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사촌언니의 딸내미를 시집 보내는
예식에 참석했다.
예식이 6시라서 이른 저녁을 먹게될테니
점심은 남편이 끓여주는 '짜왕' 이란걸 먹었는데
끓여주는 남편은 짜왕이 짜파게티보다 비싸다는데..내 입맛에는 쓰기만 하고
별 맛이 없기에..."나 다음에는 이거 안 먹고 짜파게티 먹을래!" 했더니
남편은 내 입맛이 그지같다는 표정을 지었다.
"비싸면 뭐해..내 입에는 쓰고 맛 없는걸!" 하고
다른 말을 못하게 막아 버렸다.
예식장에 다녀오면 반드시 떡을 싸오는 내게
남편이 비닐팩을 작은것으로 세장이나 준다.
떡. 양념게장. 장어 이렇게 담아 오란다.
같이 가서 먹으면 좋을 껄..
끔찍하게도 우리집 행사에 안가서 '이혼했냐'는 소리를 듣게 만드는 특이한
남자다.
3시에 고속터미널에서 시골에서 올라온 언니를 만나서
삐까번쩍한 신세계백화점을 구경하고
예식 30분전에 도착할 요량으로 4시50분에 알람을 맞춰놓고 구경하는데...
언니가 화장실을 찾는 바람에...
난 올라가보고 싶지도 않은
2층을 거쳐 3층까지 갔다가
"언니야 얼른 식품부로 내려가자 기분 이상해져서 여기 못 있겠다.
루이비* 등등 매장앞에서 줄서 있는 꼬라지 비위 상한다"하며
서둘러 내려왔다.
내가 돈이 없어서라기 보다는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의 나영희를 보는 것처럼
이상스레 역겨웠다.
예식 40분전에 식장에 도착해서 승강기를 타려다가
예식시간 안내판에 써 있는 식 시간및 돌잔치 안내문을 보다가
어...
오타났네.
신랑 아버지 성씨가 틀렸네, 하면서
신랑이 K씨인데
신랑 아버지가 S씨야.
오타 냈다고 알려줘야 겠다며 사진을 찍었다.
뭘 저런것을 오타를내니..이러면서.
그리고 7층에 올라 갔는데...
울랄라 .. 방명 접수대 거기에도 이름이 그렇게 되어 있다.
그제서야 언니랑 나랑 눈을 맞추고..(입을 다물고)
봉투를 내고 식장안의 신부측 원탁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오타가 아니라 신랑의 아버지가 새 아버지인가봐...하면서
식장안의 원탁 테이블에는 번쩍이는 황금접시가 셋팅 되어 있는게...스테이크를 주는것 같다.
그래서 간에 기별도 안가는 앞저트 (뒤에 나오는게 뒤저트 ㅋ~) 음식들이 나오고
이어서 먹음직해 보이는 스테이크가 나왔는데..입에서는 계속
김치를 원하는데...피클조차도 접시에 없어서
검은제복을 입고 서빙하는 분을 불러서...긴급요청..피클주세요. 포기김치면 더좋고...ㅎ ㅎ ㅎ
기다리다 기다리다 피클이 나왔을 때는 난 이미 다 먹은 뒤였고
그래도 그 피클로 간신히 니글니글한 속을 달래고
우리와 동석한 여자 5명은 언니의 이대 동창인가 했더니
창덕여고 동창들이란다.
그 분들은 언니와 나를보고 신부엄마의 친구인가 했다고...
친구가 아니고 4촌이라고 하면서
내가 나이들어 보이는거야? 큰언니가 젊어 보이는거야? 하며
사촌언니 친구들의 눈을...의심했다.
그 예식에는
우리 오남매중 4남매가 참석했고 작은 오빠만 다른곳에 행사가 있어서
내게 축의금을 보내면서 ...대신 전하라 했는데
멋지게도 30만원을 보내왔다.
10만원은 내 심부름 값이란다.
오빠,나 이런 심부름 자주 하고 싶다...했더니
그래..자주 있으면 좋겠다. 라고 대답하니..말은 이렇게 이쁘게 하는게 듣기좋다.
울 작은 오빠 너무 멋지지 말임!
