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이야기 592 신정일의 새로 쓰는 택리지 6 : 북한
나라 안에서 가장 추운 중강진
강계시 남쪽에 있는 성간군은 1952년 12월에 전천군과 장강군의 일부를 떼어내서 새로 신설한 군이다. 총곡령, 향래봉, 민봉, 비삼봉, 구봉령 등 높은 산과 고개가 줄줄이 솟아 있는 이 군의 북쪽에는 1949년 12월 자강도가 생길 때 신설한 장강군이 있다. 원래는 강계시에 속했던 장강군에는 사랑봉, 황수령, 직고개, 사덕산 등의 높은 산이 솟아 있다. 매우 가파르다는 직고개는 흑수령이라고도 부르며, 분비나무ㆍ가문비나무ㆍ사스래나무ㆍ피나무ㆍ잎갈나무ㆍ소나무ㆍ참나무 등이 울창하게 우거져 있고, 강계에서 양강도로 통하는 육로가 개통되어 있다.
장강군 동쪽에 자리한 낭림군은 함경남도 장진군에 속했다가 1952년에 신설한 군으로, 개마고원의 서부 낭림고원에 있다. 낭림군은 해발 1000미터 안팎의 전형적인 고원 지대에 속하여 주변에 와갈봉ㆍ회색봉ㆍ천의물산ㆍ변화산 등의 높은 산이 연이어 서 있으며, 장진강과 그 지류들이 흐르고, 군의 중앙부에 낭림호가 있다. 주요 산업은 목재 산업과 양을 키우는 축산업이다.
자강도 북동쪽에 있는 화평군 역시 1952년 후창군과 자성군의 일부를 분리해 만든 군으로, 천리산ㆍ백삼봉ㆍ오가산ㆍ오봉산ㆍ직고개 등 해발 1000미터가 넘는 높은 산과 고개가 줄지어 솟구쳐 있다. 이 중에 오가산(五佳山)은 1959년에 자연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으며, 오봉산은 5개의 기묘한 봉우리로 이루어진 산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화평군 북쪽에 있는 자성군은 자강도의 북쪽 압록강과 자성강을 끼고 있는 군으로, 갑산군의 옛 땅이 있었다. 1895년 강계부 자성군이 되었다가 1952년 자강도의 한 군이 된 자성군에는 학성산ㆍ산두산ㆍ전가봉ㆍ무선동산 등이 있고, 군의 가운데로 자성강이 흐른다.
자강도의 북쪽 압록강변에 자리한 중강군은 우리나라에서 날씨가 가장 춥다고 알려진 곳이다. 1949년 자강도가 신설되면서 평안북도로 편입되었던 이 군은 1952년 자성군에서 중강면과 장토면을 떼어내서 군이 되었다. 신덕산, 향내봉, 금창산 등의 높은 산과 고원평야가 발달하였다. 1933년 1월 12일 중강진의 기온이 영하 43.6도까지 내려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추웠던 날로 기록되었다. 한편 마산에서 출발해 대구를 거쳐 한반도의 중심을 관통하여 북상하는 국도 5호선의 종착지가 중강진이다. 중강진에서 압록강을 따라 내려가면 만포시에 이른다.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과 맞닿은 만포시는 1949년 1월 자강도가 생기면서 강계군 만포 지역(만포면, 외귀면, 이서면)이 갈라져 나와 만포군이 되었다가 1967년 11월 시로 승격되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만포진은 강계부 서쪽 128리에 있다. 돌섬으로 둘레가 3172척, 높이가 5척이다. 병마첨절제사영이 있고 군창이 있고 또 행성이 있다”라고 기록된 만포시에는 독로강이 흐르는 곳곳에 크고 작은 여러 산이 솟아 있는데, 월기봉ㆍ무선봉, 동북쪽에는 고추봉 등이 있다.
만포시 세검동에 있는 세검정(洗劍亭)1) 터는 관서8경의 하나인데, 인조 14년(1636) 박남여 장군이 압록강을 건너 침략해오는 청나라 군사를 섬멸한 곳이다. 압록강 기슭에 세운 이 정자를 세검정이라 한 것은 당시 전투에서 승리를 거둔 우리 군사들이 피 묻은 칼을 압록강에 씻었다는 데서 유래하였다. 오랑캐의 항복을 받았다는 의미로 복호정(僕胡亭)이라고도 했는데, 이 건물은 1938년에 화재로 타버렸고 그 북쪽 700미터 되는 곳에 망미정(望美亭)이 있다.
고산진 근처 포산리에는 조선 세조 때 남이 장군이 남침하는 여진족을 평정하고 항복받은 곳인 고두암(꼴두바위)이 있으며 적과 싸움을 벌였던 접전암도 있다. 그 남서쪽이 시중군이다.
자강도 북부 독로강 하류 부근에 자리한 시중군은 강계 지역이었다가 1952년에 신설된 군으로, 매바위산ㆍ십이집산ㆍ중지봉 등이 있으며, 압록강으로 흐르는 독로강과 그 지류인 상청강ㆍ어뢰천ㆍ이남천 등의 물길이 흐른다. 시중군의 남부 천장리에는 높이가 76미터에 이르는 용수폭포가 있고 1960년에 완공된 독로강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