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하인리히 법칙과 관련
법칙들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으며,
▷2부에서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대형선박 사고를 집중적으로
분석하면서 교훈을 전하고 있으며,
▷3부에서는
위기관리의 중요성과 이에 관련된
성공과 실패 사례들을 다루고 있다.
▷4부에서는
우리가 저지르는 실패나 실수의 재발을 막기 위해
어떤 지혜를 배워야 하는지를
실패학 관점에서 조망하고 있다.
하인리히의 법칙에 의하면
산업재해가 발생해 중상자가 1명이 나오면
이미
그 이전에 같은 원인으로
29명의 경상자가 발생했었고,
또
같은 원인으로
부상을 당할 뻔 한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렇듯
큰 사고는 우연히 또는 어느 순간
갑자기 발생하는 게 아니라
이미 그 전에
반드시 수차례 경미한 사고들이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탄생한다는 의미이다.
허버트 하인리히는
부상 없는 사고가 계속 반복되다 보면
결국
경상이나 중상 같은 부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며,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아래와 같은 3가지 잠재 요인이
마치 도미노처럼 작동되므로
이 연결고리를 끊어야 더 이상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인간의 유전적 내력이나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
위(上)
요인에 의해 생기는 인간의 결함
인간의 결함에 따른
불안전한 행위 및 기계적, 신체적 위험
유전적 요인과 사회적 환경은
인간 결함의 원인이 된다.
무모함,
포악한 품성,
신경질,
흥분,
무분별,
안전에 대한 무지 등과 같은
인간의 선천적, 후천적 결함은
불안전한 행동을 야기하거나
기계적, 신체적 위험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즉
안전장치를 제거하거나
경보 없이 기계를 작동시키고,
건물 설계를 잘못하는 등
사고 발생의 핵심적인 실수나 결함을 연쇄적으로 일으킨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은
행정학자 제임스 윌슨과 범죄학자 조지 켈링이
1982년 3월 월간지 <애틀랜틱>을 통해 처음 소개했다.
1980년대 중반,
뉴욕 시는 급속도로 슬럼화되었는데
이는
시 정부와 경찰이 방치함으로써 비롯된 것이다.
길거리는 지저분하고 낙서투성이며
다러운 지하철역에선 범죄 발생이 끊이질 않았다.
범죄 발생률이 높아지면서
기업과 중산층이 교외로 이주하면서
낮조차도 한산해지고
지하철은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1993년,
뉴욕시장으로 부임한 루돌프 줄리아나는
뉴욕 시 정화 작업에 나섯다.
그는
주요 거점에 CCTV를 설치하여
낙서를 일삼는 사람은 끝까지 추적했다.
또한
지하철역 내부벽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범죄를 집중 단속했다.
시장의 확고한 실천으로
뉴욕 시민들의 행태가 변하기 시작했다.
깨진 유리창에
재미로 돌팔매질을 감행하던 사람들이
주변 환경이 깨끗하게 바뀌자
오물 투척을 쉽게 할 수가 없게 되었다.
이는 사소하지만
치명적인 것들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기업과
조직 구성원들에게 마치 깨진 유리창과 같은
'작고 사소한' 문제에 집중함으로써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교훈을 일개워준 셈이다.
작은 것을 무시하고 건물의 용도를 변경했다가
대형 참사를 빚은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당초
종합상가로 설계된 건물을
백화점으로 어렵게 준공승인을 받았지만
이후
불법 내지 위법 구조 변경공사를 감행함으로써
커다란 재난 사고로 귀결되고 말았다.
붕괴된 삼풍백화점 현장
(1995년 6월 29일)
1912년,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초호화 여객선
타이타닉호가 북대서양에 침몰해
1,500여 명이 죽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고는
인류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해
소설, 드라마, 영화 등의 소재로 이용되었다.
배가 빙산에
부딪힌 때는 4월 14일 오후 11시 40분,
침몰은 15일 오전 2시 20분이었다.
탐승객은 모두 2,195명이었는데,
이 중 3분의 2가 넘는 인명 피해가 생겼다.
역사적인 항해를 개시한 이 배는 처녀항해이자
에드워드 스미스 선장의 마지막 항해였다.
타이타닉의 침몰도 결국은 인재(人災)였다.
