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소리 개소리에 잠을 깨니 리조트안은 아직 푸른안개가 겉히기 전이다.
필리핀에 와서 항상 느꼈던점이 잠을 푹 자지못한다는 것이었는데
여기서도 마찬가지다.
또 일정이 있어서도 겠지만.
아메리칸식 아침식사를 하고 섬으로 갈 준비를 한다.
아시겠지만 계란프라이 토스트 베이컨 커피...
깔끔하게 식사를 마치고 옷가지며 이것저것 유모차,카메라,수영복등을 챙기고 나가보니 배가 준비되어있다고 한다.
우린 차를 타고 부두로 이동하는줄 알았는데
배가 우리가 수영하던곳에 기다리고 있었다 .
배라야 모터달리 나룻배가 고작이었다.
겁이 많은 나로서는 도저이 타지지가 않았다.
그러나 어쩌랴,
이왕 가기로 한것 용기를 내어야지.
어린애기데리고 가기엔 험한 코스가 아닌가도 싶은데
어린녀석들이 더 좋아라한다.
리조트주방장이랑 선장? 글구 우리식구 이렇게 타니까 배가 꽉 찬다.
출발은 순조로왔다.
털털 거리는 모터소리, 낮게 일렁이는 파도 ,깊이를 알수 없는 한없는 바닷속을
겁많은 눈으로 쏘아보며 무사히 다녀오게 해 달라고 빌어 본다.
배는 점점 우리가 머무는 섬을 뒤로 하고 바다로 바다로 힘겹게 나아간다.
누가 그랬던가 산에 가면 그 산을 볼수 가 없다고 .
섬 안에서 팔라완이란 그저 그런 섬으로만 생각했다 .
하지만 바다에서 바라다본 섬은 너무나 아름답고 푸르르고 건강하고
이국적인 전경이 신비스럽기까지 했다.
섬을 두른 하얀 백사장 주위에 드문드문 보이는 리조트의 방갈로 들 ...
피카소가 반해서 살았다던 어느섬 안부러운 정경이다.
카메라에 담고 싶었지만 카메라가 물에 젖는다고 비닐에 싸서 넣어버린것이
지금도 후회스럽다.
한가지 궁금한 것은 필에는 왜 갈매기가 없는지 ...?
멀리 가물가물 고기잡이 나룻배가 보인다.
우리처럼 호핑가는 배들도 간혹 보이고...
첨엔 목적지가 같은줄 알았다.
모터배로 50분정도 가니 자그마한 섬이 눈에 들어 온다.
동그라니 자그마한 섬이 앙증맞게 우릴 기달린다.
무인도 인가?
나룻배 한척이 먼저와있다.
하지만 호핑온 사람은 우리뿐인것 같다.
가까이서 본 섬은 더 아기자기 하다
수심이 얕은 곳에서 내려서 섬으로 올라가니 민가가 두채정도 보인다.
아 여기도 사람이 사는구나. 그 배는 그들의 교통수단?
쩝 개도 있네...
싫은데,
녀석 우리곁에서 갈 생각을 안하네.
여장을 풀고 잠시 쉬는데 주방장이 야자열매를 직접 따서 마시기 좋게 잘라준다.
처음에 맛이 밋밋해서 싫었는데 갈증을 해소 해주고 배뇨및 방광에 좋다길래
많이 마셨다.
그 섬 에서 직접 따서 바로 마시니 더 맛있었다.
점심식사전에 호핑을 하기로 했다.
수영복만입고 하면 정말 후회할일이 생길것 같아서 반바지에 팔이 긴 남방을 입고 했다.
나중에 종아라뒤가 타서 고생을 했지만.
우리가 바다위에 둥둥떠다니니깐 조카녀석이 울고 불고 날리다
먼일 있는 줄 알고 ....
메이든 두 아이 보느라고 땀뻘뻘..
바단 정말 깨끗했다.
산호는 별로 이뿌지가 않았다.
예쁜 고기도 그리 많이 만나지 못했다.
그러나 물속을 물위를 떠다닌다는 자체만으로 너무나 즐거웠다.
우리딸은 같이 간 선장아저씨가 잘 안내 해줘서 다행이었다 .
첨엔 산호에 긁히고 해초에 감기고 짠물 코로 들어가고 장난이 아니었다.
