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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도로인프라 현황 및 시장 진출 조언
2021-01-11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무역관 조은범
양대귀 팀장 한국도로공사(에티오피아 교통부 파견)
본인은 최근 2년간 에티오피아 교통부(MOT)에 파견 근무하면서 정부 정책현장에서부터 멀리 건설사업 현장에 이르기까지 보고 듣고 분석한 도로교통정책과 도로인프라 시장, 그 안에서 기업들의 사업수주 경쟁 상황에 대해 요약해 정리를 해봤으며, 또한 향후 시장 전망과 수주활동 조언을 통해 에티오피아 도로교통 인프라 시장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도로인프라 현황
1. 도로 관리 체계
도로관리체계는 관리기관에 따라 크게 3개로 구성되는데 ➀ Federal Roads: 연방정부기관인 Ethiopian Roads Authority(도로청)이 건설 및 관리하는 연방 국도(고속도로 포함)로서 아디스아바바를 중심으로 A1도로 ~ A10도로 및 그 지선들이 전 국토에 걸쳐 방사형 도로망을 구성한다. ➁ Regional Roads: 각 지방 정부의 Regional Road Authority가 관리하는 관내 지방도로이다. ➂ Woreda/District Roads: 각 중소 도시 내 Woreda Road Office(도로국)이 관리하는 각 지방의 농촌도로 및 소도로를 의미한다.
도로 등급으로는 Trunk Road, Link Road, Main Access, Collector Road, Feeder Road 등 5개 등급으로 구분되며 인접 도시를 연결하는 Trunk Road와 Link Road가 간선도로 역할을 담당하고 도로 등급별, 지역별 도로포장 현황은 도로청(ERA)에서 관리하고 있다.
2. 도로 관리 기관
Ministry of Transport(교통부): 에티오피아의 도로, 철도, 항공, 해운, 운송물류, 교통안전 등 제반 교통정책, 법률, 제도를 총괄하는 정부기관이다. 산하에 총 10개 기관이 있다.
Ethiopian Roads Authority(도로청): 에티오피아의 연방도로(Federal Roads)를 실질적으로 기획, 재원조달, 설계, 공사, 운영 관리하는 도로 관련 최대 기관이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도로 관련 정부 정책부터 사업 시행까지 기능과 역할이 매우 넓으며, 상급기관인 교통부(MOT)는 도로청의 정책·사업의 심사와 감독 역할에 그친다. MOT산하 다른 기관에 비해 사업발주 물량도 가장 많다.
Ethiopian Toll Roads Enterprise(유료도로공사): 도로청(ERA)의 준공 도로 중 유료도로를 인수해 운영관리·통행료 징수를 하는 2014년 설립된 신생 공공 기업이다. 현재는 2개 노선을 관리 중이다.
Federal Transport Authority(연방교통청) : 에티오피아의 도로 교통시스템 개선, 도로 교통안전 및 운전면허관리, 자동차 검사 등 업무를 한다. ITS, 도로교통안전, 운전면허, 자동차검사 등 부문의 사업 발주가 가끔 나온다.
Road Fund Office(도로기금국): 에티오피아의 도로 유지관리·안전관리 재원마련 기관으로서 유류세, 과적단속벌금, 정부예산 등에서 재원을 마련한다. 유료도로공사(ETRE)를 제외한 제반 도로유지관리 기관에 예산을 배분해준다.
AddisAbaba City Administration Roads & Transport Bureau(아디스아바바시 도로교통국): 아디스아바바시의 도로 개발, 대중교통수단 운영, 교통규제 등 시 관내 도로교통관리 총괄청이다. 주로 시 산하의 AACRA(AddisAbaba City Road Authority)를 통해서 시 관내의 BRT(Bus Rapid Transit), ITS, 교통관제시스템, 도로개량·확장 등 사업 발주가 종종 나온다.
Regional Roads Authority(지방정부 도로교통국): 각 지방정부(주)의 관리 도로에 대한 건설 및 관리감독기관이다.
