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칼렛 오하라, 비비안리 )
추석날 티브이에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영화를 보여준다. 사진은 주인공이 타라의 고향집 앞에 스카렛오하라이다.
이 영화는 워낙 유명해 안 본 사람, 모르는 사람도 없을 것 같아 줄거리나 느낌을 말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
(남, 녀 주인공인 렛트버틀러 와 비비안리)
단 내가 19살 때 주인공인 렛트버틀러의 매력적인 남성미와 비비안리의 요염하고도 매혹적인 모습에 마음이 끌려 영화, 책을 두번 이상 본 것 같다.
또한 꿈결같이 흘러간 세월 속, 나는 영화 '애수', 짙은 안개가 자욱히 깔린 신비스런 영국의 워터루 다리에서 로버트 테일러가 죽은 연인, 비비안리를 생각하는 세기적 명장면과 첫사랑을 이루지 못해 차에 뛰어 들기 직전 애달픈, 슬픈 비비안리의 눈동자를 잊지 못한 평생을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
그러나 '바람~ '에서 여자 주인공인 멋지고 세련된 비비안리는 뇌색적인 아름다움을 갖추고 있었음에도 단순하고 즉흥적이라 사랑과 허상을 분별 못하여 진정한 렛트의 사랑을 놓친다.
그래도 주인공인 스카렛은 지난 일에 연연하기 보다는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것이라는 기대의 열정은 식을줄 모른다.
수십년이 지난 후 나는 이 영화를 보며 나도 어렸을 때 참혹한 전쟁을 겪었고 스카렛이 폐허 속에서 억척스레 삶을 꾸려 나갔듯이 나도 그렇게 살았다는 것을 회상해 보고 성격, 환경이 나와 스카렛과 너무 흡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나는 예리한 이성적 두뇌보다는 감정에 휘둘려 단순하고 멍청하고 주책스럽다. 그래도 나는 삶에 대한 애착은 대단해 지칠 줄 모르는 것이다.
고1 때 아버지가 가셨다. 나는 밑으로 남동생이 둘, 여동생이 있어 엄마가 절대로 대학에 보내주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 용감하게 남의 집 가정교사, 그룹과외를 시키며 고달프게 학교를 다녔다.
대학입시에 떨어졌을 때 나는 눈물보다도 내년이 있다는 희망으로 하늘을 보았다.
봄이면 뾰족뾰족 돋는 새 싹으로 늘 가슴엔 일렁이는 아지랑이가 오르고 안개에 촉촉이 젖은 풀꽃을 보며 그리움으로 사무치는 가을을 보냈다.
그렇게 그렇게 열심히 살다 지치면 하늘을 보고 '내일 또 내일의 해가 떠오른다'는 영화의 명대사를 '스카알렛' 처럼 중얼거렸다.
나는 지금 노 할머니다. 몸의 모든 기능이 낡아 바근거린다.
그래도 또 내일이 있다는 사실이 메마른 정서에도 불구하고 신비스럽게도 그 무엇이 내 가슴을 숨가쁘게 방망이질 하는 것이다.
그럴 때면 나는 고달픔을 잊고 다시 책을 보고 글을 쓰고 피아노 기초를 배우다 손가락 관절 증상으로 그만 둔 피아노 건반을 다시 만지는 것이다.
이런 나의 열정은 어디에서 오는가? 유전인가? 수천년 전 바람에 머리칼을 날리며 말을 타고 만주 벌판을 달리던 북방 민족 중 어느 후예의 피가 지금도 나에게 흐르는가?
오늘이면 오늘, 내일이면 내일의 모든 현상이 하모니를 이룬 아름다움 속에서 나는 먼 과거, 태초의 숨결을 듣는 듯 올 가을의 풀벌레 소리를 듣는다.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뜨기에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 현재는 슬픈 것 /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 지나가는 것이니' 푸쉬킨의 이 시는 요즘의 내 처지를 위로하기에 적절한 시다.
나는 경쾌한듯, 슬픈 듯 때론 만감이 교차하는, 적적하면서도 호젓한 내 삶을 안고 내일을 향해 따각 따각 소리를 내며 오늘도 걷는 것이다. |
첫댓글 네 저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오래전에 봤던 기억이 살아나 새롭습니다.
