 의미를 함께 전달하기도 한다. 그러나 상용한자에서는 주로 발음이나 모양자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里(리)는 숫자(數字) 다음에서 이(里)의 뜻으로 ①마을 ②고향(故鄕) ③이웃 ④인근 ⑤리(거리를 재는 단위) ⑥리(행정 구역 단위) ⑦속 ⑧안쪽 ⑨내면(內面) ⑩이미 ⑪벌써 ⑫헤아리다 ⑬근심하다(속을 태우거나 우울해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동네 방(坊), 마을 부(府), 골 동(洞),마을 촌(邨), 마을 촌(村), 마을 서(署), 마을 아(衙), 마을 려/여(閭), 마을 염(閻)이다. 용례로는 마을이나 촌락을 이락(里落), 일정한 곳으로부터 다른 일정한 곳에 이르는 거리를 이정(里程), 행정 구역의 이의 사무를 맡아보는 사람을 이장(里長), 벼슬을 그만두고 시골에서 삶을 이거(里居), 동네의 어귀에 세운 문을 이문(里門), 마을으로 지방 행정 구역인 동과 리의 총칭을 동리(洞里), 고향이나 시골의 마을을 향리(鄕里), 천 리의 열 갑절로 매우 먼 거리를 만리(萬里), 십 리의 백 갑절로 멀리 떨어져 있는 거리를 천리(千里), 상하로 나눈 마을에서 윗마을을 상리(上里), 아랫마을을 하리(下里), 해상의 거리를 나타내는 단위를 해리(海里), 남의 고향에 대한 미칭을 가리(珂里), 자기가 살고 있는 동리를 본리(本里), 북쪽에 있는 마을을 북리(北里), 지방 행정 단위인 면과 리를 면리(面里), 사방으로 일 리가 되는 넓이를 방리(方里), 산 속에 있는 마을을 산리(山里), 풍속이 아름다운 마을을 인리(仁里), 다른 동리나 남의 동리를 타리(他里), 짙은 안개가 5리나 끼어 있는 속에 있다는 뜻으로 무슨 일에 대하여 방향이나 상황을 알 길이 없음을 오리무중(五里霧中), 붕새가 날아갈 길이 만리라는 뜻으로 머나먼 노정 또는 사람의 앞날이 매우 요원하다라는 붕정만리(鵬程萬里), 강물이 쏟아져 단번에 천리를 간다는 뜻으로 조금도 거침없이 빨리 진행됨을 일사천리(一瀉千里), 천 리 길도 멀다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먼길인데도 개의치 않고 열심히 달려감을 불원천리(不遠千里), 말이 천리를 난다는 뜻으로 말이 몹시 빠르고도 멀리 전하여 퍼짐을 언비천리(言飛千里), 바다와 육지를 사이에 두고 멀리 떨어져 있음을 수륙만리(水陸萬里) 등에 쓰인다.