3. 도로인프라 개발 현황
에티오피아의 도로인프라는 1997년부터 5년 단위의 RSDP((Road Sector Development Program 도로인프라 프로그램)를 시작하면서 본격적, 체계적으로 확충되기 시작했다. 특히, 내륙국가의 한계 때문에 무역 물류의 80~90%를 인근국 지부티(Djibouti)항에 의존하는 경제구조이므로 아디스아바바(Addisababa) ~ 지부티(Djibouti)까지의 도로망(780km)이 국가 경제에 매우 중요하다. 아울러 아프리카 지역은 대륙 전체를 종횡으로 연결하는 8개의 대규모 고속도로망(Africa Highway Network) 프로젝트가 추진 중인데 그중에서 4번 프로젝트(Cairo-Capetown)가 에티오피아를 북에서 남으로 종단하도록 계획돼 있다. 에티오피아는 동아프리카권의 역내 경제 활성화를 위해 중장기적으로 해당 프로젝트의 완성과 도로망 연결을 위해 많은 자본과 노력을 투입하고 있다. 아래 표를 보면, 지난 1997~2019년의 22년간 RSDP 프로그램의 성과가 나와 있는데, 비록 매년 자체 목표 인프라건설 물량을 채우진 못했지만 그 프로그램을 통해 나름 상당한 도로망 확충 성과를 거둔 것은 인정된다.
4. 고속도로 개발 현황
에티오피아의 고속도로 개발 역사는 불과 10년 남짓에 불과하다. 2014년 중국 자본으로 AddisAbaba~Adama(유료)고속도로를 최초로 개통하고 나서 이에 자신감을 얻은 도로청(ERA)는 현재 몇몇 고속도로 사업을 계획하고 있고 일부는 건설 추진 중이다. 고속도로 사업에 대해서, 아직 한국도로공사(Korea Expressway Corporation)같은 전문기관은 없으며 도로청(ERA)이 고속국도·일반(연방)국도를 총괄해 계획·건설한다.
고속도로망 계획은 콘셉트 그림에서 보다시피 수도인 AddisAbaba를 중심으로 기본 방사형이며, 2014년 AA-Adama(84.7km) 개통 이후에 Modjo-Hawassa고속도로가 건설 중이며, 계획 중인 Adama – Awash – Mieso – Diredawa 노선 등 5개 노선은 현재 F/S를 추진 중이다. 고속도로 프로젝트는 대체로 막대한 사업비에 높은 기술력이 소요되므로 다음과 같이 외국 재원으로 외국 기업들이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 F/S 추진 중인 고속도로 프로젝트들은 다음과 같다. 예상한 바와 같이 아디스아바바(AddisAbaba)와 지부티(Djibouti) 연결, Africa Highway Network의 자국 내 도로 연결 등이 우선순위에 올랐다.
도로인프라 시장
1. 도로인프라프로그램(RSDP)과 재원 조달
지난 1998~2018년 20년 동안 도로인프라 분야에 투입된 재원 구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전체 사업재원 중 대부분이 국내 재원인데, 이는 에티오피아 정부가 자체 예산으로 도로인프라 확충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해왔음을 반증한다. 도로청(ERA) Getachew 사업처장에 의하면, 에티오피아 정부는 평균적으로 도로인프라에 정부예산의 16%에 이르는 막대한 금액을 쏟아부을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고 한다. 국외 재원은 대형사업 위주로 투입돼 왔는데, 이 중 IDA(International Development Association)가 6% 비중으로 가장 많고 중국이 3.7%로 그 뒤를 잇는다. 우리나라도 0.12% 비중의 재원을 공여했다.
2. 현지 vs 외국기업 수주경쟁
이번에는 전체 발주시장에서 지난 1998~2018년까지 20년 동안 에티오피아의 도로사업 부문의 ‘공사수주계약(Construction)’ 관련, 현지기업과 외국기업의 수주경쟁 결과를 살펴보자.
자국의 현지 공사업체들이 전체 공사계약의 대부분인 4/5를 차지하고 있으나 공사금액 기준으로는 거의 1/2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현지 업체들이 대부분의 도로사업을 수주하고 있고 고속도로 등 대규모 사업 또는 외국재원(MDB, ECA 등) 사업의 상당을 외국업체가 수주 계약했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아울러 해당 기간의 도로사업 부문의 ‘건설엔지니어링 용역계약(Consulting Services)’관련, 현지기업과 외국기업의 수주경쟁 결과를 보면 다음과 같다.
현지 용역업체들이 전체 용역계약 건의 3/4을 차지하고 있고 금액 기준으로는 거의 2/3을 점하고 있는 바 이는 일부 대규모 또는 외국재원(MDB, ECA 등) 사업 용역은 외국업체가 수주했지만 그 외는 현지 업체도 자체 수주 또는 상당 부분 외국업체의 JV나 하도급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음을 알 수있다.