배가 출항한 4월에는
항상
빙산이 많이 떠내려온다는 경고가 있었고,
비슷한 시간에
같은 노선을 항해하던 배들에게도
빙산경고가 발령되었었다.
하지만
스미스 선장은 이를 가볍게 여기고 무시했으며
오로지
도착 시간을 지켜야 한다는 데만
신경을 곤두 세웠던 것이다.
그래서
빙산이 적은 해역으로 노선도 변경하지 않았고,
속도도 감속하지 않았다.
또한,
공학기술의 경이로움을 자랑했지만
타이타닉의 설계에는 사실 문제가 많았다.
선체에 물이 들어오면
물이 선체 다른 곳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설계되어야 함에도
설계자는 횡격벽 만을 사용해
수직격벽을 사용하지 않았다.
초호화 여객선에
눈이 팔려 계단을 많이 만드느라
정작
방수갑판 구조를 만들 공간이 부족했다.
하지만
16개의 수밀격실로 이루어진 이중적 선체이기에
이 중 4개에 물이 차도
부력에 이상이 없으므로 침몰 위험이 없는
가장 안전한 여객선이라고 평가받았다.
결론은
5개의 격실에 물이 차서 침몰했던 것이다.
선체가 빙산에 충돌한 밤 11시 40분,
승객 대부분은 이를 몰랐지만
선장은 충격을 느껴 잠에서 깼다.
이에
정상적인 상황 파악에 들어갔다.
이후
타이타닉의 설계기술자가 배를 둘러본 후
곧
침몰할 것이라고 선장에게 보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장은 긴급 구조 신호를 보내야 함에도
그는 오히려 폼을 잡으며
일등석 승객들에게 상황 설명을 한 후
11분이나 늦게 무전실로 향했다.
구명정은 총 20척으로,
정원이 1,178명이다.
그런데,
경험이 부족한 신참 선원들은
구명정 정원보다 훨씬 적게 사람들을 태웠다.
선장이
여성과 아이들을 먼저 태우라는 명령을 내려
남성을 제외함으로써
겁을 먹은 여자와 아이들이 어둠 속에서
구명정에 오르기를 두려워하면서
빈 자리가 많이 생겼던 것이다.
결국
구명정으로 711명만 구조하였을 뿐이다.
스미스 선장은
선원의 관례대로 구명정을 타지 않고
배와 함께 수장되었다.
베테랑의 자만이
결국
자신의 목숨을 빼앗아가고 말았다.
타이타닉 호의 침몰사고가 난지
100여 년이 지난 2014년 4월 16일,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난 고등학생을 태운
세월호가 전라남도 진도군 해상에서
과적에 의한 전복으로
침몰되면서 대형 참사를 빚고 말았다.
현재에도
사건의 실상을 파악키 위한
관련자들의 증언과 재판 등이 진행되고 있다.
조만간 정부 차원에서
총제적 보고서가 발표될 예정이다.
워낙 대형 사고인데다
6월 지방 선거라는 정치적 상황이 맞물리면서
유언비어도 많이 유포될 정도로
온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고 발생 당일
선장을 포함한 선원들은
모두 탈출에 성공해 생존한 반면
아직 피우지도 못한 꽃봉우리들은
대부분 차가운 바다 아래에 잠기고 말았다.
일각에선
배 아래 구멍이 나서
침몰했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확인 결과
이는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
여전히
정치적 재료로 활용되어 음모설이나
의혹설이 난무하고 있는 세월호 재난 사고를 통해
향후 이런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재발방지책에 대한 지혜를 모아야함에도
국민들이 정치인들에게 희생되어
국론만 분열되는 것 같아 너무 슬프다.
◆불행으로 치닫는 대형사고의 공통점
대체로
↔사소한 초기 문제를 방치한다
이후 여러 문제들이 이런 초기 문제를 악화시킨다
문제를 인지했음에도 부적절한 시정 조치를 한다
상황이 점점 악화된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다
↔시정 조치를 취하면서
주위에 이런 진행 상황을 숨기려 한다
상황이 통제 불능 또는 극한 상황에
도달했음을 뒤늦게 갑자기 깨닫는다
↔마지막으로
막대한 인명과 재산 손실이 발생하는 재난이 터진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중반에
유난히 대형사고가 많이 발생했다.
