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에 카펜시스를 사갔어요.
아시다시피(설마...?) 제가 군인이라서 얘를 부대내에 끌고 들어왔어요. 제가 있는데는 용산의 국방부예요. 계속 따듯한 스팀이 나오고... 키우기에는 참 좋은 환경인것 같아요.
적당하게 큰 투병 원통도 준비해놓고 그 안에 물을 가득 담아 기르는데... 잘 살아있네요. 이름도 지었어요. 칫솔이라구... 새로운 잎도 쑥쑥 올라오네요. 아이구 이거 보람을 느껴가지구... 후후후
우리 내무실 애들은 며칠째 마냥 이것만 바라보고 있어요. "만지면 안되냐" "벌레 주고싶은데 어쩌냐" "이름이 칫솔이 뭐냐"... 나두 모르는데 어쩌라구... 내가 내무실 최고참이라 다치면 뭐라고 할까봐 만지지도 못하고 애만 태우는게 뭐해서 벌레 먹일거라고 했더니 얘들은 사무실에 가서 벌레만 찾았나봐요. 다들 디스켓 케이스에 비닐봉지에 바퀴벌레랑 개미랑 잡아가지고 와서는 눈을 반짝거리고 있어요. 실로 엄청난 양의 벌레들을 가지고 와서는 걔들은 사과를 깎아주면서 벌레를 사육하려는 분위기예요. 하하하!!
근데 바퀴벌레를 먹이는데 힘들어요. 벌레는 대개 1센티미터가 안되는 크기예요. 핀셋으로 바퀴벌레를 잡아서 잎에 올리고 등을 살짝 눌러서 붙여주거든요? 촉수끝에 동그란 물방울이 잔뜩 생겼는데 이걸로 벌레를 못움직이게 잡는거지요? 근데 얘가 이 끈끈이를 이겨내고 도망간다니까요. 일부러 죽여서 올리기도 뭐하고... 더러는 붙었지만 더러는 도망가고 더러는 끈끈이에 저항하다 운명하여(후훗)땅에 떨어지고 말았어요.
어쨌거나 지금 우리 카펜시스는 흡사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바퀴벌레를 대여섯마리 붙이고 있어요. 근데 한방에 착! 붙이는 방법이 있을까요? 도망가지도 않고...
벌레가 커서 그런가요? 아님 제가 벌레주는 방법이 잘못된걸까요?
손쉽게 먹이를 주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그럼 안녕히!
그리고 애들이 파리지옥을 보고 싶다고 난리네요. 다음 휴가때 또 찾아가서 한명 데리고 가야겠어요. 근데 건강한 파리지옥을 구할 시기는 어느 정도 되어야 할까요? 후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