그럼요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으로, 지나가는 것이니' 푸쉬킨의
시를 늘 외우고 위로를 받곤 햇답니다
장철웅의 내일은 해가 뜬다 도 좋아 하구요
선배님 항상 건강 하시고 즐거운 하루가 되세요.
수리산님
우리는 거의 모두 이영화를 봤었죠.
가난한 시절 이영화의 화려함과 거대한 스케쥴에 매혹되어 몇번이괴.
지금 수리님과 같이 보고 동행하면서 글을 나눌 수 있다는 것에 행복을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가슴이
저려서
마치 내 지나온
삶 같아서
대학을 가기 위해
동네 꼬맹이들
모아 그룹과외 시키고
병들어 학업을 그만 두었어야 함에도
졸업장은 있어야 해
억청으로 학업을
마친 내모습이
생각 납니다
낭만님은
낭만시인
ᆢ
이렇게 멋진 생활속
마음을 잘도
꺼내놓으시는
매번 감탄하며
읽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우린님
전 우린님의 댓글에 가슴에 많은 여윤을 주십니다.
우린님께서 동네에 그룹과회를 시키셨다니
옛 생각에 감회를 느끼며 답글을 드립니다.
부디 건강하시어 늘 즐거운 생활하시기를 바랍니다.
감히 스카렛을 평할 순 없지만 이뤄 지지 않은 그들의 사랑이 너무 애닳긴 하더군요
또한 낭만 선배님 의 귀한 회고 의 글 읽으며 진한 감동을 느끼게 됩니다
부디 오래도록 건필 하옵소서
복매님
정말 스카렛이 사랑을 잃을 땐 저도 마음이 안됐었지요,
지금 저와 복매님께서 옛날 영화 한편에 매혹당했던 시절을 얘기하면서
주고 받는 댓글로 가슴에 감회가 서립니다.
늘 즐거운 생활하시기를 바랍니다.
낭만 선배님 반갑습니다 추석은 잘
보내셨는지요 ᆢ 주옥같은 글 솜씨
여전하십니다 고맙게 잘보고 갑니다
늘건강하십시요
바쁘신 민정님께서 찾아주셨네요,
자주 역탐을 찾지 못하지만 마음 만은 늘 함께합니다.
늘 건강하십시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전쟁 속의 멋진 영화와 소설화(小說化)가 되었지요,
발행 1년 만에 150만 부가 팔렸다하니 엄청난 대박 푸하하하
곧 10개 국어로 번역되어 세계적인 화제작이 되었는 것을 다 아실터이고 ㅎ.
비비안 리’와 ‘클라크 게이블’ 주연으로,
나중 영화로도 나왔으며
지금도 ‘세계의 명작’으로 기록되어 있지요.
실제 남군의 사령관 리 장군이
이 영화의 시사회(試寫會)에 초대되었는데,
너무나 리얼(real)하고 웅장한 그 스케일(scale)에 놀랐고,
전사한 남군의 시체가 나오는 장면을 보고는,
저 정도의 병사들이 있었으면,
결코 전쟁에 지지 않았을 걸 후담도 있지요
어차피 책이나 영화로 자주 접했으니
여러 번 보아도 물리지 않는 영화..
머리까지 맑아지는 영화
석양에 멋진 키스장면이 아주유명한데
Clark Cable의 입 냄새가 지독해 키스장면
촬영에 애를 먹었다는 일화가 있었지요~푸하하하
낭만선배님 잘 알고 계시죠 ㅎ
상영시간이 꽤 길어 편한 자세로 관람 한 기억이 있습니다
선배님 좋은 작품선물 감사합니다
~단결~!!
마초님께서는 해박한 지식을 풀어놓으시니 얼마나 감사한지요.
실제 남군의 사령관이 시사회에 참석했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과거 말씀대로 웅장한 스케일의 영화를 보고
얼마나 흥분했는지 지금 생각해도 대단한 영화였죠
이 영화를 마초님과 논할 수 있어 정말 감사드립니다.
대단하십니다, 낭만선배님~
부러운 열정을 갖고 계시네요
건행, 건필하시기를요~
간결하고 깔끔하게 글을 쓰시는 소몽님
이 글에 댓글을 주시고 건행을 빌어주셔서 넘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십시요,
낭만님의 글을보면 순간적으로 빠져드는 마력 같은걸 느낍니다
우짜모 이렇게 글을 잘 쓰시는지 저는 죽었다 깨어나도 낭만님 근처도 못갈겁니다
님이쓰신글은 두번이상 읽습니다.
