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하던 벗꽃이 떨어지고 잎이 짙푸러 지더니
그 사이사이 연두에서 노랑으로 노랑에서
분홍 빨강으로 점차 색깔이 바뀌더니 드디어
까만 색으로 뻣(버찌)가 익었다
좀 이른 조생종은 벌써 익었고 늦은 만생종은
아직 더 기다려야 까맣게 익을것 같다
이렇게 뻣이 익어가는 계절이면 어릴적 생각이난다
소 꼴지게 짊어지고 아침에 소풀베러 산에
가서는 온종일 뻣 따먹고 입은 새까마져서 풀도
못베고 빈지게로 저녁무렵 집으로 돌아와 밤새
배가 아파 고생했던 기억 (그렇게 먹었으니....)
집에서 멀리 떨어진 학교, 집에 일찍 가면 소풀 베기 싫어서
친구놈과 학교 뒷동산으로 올라 산 으로 산으로 잘익은 뻣을 싫컷 따먹고
해가 서산 에 걸릴때 집에 오니 꾸중만 듣던기억
유난히 벗 나무가 많은 내 고향엔 지금도 뻣이 많이 익는다
그러나 이제 따 먹는 사람은 없을듯 아련하기만하다
뻣!!! 작아서 그렇지 주전자에 살살 따서 담아서 집에 가져와
그냥 먹기도 하고 술을 담그면 양주 처럼
은은한 색과 향과 맛좋은 술이 된다
참 뻣은 달고 개 뻣은 쓴맛이 난다
아마도 도회지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은 그맛을 모르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배고프던 시절 한때 아이들의 좋은 간식 꺼리였다
(기회 닿는대로 맛 보시길......)
벗나무는 봄철 좋은 꽃과 유월에 좋은 열매를 준다
그러한 동심을 울 엄니는 베어버리잔다
난... 열매열리는걸 바라보고 감상하는것을 좋아하는데...
오늘도 나는 뻣을 입에물고 어릴적 동심으로 돌아간다
첫댓글 시기상으로 한달 늦은 글입니다
그래도 실감나게 잘보고 갑니디ㅡ
감사합니다
더운 여름날 건강하셔요
추억을 참 맛갈지게 꺼내십니다.
ㅎㅎ
만들어낸 이야기가 아닌
제 어릴적의 과거형
삶의 이야기죠
경험은 없지만, 눈에 보이는듯~
느낌이 오는 글입니다 ^^
향기로운 버찌술 ~ !
오디와 뽀루수는 설탕에재어
깊숙히 감추엇는데
사알짝 들여다봐야겟어요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