요령이 생기니깐 조금만 발길질 해도 앞으로 나아가고 이곳저곳자유자제로 다니니깐
내가 마치 인어가 된 기분이다.
쪼끔 더 써서인어 공주ㅋㅋㅋ
두시간동안 바다밑을 구경하고 나오니 주방장 멋지게 요리를 차려내었다.
새우구이에 광어 처럼 생긴 물고기 구이 또 중국식야채볶음...아 찹소이
야자잎에 싸서 찐 밥 ,
야외에 나와서 먹으면 무엇인들 안 맛있을까.
배불리 먹고 해먹에서 낮잠을 청한다.
신선놀음이 따로 있으랴..
해먹 하나 사가고싶었다.
오후에 주방장이 빨리 출발해야한단다.
파도가 심상치 않다고
우린 졸라서 30분을 더 호핑하고
부랴부랴 출발했다
바다는 아직도 고요했다.
하지만
야긴 지금부터 ...
파도가 점점 세어지고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심장이 빨라지고 오금이 저려왔다.제가 겁이 많은 관계로..
파도 높이가 장난이 아니다.
높은것을 2m가 될성싶다.
선장은 정말 노련하게 운전을 잘했다
속력을 내다가 파도가 오면 속력을 떨어뜨리고,,,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망망대해를 파도와싸우며 달린다.
어린조카들 울음이 터질듯도 한데 수건에 싸여서 꼼짝도 안한다.
녀석들도 위급한상황을 눈치채었는지
내딸은 한번씩 내 눈치를 본다
엄마가 겁먹었는지 아닌지
곧 울음을 터트릴 기색으로
무섭지 않다는것을 보여줄려고 우리 제부 무던이도 오버 한다.
파도 가 오면 환호성을 지르고 파도를 큰 가슴으로 맞으면서 우릴 달랜다.
무두들 생쥐꼴을하고 겉으론 웃지만 속마음은 무서움에 떨고 있다.
얼마전 호핑하러 나갔던 가족이 물에 빠져 죽었단 소식을 나중에
동생에게 전해 듣고 등골이 써늘했다.
우리가 입고 있던 구명조끼라는 것이 넘 허술했다.
그냥 천안에 스치로폴 넣어서 만든것이었다.
바다물위에 그 스치로폴이 떠다니고 있다.
혹시....
이것이 진정 나의 마지막인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신랑얼굴이 잴 먼저 떠오른다.
만감이 교차하고 부처님 하느님 다 불러보고 ....
생사의 터널을 왔다갔다 하는 기분으로 빨리 섬이 보이기만을 기도한다.
선장의 얼굴에도 주방장의 얼굴에도 긴장감이 돈다.
이젠 날이 어두워지기까지 한다.
정말 무섭다.
두시간 정도를 달렸나.
거짐 기다시피했지만.
시커머니 섬이 보이기 시작했다.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넘 반가워서
그래서야 우리딸 얼굴에 웃음이 돈다.
타이타닉주인공 흉내낸다고 이모부랑 난리다.
동생도 나도 얼굴을 마주 하고 웃었다.
안도의 웃음이었으리라.
썬크림도 안바른 메이든 태양앞에서 언제나 웃더니 그 큰 파도가 와도 싱글벙글
생각이 있는건지 없는건지.
무사히 정말 무사히 섬에 닿았다.
모두의 얼굴에 의기양양한 웃음이 담겼다.
내가 이 파도를 이겨냈다는 뿌듯한 자심감.
누가 또 가자고 하면 담에 더 큰 배를 타자고 해야겠다.
정말 다신 가고 싶지 않은 곳이다.
그때 그 일을 생각하니 지금도 머리가 쭈삣 선다.
지금 웃으면서 이글을 쓰니 그때 생각이 난다.
언젠가 웃으면서 회상할 날이 있을거야 라며스스로 위안했던 그 배안...
저녁을 맛있게 먹고 ,저녁은 수영장으로 배달해서 먹었다.
별을 보고 누웠다.
필하늘의 별은 서울의 별보다 더 나와 가까이 있는 듯하다.
그리고 팔라완의 별은 어느곳에서 의 별보다 더 반짝이는듯하다.
오늘밤의 별은 낮의 힘겨웠던 여행길을 아는지 우리에게 더 반짝인다.
우린 또 했다.
369 369
그리고 귀신이야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