이제 시야를 넓혀서 에티오피아를 포함한 전 아프리카권에서 외국 기업의 전체적 프로젝트 참여 양상을 보면, 에티오피아 통계보다는 외국기업의 상당한 약진을 엿볼 수 있다. 2019년 4월 BMI 보고에 의하면, 사하라사막 이남(Sub-Saharan) 아프리카의 대부분의 대규모 프로젝트는 기술력과 금융력이 우수한 외국 기업이 추진하고 있다. 각 국별로 보면 남아공의 경우 50.5%, 나이지리아는 47.5%, 에티오피아는 39.5% 비중으로 외국기업이 맡고 있다. 이는 아직까지 규모가 큰 프로젝트라면 대체로 외국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3. 중국 기업들의 사업 휩쓸기
에티오피아의 경우 큰 프로젝트의 외국기업 비중 39.5%의 국적을 살펴보면, 예상대로 그 안에서 중국계 기업들이 40.1%를 점유하고 있어 가장 높다. 중국의 막대한 인프라 금융으로 무장한 일대일로(一帶一路) 추진력과 거칠 것이 없는 입찰 경쟁력으로 이미 에티오피아에서도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놀랍지 않은 사실이다.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에서도 비슷한 양상이겠지만 실제로 에티오피아 사업 입찰경쟁 현장에서 보면, 외국계 기업으로서는 중국계 기업들이 발주 사업들을 휩쓸고 있다. 우리 눈으로는 어떤 사업들은 그 지역의 현장치안 불안 걱정, 자재·장비·인력 수급 불확실 예상, 따라서 사업적자 우려도 있는 다소 열악한 사업여건이 예상되는 데도 그들이 대부분 다 가져가고 있다. 도로청(ERA)의 계약체결 관련 통계를 들여다 보면 확연히 보인다. 2020년 4월 현재 ERA의 추진 중인 사업의 통계에 따라 ERA와 계약 체결된 외국 시공기업들(Contractors)의 국적별 분포를 들여다보면,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 기업들은 큰 규모의 입찰외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이며 입찰에 참여하더라도 중국의 입찰 경쟁력에 번번이 고배를 마시기 일쑤이다. 놀랍게도 다음과 같이 총 69건 외국기업 계약 중에 중국이 88.4%인 61건을 차지하고 있다.
아마도 그들은 그렇게 쌓은 사업 실적으로 또 다음 사업에도 유리하게 입찰 경쟁을 가져가는데 시장 지배력을 높이면서 박리다매(薄利多賣) 식의 전략을 가지고 시장을 휩쓰는 것 같다. 한편, 한국을 비롯한 다른 외국계 기업들은 첨단 기술이나 고난이도(高難易度) 사업, G2G 발굴사업 분야 등 주로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이 덜한 틈새시장을 찾아서 사업을 영위하는 실정이다.
4. 우리 기업의 수주 활동
지금까지 도로인프라 시장 전반과 현지기업과 외국기업의 경쟁상황을 살펴봤는데 그동안 우리 기업들의 수주 실적들을 들여다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우리나라 외환 위기였던 1997년 ㈜경남기업이 에티오피아에서 첫 AddisAbaba Airport Taxiway(항공기 유도로) 프로젝트 수행 이후, 지금까지 많은 우리 기업들이 도로인프라 시장에 진출해 건설, F/S, 설계, 감리 용역 등을 수행해왔다. 그러나 수주실적 통계상으로 보듯이 아쉽게도 한국과의 원거리, 낮은 아프리카시장 관심, 열악한 사업환경 등으로 아래 표와 같이 같은 아프리카권역에서도 에티오피아 진출은 그리 활성화되지는 못했다. 최근 몇 년간 우리 건설부문 기업들의 아프리카권 해외건설부문 수주 통계를 보면 다음과 같다.
표에서 보면, 서부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가 늘 독보적인 1등 해외건설 수주실적을 나타내고 있고 에티오피아는 2018년에 아프리카 내 3번째 수주실적 국가, 2012년에 5번째 수주실적 국가로 나와 있으며 이 표에는 없지만 2017년 및 2019년에는 각각 9번째 수주실적 국가에 그쳤다. 이는 에티오피아가 큰 국토면적과 인구 대국 그리고 상당한 경제 성장률을 구가하고 있었지만 위에서 언급한 몇몇 어려운 경제 상황과 취약 요인들 그리고 상대적으로 다른 국가들에 비해 큰 발주 사업들을 구경하기가 힘든 이유 등등으로 우리 기업들의 수주 성과도 활발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우리 기업들의 에티오피아에서의 수주 성과를 세분화해서 토목, 건축, 용역부문의 실적을 살펴보자. 아쉽게도 토목, 건축 부문에는 아예 수주 실적이 없는 해가 많고 용역 부문도 수주 실적은 있으나 금액이 크지 않은 중소 규모의 용역에 불과하다.