▶️ 相(서로 상, 빌 양)은 ❶회의문자로 재목을 고르기 위해 나무(木)를 살펴본다는(目) 뜻이 합(合)하여 나무와 눈이 서로 마주본다는 데서 서로를 뜻한다. 나무에 올라 지세(地勢)를 멀리 넓게 보는 모습, 목표를 가만히 보다, 보고 정하는 일, 또 보는 상대, 상대의 모습 따위의 뜻으로도 쓴다. 지상에서 제일 눈에 잘 띄는 것은 나무이기 때문에 木과 目으로 합(合)하여 쓴다는 설도 있다. ❷회의문자로 相자는 ‘서로’나 ‘모양’, ‘가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相자는 木(나무 목)자와 目(눈 목)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相자는 마치 나무를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졌다. 그래서 相자의 본래 의미도 ‘자세히 보다’나 ‘관찰하다’였다. 相자는 나에게 필요한 목재인지를 자세히 살펴본다는 의미에서 ‘자세히 보다’를 뜻했었지만, 후에 나무와 눈의 대치 관계에서 착안해 ‘서로’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相(상, 양)은 (1)얼굴의 생김새 (2)각 종류(種類)의 모양과 태도(態度) (3)그때그때 나타나는 얼굴의 모양새 (4)옛적 중국(中國)의 악기(樂器)의 한 가지. 흙으로 만들었는데 모양은 작은 북과 같음. 손에 들고 장단(長短)을 맞추어 두드림 (5)물리적(物理的), 화학적(化學的)으로 균질(均質)한 물질의 부분, 또는 그리한 상태. 기상(氣相), 액상(液相), 고상(固相)의 세 가지가 있음 (6)명사(名詞) 뒤에 붙어서 그 직위(職位)가 각료(閣僚)임을 나타내는 말 (7)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서로 ②바탕 ③도움, 보조자(補助者) ④시중드는 사람, 접대원(接待員) ⑤담당자(擔當者) ⑥정승(政丞) ⑦모양, 형상 ⑧방아타령 ⑨악기(樂器)의 이름 ⑩자세히 보다 ⑪돕다 ⑫다스리다 ⑬가리다, 고르다 ⑭따르다 ⑮이끌다 ⑯점치다 ⑰생각하다 그리고 ⓐ빌다, 기원하다(양) ⓑ푸닥거리하다(양)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서로 호(互)이다. 용례로는 서로 서로를 상호(相互), 서로 도움을 상조(相助), 두 가지 이상의 요소가 서로 효과를 더하는 일을 상승(相乘), 서로 어울림이나 상호 간에 교제함을 상고(相交), 서로 짝짐이나 서로 함께 함을 상반(相伴), 서로 반대됨 또는 서로 어긋남을 상반(相反), 서로 믿음이나 서로 신용함을 상신(相信), 두 가지 일이 공교롭게 마주침을 상치(相値), 서로 같음을 상동(相同), 서로 고르게 어울림이나 서로 조화됨을 상화(相和), 남녀가 불의의 사통을 함을 상간(相姦), 서로 마주 보고 있음이나 마주 겨룸 또는 그 대상을 상대(相對), 생김새나 모습을 양상(樣相), 잘 알려지지 않거나 잘못 알려지거나 감추어진 사물의 참된 내용이나 사실을 진상(眞相), 어떤 사물이 다른 사물과의 관계 속에서 가지는 위치나 양상을 위상(位相), 실제의 모양을 실상(實相), 사람의 얼굴의 생김새를 인상(人相), 겉에 드러나는 추한 몰골을 흉상(凶相), 서로 높이고 중하게 여김을 상호존중(相互尊重), 서로 바라보이는 가까운 곳을 상망지지(相望之地), 남녀가 서로 그리워하면서도 만나보지 못함을 상사불견(相思不見), 사랑하는 남녀가 서로 그리워해 잊지 못함을 상사불망(相思不忘), 서로 사랑하고 서로 도움을 상애상조(相愛相助), 윗물이 흐리면 아랫물도 맑지 않다는 상즉불리(相卽不離) 등에 쓰인다.
