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8일
순례를 하려 막 집을 나서는 순간 가랑비가 떨어진다.
이크....
다시 집으로 들어가 우의를 챙겨들고 집을 나섰다.
하늘을 찌뿌둥하고 먹구름이 잔뜩끼여 있어서 오늘 순례의 길이 쉽지는 않겠다생각했다.....
근데.....
웬걸!!!
순례의 출발점인 인월에 도착하니 비는 오지 않고 먹구름 사이로 햇살이 숨박꼭질을 한다.
불행중 다행 ㅎㅎㅎ
조용히 순례의 여정을 시작했다.
인월 센터에서 나오니 금계방향의 표지판이 보인다. 이곳은 달오름마을이다. 한옥식 민박촌이 밀집되 있다.
먼 곳에서 오시는 분들께는 이곳에서 민박을 하시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엄천강으로 이어지는 지류이다. 청둥오리들이 하천에서 둑으로 오르락 내리락하며 노닐고 있다.^^
지금은 잠시 휴식중~ ㅎㅎ
"이뻐보일랑께 쪼메 기둘리소~~~"하고 있다.ㅋ
안내판 뒤로 보이는 것이 인월읍내이다.
인월에서 시작되는 곳은 지류와 함께 시멘트포장길이다.
두루미 같은 새가 식사를 해결하려하다 내가 지나가니 얼른 자리를 비켜버린다.
이곳 지류는 아직 때가 묻지 않은 곳이다.
자연그대로의 습지와 돌들의 모습이 이쁘다.
갈대와 더불어 달뿌리풀 등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읍내를 빠져나와 읍내의 모습을 한번 돌아보았다.
수확을 끝낸 논을 뒤로 하고 있는 모습이 전형적인 시골의 모습이다.
10분 남짓 걸으니 비포장길이다.
그래..... 이런 길을 걷고 싶었어..ㅎㅎㅎ
논뚝길을 따라 걷다보니 어느듯 중군마을이다. 얕으막한 강가의 경사면 위로 마을이 형성되있고, 멀리서 바라보면 푸근한 모습이 비친다.
겨울 준비에 들어간 동네 어르신이 경운기에 땔깜을 잔뜩싣고 언덕길을 올라간다. 양쪽에는 커다란 호박도 꿰어찼다.ㅋㅋㅋ
중군마을의 벽화가 이쁘다.^^
인심좋은 마을분들이 까치밥을 풍성하게도 남겨뒀다.ㅎㅎ
조거 항개 따 묵으면 맛나겠는디...ㅋ
중군마을을 지난뒤에 뒤에서 한 컷!!!
하천의 바닥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바위들의 모습의 한 폭의 그림같다.
산으로 접어드니 삼신암이 나온다.ㅎ 열심히 기도하라고.....
두번째 만나게 되는 쉽터이다.ㅎ
조금 더 가니 또 하나의 쉼터가 있다.
이곳까지 오니 사방이 산속이다.^^
앞을 봐도 산이요, 뒤를 봐도 산이요...........
기울어가는 가을을 아쉬워하는 감국이 다소곳이 피어있다.
세번째 쉼터....
무인판매를 하고 있다.^^
계곡에서 맑은 물이 흐른다.
쉼터를 지나면서 솔밭이 시작된다.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반겨준다.
몸통이 붉은 금강송이다.
맑은 공기를 맘껏 들이키며 가는데,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것들.....
바로 버려진 마음들이다.
한 두개가 아니다.
계곡 깊이 버려진 것들.....
이 맑은 곳에 와서 마음을 버리고 돌아간 마음은 어떤 마음들일까?
배넘이재를 넘는다. 이곳에선 인월읍이 훤히 내려다 보인다.ㅎ
사철푸른 모습을 보여주는 개고사리의 모습에 찌푸려졌던 마음이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는다.ㅎ
빽빽히 들어선 소나무들 사이에서 은사시나무의 이쁜 몸매가 보인다.ㅎ
오색딱다구리가 열심히 먹이를 찾고 있다. 오색딱다구리 말고도 다른 많은 새들의 소리가 주위에서 들린다.
장항마을의 소나무 당산이다. 400년의 세월을 한곳에서 지키고 서 있다.
바로 아래에 있는 쉼터이다. 주인 아즈매가 라면 한그릇하고 가란다.ㅎㅎㅎ
매동마을 직전에 있는 마지막 쉼터인데 주인이 없다.
순례객이 많지않아 쉬고 있나보다.ㅎ
매동마을 뒷동산에 있는 매동마을 허브당산이다.
바로 아래에 서 있는 소나무의 연배도 비슷해보인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곰솔이다.
오랜세월을 아름답게 살면 이리 이쁜 모습이 되나보다.^^
매동마을에 있는 벽화의 모습이 재미있게 보인다.ㅋㅋ
매동마을의 전경이다.
매화를 닮은 마을이라 매동마을이란다.
우중충한 날씨에 출발하여 오늘 순례의 도착지에 도착하니 겨울 햇살치고는 뜨겁다.ㅎㅎ
이마와 온 몸에 땀이 범벅이다.
그래도 마음은 행복하다.
지리산이 있고,
이곳을 지키는 지킴이들이 있고,
사람들의 사는 모습이 있어서 더 행복하다.
비록 오늘 순례길에 순례객을 아무도 만나지 못했지만
그래도 행복하다.
맑은 하늘 만큼 푸른 세상을 함께 가꾸어 나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첫댓글 지리산을 품고 사는 많은 사람들의 터전이 잘 보존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지리산 지킴이 여러분들에게도 감사합니다. *^^*
모두가 한 마음으로 자연을 지켜주었으면 하는 맴입니다^^
뚜벅뚜벅 한걸음씩 걸었을 님을 생각합니다. 수고하셨고 고맙습니다.
쉬엄쉬엄 거북이걸음으로 걸었지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