참고로, 현재 G2G 개발사업으로서 우리 EDCF재원이 공여된 도로교통부문 사업은 다음과 같이 3건이다. 한편 에티오피아 정부(MOF)는 우리 EDCF 재원의 매력적인 조달 여건과 원리금 상환조건에 매우 만족해하며, 한국 측에 EDCF 공여 금액을 더 늘려달라고 요청하고 있어 향후 EDCF 사업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5. 민간투자사업(PPP) 시장
도로인프라 시설이 국가 경제발전에 매우 중요한 사회간접자본이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으나 적시에 정부 재정만으로 필요한 모든 도로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많은 국가들은 민간자본을 유치해 이를 해결하고 있다. 에티오피아의 민간투자사업(PPP)은 2018년 PPP법 제정이후 첫 PPP사업으로서 2019년에 태양광발전 PPP사업(2건)을 시작했다. (아래 참조) 한편, PPP방식 도로사업은 2018년 에티오피아 정부(MOF)로부터 다음의 3개 후보사업이 PPP 사업으로 지정돼 현재 도로청(ERA)에서 그 사업들의 F/S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이 곳 PPP 사업에서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먼저 시행된 태양광발전 PPP사업에서 정부 지원액은 없었고 발전전기 (약정)판매단가의 아프리카 최저수준 계약 선례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예상컨대 향후 PPP 도로사업 부문도 정부 지원은 거의 기대할 수 없고 사업수주 경쟁도 상당해 과거 우리나라처럼 PPP 사업의 안정된 (약정)수익률을 기대하기에는 다소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6. 첨단교통체계(ITS) 시장
첨단교통체계 ITS 시장에 대해서는 교통정체가 덜한 고속도로·국도보다는 상대적으로 교통정체가 심한 아디스아바바시 관내 도로 ITS도입이 활발해 보인다.
아디스아바바시는 최근 몇 년간 도시인구의 팽창과 함께 낙후된 교통시스템 속에 많은 도로교통 정체를 겪고 있다. 교통 정체가 심한 아디스아바바시 ITS 사업동향을 살펴보면,
- 아디스아바바시 간선급행버스체계(BRT – B2노선, 프랑스 재원) 추진 중
- TRANSIP 관련 ITS구축 설계·감리용역 추진 중(GRAIL사(인도), 2019)
- TRANSIP 관련 아디스아바바시 교통관제센터 추진 중(CCCC사(중), 2019)
- TRANSIP 관련 아디스아바바시 ITS PMC사업 추진 중(GAUFF사(독), 2018)
그리고 고속도로 부문의 ITS 사업 동향은 다음과 같다.
- AddisAbaba – Adama 고속도로: 2014년 A~A고속도로 교통정보센터 개소 및 초기 단계의 ITS 운영 중(ETRE 운영관리)
- Modjo – Hawassa 고속도로 프로젝트: 2019년 ITS 설계 착수(IDOM사(스페인))
- AddisAbaba–Adama, Modjo–Hawassa, 외곽순환노선(일부) 등 ITMS사업 교섭 중 (한국수출입은행)
7. 현 사업 현장의 애로사항
앞서 언급한 에티오피아의 경제적·사회적 취약 여건 때문에 또는 큰 규모의 사업물량 부재 등 그동안 우리 기업의 에티오피아의 도로인프라시장 진출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들은 살펴봤다. 아울러 참고로 현재 우리 해외건설 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사업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 4가지(정치사회적 불안, 외화 부족, 전기·물 등 기본인프라 부족과 용지보상 애로)도 얘기하고 싶다.
➀ 정치적 불안: 에티오피아는 80여 개 종족의 10개 지방정부로 구성된 다민족 연방국가라고 했는데 종족 간에 갈등과 마찰이 심한 편이다. 특히, 최대 규모 종족인 Oromo족, 80년대까지 황제들을 배출한 Amhara족, 90년대이후 30여 년간 집권한 Tigray족들 간의 갈등 상황에서 민생경제 악화 불만이 뒤섞여 종종 반정부 성향의 유혈 폭력사태로 변질되기도 한다. 일단 소요사태 발생되면 주요 도로 차단, 건축물 방화, 타종족 공격·살해, 수십명~수백명의 희생자가 나오며 연방정부는 십 수일 간 인터넷통신 차단, 연방경찰·군대 출동 진압 등 상당기간 사회적으로 혼란하고 큰 일상생활 불편이 뒤따른다. 이것들은 사업현장의 임시 폐쇄, 공기 연장, 비용 상승, 현장기술자의 안전 위협을 가져오는 등 사업 추진상 큰 어려움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이는 주로 사업현장이 있는 지방에서의 상황들이며, 수도인 아디스아바바 치안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편이다.
