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 자료
2014년 7월 27-28일(본 여행기에 나오는 정보는 극히 믿을 게 못돼 읽는 즉시 망각하는 게 여러모로 유리하다)
밤 11시 40분. 교대 앞 출발.
차에 오르니 J교장이 아무도 모르게 V자를 그린다. 엄지손가락을 세워 답하고 자리에 앉는다.
총 28명.
새벽 3시10분 여주休휴게소.
신새벽 특유의 상쾌함은 없고 고약한 기운이 엄습한다.
트럭에서 나는 기름기, 화장실에서 나오는 악취, 한낮의 열기가 다 식지 않은데서 나는 화기, 음식물 쓰레기 처리과정에서 나오는 악취, 희뿌옇한 가로등. 무슨 놈의 休 휴게소가 이래?
급히 차에 오른다.
05시 인천국제공항 도착.
출국수속을 끝내고 화장실로 향한다.
지금 내게서 중요한 일은 쾌변이다. 먼길을 떠날 때나 낯선 곳에서의 변비 현상.
머리를 비우고 속을 비우고 또 뭐를 비운다더라...
비운(?)의 근심덩어리를 가득 담고 07시 20분 울란바토르로 향한다.
3시간 30분 비행 KE8867편.
09시 50분 울란바토르 징기스칸 국제공항 도착.
수석 남자 가이드 현지 사장, 보조 여자 가이드 2명. 모두 흰 옷을 입었는데 뭔가 번쩍하는 느낌이 온다. 백의민족. 보조 여자 가이드는 한국에 유학 경험이 있는 몽골인인데 한국어가 그렇게 유창한 편은 아니다.
시내로 향하는 차 안에서 본 풍경은 그렇게 살가운 것이 아니다.
황사로 먼 곳 산등선이 명확하지 않고 시내 쪽에 위치한 둥근 돔모양의 공장 굴뚝은 체르노빌을 연상시키고 돔 사이의 큰 굴뚝에선 흰 연기가 하늘로 치솟는다.
울란바토르는 카투만두 이상으로 공해가 심하다는 말을 들었는데 실감이 드는 광경이다.
시내 이동 중 가이드가 일상적 몽골어 몇 마디를 가르쳐주는데 곧 잊어버린다.
몽골은 남한의 17배 크기인데 인구는 300만.
칭기스칸 시절 인구 추정이 150-300만인데 800년이 지난 뒤에도 300만 밖에 안 된다니 이해가 어렵다.
점심 후
-몽골학교 방문 교류 행사
-초등학교 방문(울란바토르 시내)-방학이라 학생 수업참관은 못하고 대신으로 학생들이 준비한 공연. 노래, 무용. 특히 금빛 무용복을 입고 요가 동작을 선보이는 녀석들이 무척이나 귀엽고 앙증맞다.
교장은 30세. 5년간 총장(?)을 하다 교장이 됐다는데 키가 작은 대신 덩치가 빵빵하다.
학교 옆 고아원 방문. 울란바토르 두 곳 중 한 곳인데 총 12명의 아이들이 있다고 한다.
지금은 모두 캠프에 참가하고 아무도 없다고 함. 숙소를 공개하는데 좋은 수준은 아니다.
-테를지국립공원으로 이동(75k/1시간 30분 소요)
차에 동승하는 3사람.
간호사(사장 부인), 경호원(여자 가이드 2의 남편-서울 모 대학 국제통상학부 졸업. 유학 시절 아르바이트로 2급 자격증으로 트럭을 몰았다고 함), 또 매니져. 뭐를 매니져하는지는 불명.
이동 중 몽골의 일반적 현황에 대해 설명을 하는데 무슨 소린지 알아듣기 어렵다.
마이크가 안 좋아 철음이 심하게 나는데도 가이드는 계속 뭐라 떠든다.
광활한 초원을 꿈꾸고 왔는데 그런 곳은 테를지 공원 도착 때까지 나오지 않는다.
도로를 따라 철로가 보인다. 시베리아로 연결이 되는지 북경으로 연결되는지 의문이나 철로가 시야에 사라지자 의문도 동시에 사라진다.
앞서 가는 버스에서 검은 매연을 푹 내품는다. 원유를 헐값에 수출해서 정제된 비싼 석유를 수입하는 나라. 천연자원이 풍부해 세계열강들이 눈독을 들이는 나라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 기업 간판이 몇 개 보인다.
각 민족 특유의 문화는 사라지고 서구 제국주의의 문화가 조금씩 변용된 모습으로 차지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오후 게르 도착. 외국인 전용 캠프다.
식사가 나오고 술이 몇 순배 돌자 노래가 터진다.
몽고 밤하늘에 흐르는 은하수와 별똥별 감상.