⊙1993년 서해훼리 호 침몰,
⊙1994년 성수대교 붕괴,
⊙1995년 대구 상인동 가스 폭발,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1997년 대한항공 여객기 추락 등
사고 공화국이란 치욕적인 오명을 얻다가
드디어
1997년 12월 IMF 외환위기가 터지고 말았다.
최근에도
2013년 해병대 캠프 참사,
2014년 경주 리조트 붕괴 사고가 발생하더니
세월호 사고가 터졌고,
이 사고가 마무리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2014년 5월 2일 서울 지하철 상왕십리역에서
신호기 고장에 의한 전철 추돌 사고가 발생해
기관사 1명을 포함 총 238명이 부상을 입었다.
세월호 사고 조사에 따르면,
날씨가 좋지 않음에도 규정을 어기고 출항했으며,
삼등항해사가 항해를 지휘했고,
과격하게 조타해 방향 이동을 시도했으며,
적재 화물을 제대로 고정하지 않았음이
사고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었음이 밝혀졌다.
침몰 후
초동대처 또한 미흡했다.
선장을 포함한 선원들과
해경 소속 공무원들의 조치가
너무나도
부실해 상당수 승객들의 구조를
방치한 셈이 되고 말았다.
사고발생 이전에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다.
일본 해운사가 사용하던
노후선박을 도입해 사업에 이용했으며,
더 많은 승객을 실어 돈을 벌고자
무리하게 선박을 증개축했고,
비상시를
대비한 안전 훈련에는 소홀했으며,
생명중시보다는
배금주의를 추구하는 등
사업주체인 청해진해운은 물론이고
정부 및 관련단체들의 부실하고
해이한 마인드에서 비롯된 면이 크다고 할 수 있다.
1989년,
고등학교 중퇴 후 21살에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입사해 2년간 근무하던 닉 리슨이
베어링스 은행에 경력직으로 취직했다.
입사후
일련의 담당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능력을 입증받은 그는 마침 싱가폴이
아시아의 신흥 금융 중심지로 도약하려던 계획에
발맞추어 설립된 베어링스선물회사에 파견 발령을 받았다.
인력이 부족한 상태로 출범했지만
그는
싱가폴 국제금융선물거래소에서
선물거래를 통해 큰 수익을 올렸고,
이로 인한 신임 때문에
싱가폴 지사의 이사로 승진했다.
1993년,
당시 26살에 불과했던 그가
은행에 무려 1,000만 파운드를 벌어들여
은행 총수익의 10퍼센트나 기여했다.
파생금융상품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려던 피어 베어링 회장은
학벌 파괴라는 채용 정책을 펼치고 있어서
리슨에겐 절호의 기회였다.
그는 불법적으로
본사의 지시를 어기면서까지
몰래 에러계좌를 운용하면서
손실을 감추는 행위를 계속했다.
이러한
위법 행위로 그의 실적은 언제나 흑자였다.
아이로니하게도
연봉 5만 파운드인 그는
회사에서 가장 유능한 딜러로 평가받아
승진까지 하며
13만 5천 파운드의 보너스까지 받았다.
이후
잦은 컴퓨터 고장과 실수가 겹치면서
그의 손실은 계속 늘어
1994년 7월 무려 5천만 파운드에 달했다.
그는
내부감사를 피하려고
베어링스 은행이 시티은행에 예치한
5천만 파운드를 에러계좌에 입금시키고
본사 직원이
이를 눈치채지 못하도록
시티은행 계좌를 위조해
실제로
무일푼인 계좌에 예금잔고가 증가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했다.
베어링스 본사는
그를 전적으로 믿으며
그의 위험한 거래를 철저히 감독하지 않는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
이는
결국 재앙으로 이어졌다.
그가 거래한 선물은
시멕스니케이225선물이었다.
1995년 1월,
고베 대지진이 발생해 니케이지수가 폭락하자
그는 이를 호기로 판단하고
과감한 배팅에 나섰다.
본사는
그의 말만 듣고 2월 한 달 동안
무려 8억 5천만 달러를 그에게 지급했다.
1995년 2월 23일,
하루 동안 니케이지수가 350포인트나 하락하는
와중에 그는 시장의 모든 계약을 사들임으로서
폐장될 때
6만 여 건의 니케이지수선물과
2만 6천건의 일본국제선물을 보유하게 되엇다.
