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가다보면 이곳저곳에 쌓여있는 쓰레기 더미가 곧잘 눈에 들어온다. 일반 쓰레기를 비롯해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쓰레기 등 잡다하다. 문제는 쓰레기가 주는 불쾌감이나 불결함이 아니라 사회질서 의식의 부재라는데 있다. 사람이 살다보면 그에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쓰레기는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필연적 조건을 어떻게 소화하느냐가 중요하다.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쓰레기 더미 대부분은 행정당국이 처리하지 않고 내버려 둔 것이다. 규격에 맞지 않는 봉투를 사용한데다 잡다한 쓰레기를 한꺼번에 쑤셔 박아 내 놓을 경우 수거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무분별하게 발치된 쓰레기들이 주변 환경을 해칠 뿐만 아니라 쓰레기가 한 곳에 뒤섞여 악취까지 풍긴다. 무나 답답한 마음에 구청에 민원을 넣으면 원룸이나 빌라 주인 대부분이 처리를 요청하는데 그들의 얘기로는 내국인뿐만 아니라 동네에 거주하는 외국인들도 버리고 간 다고 한다. 또 이런 전화를 받을 때마다 관내 모든 곳에 CCTV를 설치할 수도 없고 매번 감시를 할 수도 없는 형편이어서 해결책을 마련할 수 없는 것이 답답하고 안타깝다는 말도 곁들인다. 시대에 따라 쓰레기양이나 질도 변한다. 통계에 따르면 1인 가구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1인 가구의 쓰레기 배출량이 4인 가구보다 두 배 정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배달 문화와 같은 소비패턴이 정착하면서 각종 포장재, 플라스틱 사용량 급증과 일회용품 사용 증가 등 갈수록 쓰레기 배출량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어서 이에 대한 대비책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하거나 일회용품을 사용하기보다는 자연 친화적으로 분해되는 포장재를 이용하는 기업이 이득을 볼 수 있는 정책을 구상해야 한다. 또 최근 코로나 19의 여파로 온라인 주문 비율이 급격하게 늘었다.
이에 따라 불필요한 포장이 다량으로 발생해 이를 처리하는 것 역시 문제가 됐다. 일부 기업에서는 배송물품을 포장할 때 에어셀 대신 종이를 이용하거나 젤 대신 물을 채운 아이스 팩 등을 이용하기도 한다. 쓰레기 문제는 이런 통념적인 차원을 넘어 이제 지역 특수상황에 따라 유형을 달리한다. 울산의 경우 다른 도시와 달리 내국인 대비 외국인 거주 비율이 약 10% 정도 높다. 따라서 쓰레기 민원에 있어 의사소통문제가 발생한다는 게 행정 담당부서의 설명이다. 외국인이 청사를 방문해 대형폐기물 스티커를 발급받을 때 의사소통에 문제가 발생해 이후 실행 단계에서 종종 엇박자가 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쓰레기 배출에 대한 이해를 돕고 무단투기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쓰레기 종량제 봉투 전면에 한글ㆍ영어ㆍ중국어를 함께 표기한 종량제 봉투를 제작해 배포했다고 한다. 그러나 나타난 결과는 그동안 외국인들의 올바른 쓰레기 배출에 대한 인식이 낮았던 것이 아니라 배출 방법에 대한 적절한 안내가 부족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따라서 향후 종량제 봉투에 외국어를 병기해 얻을 수 있는 효과를 살펴보고 이에 맞춰 음식물 쓰레기나 재활용 쓰레기 등에 대한 안내에 이를 접목해 제작해 홍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쓰레기 문제는 더 이상 내외국인,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국가적 문제이자 세계적 문제이기도 하다. 최근 코로나 사태로 동남아 지역이 우리 쓰레기 수입을 중단하자 국내에 쓰레기가 그대로 쌓이지 않았는가. 쓰레기를 단순한 인간 생활 부산무로 치부할 게 아니라 환경차원에서 다뤄야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