저는 젊을때는 서양여자가 아무리 이쁘도 동양여인만 못한다는 편견을 갖고 있었는데
서양영화를 자주 접하다보니 서양 여인도 엄청 이쁘구나를 느낍니다
오개님
글을 많이 접하시는,
제가 존경하는 오개님께서 이리 칭찬을 해주시니
정말 너무 좋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서양여자, 세기의 미인보다는 김지미가 예쁘고
서정적인 아름다움은 역시 최은희일 것입니다. 제 생각예요.
늘 건강하십시요,
참 글을 잘 쓰신다는 생각을 매번 읽을 때 마다 합니다.
내고향 같아 늘 서정적 이미지로 가슴에 안겨있는 가래비 삼거리 의사선생님
글을 잘 쓴다 하시니 정말 좋습니다.
늘 건강하십시요,
어려서 소설책을 읽고 영화를 보며 전쟁에 안타까움과
진정으로 사랑해주는 그심정을 몰라주는 마음이 안타깝기도 하였어요
닝만님 지금도 배우고저 하는노력 존경 합니다
진골님
조용하면서도 은근히 멋쟁이신 진골님
우리 그 당시에 이 영화를 보고 흥분해서 잠도 재대로 자지 못했지요,
그 시절이 참 아름답습니다.
늘 건강하십시요,
늘 하늘을 보며
내일의 태양을 기다리는 선배님 마음이~
워낙 유명한 명화 같은
두 영화지요
버버리 코트를 입고 다리위에서 애수에 젖은
로버트 테일러 눈빛은
지금도 잊을수 없네요
낭만 선배님 영화속의 비비안리를 닮은 강인한 정신은
존경스럽기 까지 합니다
안단테님 추석 잘 보내셨지요.
저는 지금은 모르고 옛날의 영화가 참 좋은 것 같아요,
정말 다리위에서 바바리 코트 입은 로버트 테일러가 얼마나 멋있었던지요
늙어도 지금 가슴이 설레일 정도예요.
늘 건강하시고 즐겁게 생활하십시요
바람과 함께 사라지는 사랑하는 사람
그 황망한 인생에서
ㅡ내일 또 내일의 해가 떠오른다.ㅡ
그 스카알렛의 명대사가 아픔과 아쉬움을 달래주었더랬지요.
추석날 그 영화를 다시 보셨군요.
제게도 알려주셨으면 ㅎㅎ
낭만님
응원합니다.^^♡♡
새벽에 댓글을 달면서도 고귀하신 별꽃님
잠 깨면 어쩌나 걱정을 합니다.
추석날 오랫 만에 옛 영화를 봤어요,
그리고 스카렛의 잃은 사랑에 마음이 다시 안타까웠어요,
늘 고우신 별꽃님
자손과 추석 잘 보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중학교 다닐 때 단체 관람한 영화였습니다
그 때는 영화의 뜻을 솔직히 모르고 보았죠
오늘 선배 님의 글을 읽으며 그 기억의 잔해를 끄집어
내어 보지만 다시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뜨기에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
현재는 슬픈 것 /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
지나가는 것이니' 푸쉬킨의 시를 인용 하시면서
현재의 선배 님의 삶을 비유 하신 종장이
더 가슴에 닿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 하세요^^
박희정님 추석 잘 보내셨지요,
이영화를 중학교때 보셨네요,
고등학교 때 보셔야 그 감정을 이해하셨을텐데요.
그래도 워낙 유명한 영화였으며 또한 총명하신 희정님이시라 금방 기억이 나실 것입니다.
박희정님 늘 제 글을 칭찬해주셔서 제가 힘을 받아 글을 쓰고 있습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그렇지요 우리에겐 내일이 있으며 암흑 속에서도 태양은 다시 떠오르지요 자연에순응하여 하늘이 나를 부를때까지는 해가 또 뜨겟지요
짱이님
맞습니다
우리에게는 내일의 태양이 있기에 내일이 있기에 오늘도 힘차게 하루를 살고 있지요.
짱이님 늘 즐겁게 지내시기를 바랍니다. 건강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