하지만
시장은 예상과 달리 정반대로 움직였고
손실은 무려 8억 6천만 파운드였으며
이는 베어링스
전체 자본금의 1.2배에 해당되는 금액이었다.
2월 26일,
베어링스는 파산을 공식 발표했다.
리슨은 프랑크푸르트
감옥에 수감되어 있으면서
자신의 인생 역정을 글로 기록했다.
이는
자서전 형식의 책으로 출간되었다.
바로
<악덕 거래인>(1996년)이다.
이를 토대로 영화도 만들어졌다.
이완 맥그리거 주연의 <겜블>이 바로 그 영화다.
더욱 놀라운 것은
4년 6개월 만에 가석방된 그에게
미국의 한 은행이 고액 연봉을 제시하면서
스카우트 제의를 했다.
그의 실패담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므로
은행 입장에선
엄청난 이익이라는 설명이었다.
아무리 패자부활이라지만
그 맛이 씁쓸하기만 하다.
"◆실수하는 것은 인간이고,
용서하는 것은 신이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모두 잘하고 있어도
한 사람의 실수로 조직이 붕괴될 수 있다.
한 사람으로는 괜찮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연달아 실수하다 보면
누적된 실수로
조직이 붕괴될 수가 있다.
또한
전략적인 차원에서 오류가 있었다면
아무리 개개인이 잘해도
결과적으로 실패하기도 한다.
전자는 운영상의 실수,
후자는 전략상의 실수이다.
하인리히 법칙은
실수가 거듭되면 큰 사건이나 재해가 발생한다는
경종을 우리들에게 울린다.
사소하다고 무시하고,
또 지나친 욕심에 사로잡혀
의도적으로 무시하곤 한다.
이런
틈새가 발생하면서
실수가 실패로 발전하는 셈이다.
대부분의 자기계발서가
성공학을 주제로 삼고 있는 반면에,
이는
반복하지 않는 실패는
성공학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실패의 자산화 과정
실패의 약식보고서 ~> 실패파티 ~> 실패보고서 ~>
실패 사례 분석 ~> 실패박물관 ~> 실패왕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에
뉴 프로덕트 워크스라는 박물관이 있다.
이곳은
원래 신제품 전시장 및 교육 센타였는데
지금은 '실패박물관'으로 더 유명하다.
처음부터
실패박물관으로 기획된 것은 아니다.
설립자인 로버트 맥메스는
"나는 그저 신제품들을 모아놓았을 뿐이다.
그런데
매년 출시되는 신제품가운데 80-94%는 실패한다.
그래서
이 박물관이 실패박물관이 된 것이다"라고 말한다.
이 박물관에는
무려 7만여 점에 달하는 신제품들,
실패했던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박물관 한쪽에는 특별히 미국 역사상
최악의 실패작들이 전시되어 있다.
펩시가 출시한
무색콜라인 '크리스탈 콜라',
세계적인 이유식 제조기업
거버의 싱글들을 위한 즉석음식인 '싱글즈',
RJ 레이놀즈의 '연기 없는 담배' 등
아이디어는 신선했지만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데
실패했던 제품들이 눈길을 끈다.
다른 박물관과는 달리
이곳은
거액을 낸 예약손님만 받는다.
신제품 개발을 앞둔 제품 담당자들과
신제품 출시를 앞둔 마케팅 담당자들이
주된 고객이다.
이들이
실패박물관에 고액의 입장료를 내고
예약까지 하며 찾는 이유는
수많은 실패작들을 보며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 지혜를 얻고,
성공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다.
실패라는 진흙탕 속에서
성공이라는 진주를 찾아내는 사람들은
제품 출시를 철회하거나
제품을 수정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실패를 줄이는 것,
실패를 피하는 것이 성공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실패란 보다 현명하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다"
- 헨리 포드
세월호는
한국의 자화상이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생긴 위기는
역설적으로
그동안 이런저런 이유로 하지 못햇던
사회 개혁의 여건을 만들어주었다.
우리는
이번 기회에 뼈아픈 고통을 감수하며
사회의 문제적 면면들을 모두 개혁해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이 진정한 선진국으로 거듭날 수 있다.
- '에필로그' 중에서
by/오대석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