➁ 외화 부족: 매년 무역적자 누적, 외국인직접투자(FDI) 저조 등으로 늘 외화가 부족하며 부족분은 대외 유무상 원조 및 해외 송금으로 겨우 메꾸고 있다. 정부도 불과 2개월 수입수요 상당의 외화만 보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업 현장에서 소요되는 원료·물품·자재·장비의 수입에 필요한 금융기관 신용장(L/C) 개설에 6개월 ~ 1년 이상 등 장기간이 소요되고 일반적으로 미국 달러나 유로로의 환전은 거의 어렵다고 봐야 한다. 한 예로, 에티오피아에서 철강재 사업 중인 우리 기업은 현지 철강재 수요 증가로 큰 매출증가 기회가 있음에도, 현지 은행들의 외화공급 부족으로 한국 등 외국으로부터 원부자재·장비 등의 수입을 위한 외화 확보가 어려워 공장 가동률이 1/3에 그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도로인프라 건설현장도 외화지급 계약 현장은 발주처로부터 외화송금 사정이 좀 낫겠지만 그 외에 외화부족 애로는 감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➂ 전기·물 부족: 에티오피아는 전기 공급의 80~90%를 수력발전에 의존하지만 수요량에 비해 공급이 많이 부족한 바, 일상적으로 예고 없는 정전이 몇시간, 몇일씩 계속되기도 한다. 건기 때에는 아예 정부에서 수력발전댐의 발전용수 부족, 전력생산 부족으로 몇 달 동안 정전이 불가피하다. 예고 없는 정전은 국민 불편 초래, 기계·장비 수명 저하, (자가)비상발전 비용부담 등 사업 현장뿐만 아니라 국민경제 손실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에티오피아는 고심 끝에 오래전부터 이 전력 문제를 해소하고 나아가 전력 수출까지 염두해둔 나일강 상류(청나일강 지류)에 아프리카 최대 수력발전댐(GERD)를 건설 중이나 이 또한 현재 나일강 하류의 이집트와 극심한 수자원 사용 갈등을 빚고 있는 바, 1~2년 내 이 문제에 대해 이집트와 원만하게 협상이 되지 않으면 상호 무력 충돌도 일으킬 태세이어서 이래저래 불안하다.
➃ 용지보상 애로: 도로인프라 사업현장의 또 다른 애로는 발주기관에 책임이 있는 사업부지의 용지보상 이슈이라고 할 수 있다. 에티오피아는 우리 나라와 달리 국가의 토지수용 제도가 없다. 즉, 대부분 토지 사용권자와 협의보상 방식으로 용지를 확보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토지는 국가 소유(관리) 하에서 국민들은 토지 사용권을 얻는데, 협의보상에서 일부 토지 사용권자는 순순히 자기 토지를 내놓지 않고 버티는 경우가 많다. 턱없이 낮은 보상가 불만과 그 보상액으로는 대토의 어려움 등의 이유로 장기간 용지보상에 응하지 않고 버틴다. 결국 그만큼 사업은 지연되고 비용은 상승하게 된다.
향후 도로교통부문 정책 목표
지금까지 도로인프라 시장 상황과 수주 경쟁 그리고 시장진출의 애로 사항을 살펴봤는데, 다음은 향후 도로인프라 시장의 전망과 에티오피아 정부의 정책방향 들에 대해 살펴보는 것도 시장의 성장 여건과 함께 정부의 정책동향을 가늠해볼 수 있어 도움이 될 것 같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지난 10년 동안 2번에 걸친 정부 GTP((Growth Transformation Plan, 에티오피아판 경제개발5개년계획)의 시행과 지난 22년간의 RSDP 프로그램을 통해 도로교통을 포함한 SOC부문에 많은 성과가 있었음을 얘기하였다. 최근 2020년 7월(2013 에티오피아 회계연도)부터는 3차 GTP 계획 대신에 각 산업별 ‘중장기(10년) 산업 발전전략’을 수립해 국가 경제정책을 이끌고 나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도로인프라 정책을 총괄하는 교통부(MOT)도 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교통인프라 시설의 통합화, 교통서비스의 평등권 제고, 접근성 향상’의 정책 목표 아래 구체 정책과제를 제시했으며, 담당 산하기관의 목표 달성을 관리하고 있다.