전에 큰오빠는...조의금이며 축의금이며 봉투는 자기가 다 챙겨 갔으면서
누구 결혼식이 있다고 연락오면
대신 가라고 알려 주면서...송금 조차도 안 해왔었다.
돈을 주면서 심부름을 시켜야 할텐데..어지간히 싸가지 없는
극과 극을 달리는 오빠다.
큰오빠는 그렇게 아낀 돈으로 잘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간만에 경조사에 나타난 큰 올케는
옷을 아주 멋진 원피스를 입었다.
겉에 걸친 코트까지도...고가 브랜드다 싶은데 아주 잘 어울린다.
저 분들이 드디어 돈을 쓸 줄 아시네.
언니..오늘 옷 되게 잘 어울린다.
이쁘다...
안 입게 되면 나 줘~ 하고 ..장난을 쳐봤다.
이쁘다는 소리에 활짝 웃는 큰올케.
살이 전혀 찌지 않은 올케
나랑 체격이 비슷하다.
옷이 잘 어울리는 모습이
이제서야..교장선생님 사모님 같다고나 할까?
아버지는 3남 1녀중 막내셨고 모두 고인이 되셨다
그 삼남중 큰아버지의 맏딸인 사촌언니가 자신의 딸을
시집 보내는 것이었다.
둘째 아버지는 청주에서 사셨는데
무려..9남매인지 10남매인지를 두셨는데
청주 사촌들은 행사에 나오는 사람은 정해져 있어서
큰언니와 큰 오빠인데 그날은 그 큰언니 결혼기념일이라서
자녀들이 보내주는 여행을 가셔서...큰 오빠, 작은오빠 내외가 오셨다.
청주식구들은 늘 맏이들만 참석해서..사촌이라고 해도 나머지는 도통
얼굴을 알 수 없어서 길에서 만나서 싸우지 않으면 다행이다 싶을 정도다.
그런것에 비해 우리 남매는
참으로 열심히 친척의 애경사에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
울 아버지 어머니가 생전에 애경사에 잘 참석하는 것을
보며 자랐기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같은 테이블에 앉았었던 고모의 외동딸인 사촌언니는
고모를 닮아 환갑 넘은지 5년이 되었어도 여전히 이쁘다.
사촌이라고 하면서도 고모가 김씨에게 시집갔으니 언니도 김씨인데
자꾸 우리 성씨와 같은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주말이라고 인천에서 버스를 타고 온 작은언니 내외랑 합석한 우리는
내가 보여주는 사진을 보더니
"우린 지난주에도 예식에 다녀왔는데 거기도 성씨가 다르더라." 한다.
신부 아버지의 인맥을 보여주듯이 주례는 국회의장하셨던...누구 라는데
난 모르겠고
신랑신부가 9년간 사귀었다는 말에...하객들은 박수를 쳤지만
10년 사귀고도 살다가 헤어지는 동서커플을 봤기에
크~ 하고 웃으면서 오래 사귄게 자랑이 아닌데...했음이다.
인천에서 온 언니는
나 준다고 고추가루를 무겁게 쇼핑백에 담아 왔고
난 추석무렵에 샀던 언니 구두를 건네줬다.
느긋하게 식사를 한 우리와 달리
큰 언니는 터미널에서 막차가 7시50분이라서
서둘러 먹고 시골로 바로 내려 갔다.
예식은 우리 예식이 마지막 이라고
장식했던 생화를 가져가도 좋다고 해서
원탁에 꽂혀 있었던 다발 하나 가져와서 유리병에 꽂았더니
어제 저녁엔..장미가 활짝 피었고
물병에 물이 절반으로 줄어 들었다.
우리집에 꽃이 들어온게..얼마만인지...
꽃에서 향기가 나...하는 남편 말에
그럼 꽃에서 향기나지 생선내가 나려고?
20171114 단비님 놓치면 존트럭불타와 일본가야지..하다가
어...14일이다. 11월14일은 뭔 날이지? 검색하다 무비데이라고 말하는 커퓌.
@북앤커피
커피님. 따끈한 사진 올려주삼.
얼굴이 가물 가물해요.ㅋ
@북앤커피 아니 일단 사진빨 로..