▶️ 借(빌릴 차)는 ❶형성문자로 藉(차)의 간자(簡字), 徣(차)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사람인변(亻=人; 사람)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昔(석, 차)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昔(석, 차)는 날짜가 몇 날이나 겹치다, 옛날, 여기에서는 겹쳐 깔다, 일시적으로 우선 무엇인가 하는 일이란 뜻을 나타낸다. ❷형성문자로 借자는 '빌리다'나 '꾸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借자는 人(사람 인)자와 昔(예 석)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昔자는 태양이 물에 잠겨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옛날 옛적'이라는 뜻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양념한 고기를 뜻하는 腊(포 석)자가 생략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즉 借자는 남에게(人) 음식(腊)을 빌린다는 의미인 것이다. 다만 지금의 借자는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빌리다'나 '빌려주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借(차)는 사람이 임시로 무엇인가 하다, 남의 힘이나 돈을 비는 일의 뜻으로, ①빌리다 ②꾸다 ③기대다 ④꾸어주다 ⑤빌려주다 ⑥의지(依支)하다 ⑦가탁(假託)하다(거짓 핑계를 대다) ⑧구실 삼다 ⑨핑계 삼다 ⑩타다 ⑪가령(假令) ⑫비록 ~이라 할지라도 ⑬설령(設令), ~라 할지라도,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국가 간에 자금을 빌려 쓰고 빌려 줌을 차관(借款), 남의 이름을 빌려서 씀을 차명(借名), 물건이나 돈을 빌리거나 꾸어 씀을 차용(借用), 돈을 꾸어 옴 또는 그 돈을 차금(借金), 물건을 빌려 줌을 차급(借給), 빌려 줌을 차여(借與), 돈이나 물건을 꾸거나 빌려 들임을 차입(借入), 글에서 남에게 모르는 것을 물음을 차문(借問), 집을 빌려 듦 또는 빌려든 그 집을 차가(借家), 남을 시켜서 시문을 대신 짓게 함 또는 그 글을 차문(借文), 남의 손을 빌려서 일을 함을 차수(借手), 돈이나 물건을 빌려 쓴 사람을 차주(借主), 남에게서 꾸어온 돈의 액수를 차액(借額), 물건을 빌려 쓴 값을 차임(借賃), 새로 꾸어서 먼저 꾼 것을 반환함을 차환(借換), 남에게 빌어 오거나 꾸어 옴을 차래(借來), 남의 집을 빌려 삶을 차거(借居), 남의 서화를 빌려서 봄을 차견(借見), 약이나 신령의 힘을 빌리어 몸과 기운을 굳세게 함을 차력(借力), 빌려 온 것에 대한 값을 차료(借料), 빌리어 쓰는 물건을 차물(借物), 요금을 주고 빌리는 일을 임차(賃借), 임시로 빌리는 것을 가차(假借), 꾸어 줌과 꾸어 옴을 대차(貸借), 여러 사람이 연명하여 돈이나 물품 따위를 빎을 연차(連借), 잠시 동안 빌림을 잠차(暫借), 원래 빌린 것을 원차(元借), 남의 재물을 빼앗거나 빌어 씀을 괄차(刮借), 곡식이나 돈을 거두어 모아서 꾸어 줌을 철차(掇借), 개인이 사사로이 빌려 씀을 사차(私借), 마루를 빌리다가 방으로 들어오다는 뜻으로 남에게 의지하다가 차차 그 권리를 침범한다는 말을 차청차규(借廳借閨), 닭을 빌려 타고 돌아간다는 뜻으로 손님을 박대하는 것을 빗대어 이르는 말을 차계기환(借鷄騎還), 책을 빌리면 술 한 병이라는 뜻으로 옛날에 책을 빌릴 때와 돌려보낼 때의 사례로 술 한 병을 보낸 것을 이르는 말을 차서일치(借書一瓻), 호랑이의 위세를 빌려 허세 부리는 여우라는 뜻으로 윗사람의 권위를 빌려 공갈하는 자를 이르는 말을 차호위호(借虎威狐), 칼을 빌려 사람을 죽인다는 뜻으로 남을 이용하여 사람을 해치는 음험한 수단을 이르는 말을 차도살인(借刀殺人), 바람을 빌려 배를 빨리 달린다는 뜻으로 남의 힘을 빌려 제 이익을 꾀함을 이르는 말을 차풍사선(借風使船), 귀머거리에게 다른 사람이 네게 뭐라고 하더냐고 묻는다는 뜻으로 도움을 받을 상대방을 잘못 찾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차청어롱(借聽於聾), 남의 꽃을 빌려 부처에게 바친다는 뜻으로 남의 물건으로 선물하거나 자기 일을 봄을 이르는 말을 차화헌불(借花獻佛), 직권을 남용하여 사복을 채움을 일컫는 말을 차공제사(借公濟私)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