은하수는 캠프장 곳곳에 설치된 보안등과 게르에서 나오는 연기로 인해 그 자태가 빼어나지 않아 아쉽다.
취기가 오른다.
여행 기획단에서 마련한 술 ‘징기스칸’을 너무 마신 탓이다.
2014년 7월 29일
정말 참 이상한 일이다.
취기가 거의 없다. 공기가 맑아서 그런가?
캠프 조식 후 초원 승마체험을 나선다. 사장이 생리대 한 개씩 지급하며 차안에서 차고 나오란다.
어떻게 사용하는지 어렵다. 불알을 감싸야 하는데 모 교장은 승마 후 생리대가 발목에 내려와 있어서 한바탕 웃음보 난리가 나기도 한다.
나를 인도하는 가이드는 이제 다섯이나 여섯 정도나 됐을까?
흑색 갈기, 붉은 기운이 도는 털의 말을 탄 새까만 녀석인데 아주 당당하다. 아무리 추운 날씨라해도 녀석을 굴복시키지는 못 할 것 같다.
마유주를 온몸에 바르고 햇볕에 나두면 겨울 감기가 걸리지 않는다고 하는데, 녀석은 이런 마유주 체험을 여러 번 한 모양인지 온 몸이 까무짭짭하다.
승마는 처음 해 보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재미가 있다.
“츄, 츄”
‘달려라’란 뜻이다.
승마 10분만에 “츄, 츄”라? 아무래도 술 징기스칸의 기를 받기는 제대로 받은 모양이다.
반환점은 몽골 유목민 마을의 어느 게르. 게르는 몽골돈으로 약 500만원 정도 든다는데 겉 모습을 봐서는 그렇게 안 들지 싶다. 빽빽이 앉으면 30명 정도는 들어간단다.
전통 음식인 수태차,아룰,으름 등을 시식. 나는 양고기를 아주 싫어한다. 의식적으로 먹었던 첫 양고기 음식에서 너무 고약한 식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점심은 톨강 근처에서 뷔페. 울란바토르에서 마련해 온다는데 제때 시간을 못 맞춘다.
한참이 지나서야 도착. 말이 뷔페지 그냥 1회용 접시에 2,3가지 기본찬이 전부.
돌아가는 길.
이젠 꼬마 아버지가 나를 가이드한다.
이 승마체험은 아주 위험하다. 안전에 대한 교육도 없고, 기본적 장구인 헬밋도 제공을 안 한다.
드디어 일이 터진다.
초원이 끝나고 말 정착지로 가는 곳 도중에 약 100m 가량의 자동차 도로가 나온다.
고장난 차를 견인하는 차를 지나던 어떤 말이 무슨 연유인지 크게 놀라는 바람에 말 위에 있던 모 선생(평소 운동을 많이 하여 운동신경이 아주 뛰어나신 분)이 낙마를 한 것이다.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운동신경이 둔한 나였으면 큰 사단이 났지싶다.
좀 일찍 캠프에 도착.
저녁은 몽골 전통 음식인 호르헉 석식.
양고기와 뜨겁게 달군 돌, 각종 야채를 찜통에 넣고 구워내는 음식인데, 외국인의 입맛에 맞게 조금 변용을 했다.
양고기를 바비큐한 수준인데 모씨가 가장 맛있다는 부위라며 통째로 건넨다. 뒷다리라는데 먹을만하다.
말이 그렇다는 것이고 역시나 징기스칸의 도움이 크다.
캠프장 안에는 미니 박물관도 설치되어 있어 소소한 즐거움을 선사하는데 누구는 부족장 옷을 입어보기도 하고 누구는 화살을 들고 사진을 찍히기도 한다.
캠프장 옆은 활 터. 조악한 활과 화살. 표적은 대자로 널어놓은 소껍질.
두어번 쏘아보다 시시하다싶어 게르 안으로 들어온다.
한숨 자고 일어나서 시간을 보니 10시 경.
밖으로 나와 하늘을 살피니 수많은 별들이 눈에 들어온다.
어릴 때 보던 그런 별들이다.
옆 게르(蒙古包)의 천창을 살핀다. J교장의 방이다.
불빛이 없다. 벌써 주무실 리는 없을 텐데.
술을 마셔도 좋고 별빛을 감상해도 좋고, 술을 마시며 별빛을 감상하면 더 좋을 텐데.....
연기배출, 공기순환, 광선흡수 등을 위해 게르의 꼭대기 정중앙에 낸 큰 구멍 토노의 덮개. 모전으로 만들고 긴 끈을 달아 잡아당겨 구멍을 덮었다 열었다 함.
다음 날 게르 철거 및 설치 시범. 2사람이 1시간 이내 설치를 한다는데, 시범단은 미숙한지 시간 반이 지났어도 완성을 못 함. 더구나 3사람이 붙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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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몽골 편안히 동행 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