2020년 대비 2030년까지의 주요 관련정책 목표를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 총 도로연장: 144,027km → 245,942km
- 연방·지방도로 개량작업 물량: 28,099km(2030년까지 누계)
- 정기·계절적 유지보수 도로: 131,596km → 808,662km
- 차량 1만대당 교통사고 사망자수: 34.4명 → 10명
- 백만Mile당 대형교통사고 건수: 12건 → 1건
- 국가물류경쟁력 지수(LPI): 126위 → 40위(이상 자료: 에티오피아교통부(MOT))
아울러, 구체적으로 2030년까지 도로교통부문의 각 세부 지표별 (계량)목표를 3~4년 단위로 쪼개서 구분해보면 다음과 같다.
사실 위 정책 목표들은 결코 쉬운 목표들은 아니며, 매우 도전적이다. 물론 에티오피아 정부의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와 Abiy 수상의 인프라부문 확충 관심이 가장 필요할 것이다. 또한 이런 사업들을 시작할 수 있는 막대한 사업재원이 제 때에 마련돼야 하는데 사실 이 사업재원 마련이 가장 큰 과제이자 난관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정부 재정만으로 사업 추진은 언감생심(焉敢生心)인 바, MDB재원 원활한 확보, 무역수지 적자 탈출, 외국인직접투자(FDI)의 증가 그리고 대외 유무상원조의 증가가 병행되지 않으면 목표 달성이 그리 만만하지는 않을 것이다. 국민들의 정책 지지와 함께 전반적인 정치·사회적 안정, 사업시행기관의 사업 추진력과 기술 능력도 당연히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시장 진출 조언
첫째, 에티오피아는 정치·외교적으로 아프리카권에서는 상당한 영향력이 있고 큰 나라임에는 틀림이 없다. 반면에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최빈국 수준으로 취약한 경제구조와 열악한 사업환경, 필수 인프라서비스의 미비 등 취약점들이 아직 많다. 그럼에도 현 Abiy 정부의 2025년 중하소득(Lower Middle Income) 국가 진입 및 경제개발 박차 의지, 도로인프라 기관들의 노력 경주 그리고 그동안의 MDB·ECA·중국의 적극적인 지원 여건을 종합해 볼 때, 위에서 언급한 2030년 도로인프라 정책 목표는 매우 도전적이지만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고 본다. 10년 후 이 나라 국민들의 소득수준도 어느 정도 올라가고 나라도 정치·사회적 불안이 완화되면, 점진적으로 내수시장 규모도 증가할 것이다.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 속에 도로교통 인프라 시장 규모도 지금보다 확대가 예상되는 바 우리 기업들의 진출 동기 부여도 높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둘째, 사업참여 실무 입찰을 준비하는 측면에서 중추 도로사업 발주기관인 도로청(ERA)은 매년 연간조달계획(General Procurement Notice)을 에티오피아 해럴드신문(Ethiopian Herald), 도로청(ERA) 홈페이지(www.era.gov.et), 공공조달관리청(Public Procurement and Property Administration Agency) 홈페이지(www.ppa.gov.et)에 에티오피아 회계연도(매년 7월 초순) 시작 1~2개월 후 공표한다. 이를 확인하면서 관심있는 사업(용역) 건은 도로청(ERA) 문의를 통해 구첵적 입찰준비를 할 수 있다. 다만, 이 조달계획은 도로청(ERA)의 발주 여건에 따라 연중에 예고없이 수정되기도 한다.
셋째, 도급 입찰을 준비하는 기업은 재무제안서(Financial Proposal) 작성에 숙고할 필요가 있다. 입찰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에티오피아 현지 기업들은 물론이고 유럽, 중국, 인도 기업들의 재무제안액은 생각보다 상당히 공격적인 저가로 들어온다. 물론 어떻게 해서든지 저가로 수주를 하고나서 설계 변경이나 클레임을 통해 도로청(ERA)를 상대로 계약 금액을 높이는 꼼수를 부리긴 하지만 아무튼, 우리 기업이 수주 가능성을 높이려면 사업(용역)의 핵심 기술자만 한국인으로 하고 나머지는 전략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한 현지 또는 개도국 기술자를 고용해 경쟁력있는 재무제안액을 만드는 방법도 고려해봐야 한다.
※ 이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