여긴 그런모임 않하는 카페 라든데
@행복한 맘
ㅋ~
예전 모습으로 기억해주소서
짜글짜글합니다
ㅎㅎ
@새공
마자요
몰래 만나는건 상관안하는데
공지 올려서 공개모임은 못하게 해요
@북앤커피
현재 모습이 궁금 해요,
어떻게 변하셨을까? ㅋ
@행복한 맘 궁금하면 오배근 송금필수
@새공
ㅋㅋ
@새공
새공님
잠 안자고 뭐하슈.ㅋㅋ
@행복한 맘 님과쿼피님 생각에 잠 못드는 밤이구려
가을 타나베
@새공
워따 고것이 참말 이당가요?ㅋ
가을 저도
엄청 타고 있네요.ㅋ
@행복한 맘 마음은 안 타고 육신이 타요
@새공
나는 마음이 타는디
육신이 타는건 또 뭐다요?ㅋ
@행복한 맘 온몸 관절 마디마디가 욱신거리요 가을탄다고~ㅎ
@새공
너무 몸을 혹사 시키지 마유.
너무 부지런하셩~ㅎ
저도 여러곳 에서 웃었네요.
밥상 보고도 한참 웃었어요.
여자보다 더 얌전하게 차려다 바치시는는군요.ㅋ
커피님을 부러워해야 할지
아리송 하네요.ㅋ
부러운거 아님
ㅋㅋ
커피님 자제분도 장가 보낼때 이런 호텔에서
멋지게 보네세요,
한번도 빕지는 못해지만 수표한장 들구 축하 해주려 갈게 유,
저는..저런거 하나도 안 부러운 사람으로
스몰웨딩 하게 될것 같습니다.
그 수표가 혹시..100만원?
@북앤커피 10만원 입니다,
그러면 적자 인가요,
ㅋㅋ
@박탁프
에이...
지금부터 적금 넣으세요.
ㅋ~
요즘같은 스산한 갈 날씨에 포근함을 주는
정이가는 글 잘 읽었어요
나에 하루를 보는듯
글에서 인간 냄새가
나는듯 합니다
또 좋은글 주세요
만동님 반갑습니다.
사람 냄새가 좀 나지요?
ㅎ~
제가 쓰는 글이 좋은 글이 라고는
장담 못하지만
글은...또 쓰겠습니다
ㅎ~
9년 사귀면 부부처럼 덤덤 할 것 같네요.
설레임도 없고...
그래도 익숙해져서 편하고 좋은 점도 있겠죠?
요즘 젊은 사람들은 길게 연애하지 못하고 냄비사랑을 하던데 9년 사귀었으면 눈빛만 봐도 서로를 알겠어요.
자랑도 아니지만 그래도 깨진 건 아니고 해피앤딩이니까 좋은 거겠죠.ㅎ
오늘이 월급날이라서 오전까지 마무리 하고 들어와 보니 댓글수가 장난이 아니네요.ㅎ
저녁 맛나게 드세요.
한 편으로 드든 생각
뭘 재느냐고 저것들이 저렇게 오래 있었을꼬...ㅋ ㅋ ㅋ
지겹게 교제했네요 ㅎ
서로 무덤덤할듯요.
그러게요.
둘 다 아주 편해 보이는 인상이었어요.
시어머니 인상이...오우~ ㅋ ㅋ 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물론 그렇지요.
제 동서도 10년 사귀고 16년정도 살다 별거시작했고
이야기 속에 저 들은 9년 사귀었다 하고
ㅎ~
나도
내일
우리 큰 성 딸 결혼식에 간다우
재혼이라고 혼란스러워 하는 큰 성 때문에 며칠간 마음이 복잡했음이...
근데 큰오빠네가 웬일로 오셨디야?
다른 예식도 아니고
큰아버지의 맏딸이 딸을 시집보내는 것이니까
오빠가 큰집으로 시골에서 서울로 유학해서 지냈으니
큰댁의 고마움을 빼면 안되지
그러니까 오빠는 저 사촌과 같이 지낸거지 한 집에서...
@북앤커피
그나마
사람도리를 쪼꼼은 아시는구나
@앙마와 마녀
그래도
십만원만 부조했을꺼다에 1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