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의 60대 어민이 95일이나 태평양을 표류하며 거북이들, 새들, 바퀴벌레들을 잡아 먹고 버틴 끝에 가족과 상봉하는 감격을 누렸다.
영국 BBC가 16일(현지시간) 보도한 데 따르면 막시모 나파 카스트로(61)은 지난해 12월 7일 2주 동안 고기잡이 여행을 위해 페루의 남쪽 해안 마르코나 마을을 떠났다. 그런데 열흘 지났을 때 폭풍우가 일어 그의 배를 코스에서 밀어냈다. 그는 생필품이 떨어진 채 표류하기 시작했다. 그의 가족은 수색을 시작했지만, 페루 해양순찰대는 그의 위치를 특정하지 못했다.
막시모는 빗물을 모아 마시며 눈에 띄는 것들은 뭐든지 먹으면서 구조될 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러다 지난 12일에야 해안에서 1094km 떨어진 곳에서 탈수 증상에다 위중한 건강 상태의 그를 에콰도르 해양순찰함 돈(Don) F 호가 발견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지난 14일 에콰도르 국경 근처 파이타에서 형제를 힘껏 끌어안고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이 자리에서 바다거북이들을 먹기 전에는 바퀴들과 새들을 잡아 먹었다고 털어놓았다. 마지막 15일은 음식을 아예 먹지 못한 채 버텼다고 했다.
태어난 지 두 달 밖에 안 됐던 손녀 등 가족을 생각하는 것이 견디는 힘이 됐다고 했다. "매일 엄마를 생각했다. 감사하게도 하느님이 내게 두 번째 기회를 주셨다."
모친 엘레나는 현지 매체에 친척들은 아들이 돌아올 것을 믿고 있었다면서 본인은 희망을 잃기 시작한 상태였다고 털어놓았다.
구조된 이후 카스트로는 의료 평가를 마친 뒤 건강에 문제가 없으면 페루 수도 리마로 송환됐다. 호르헤 차베스 국제공항에서 그는 딸 이네스 나파를 취재진이 에워싼 가운데 감격적으로 조우했다. 딸은 집에 돌아오는 것을 환영한다는 뜻에서 페루 국민음료인 피스코 한 병을 선사했다.
그의 집이 있는 이카 지구 산 안드레스의 이웃과 친척들은 축하하기 위해 길거리를 장식했다고 현지 RPP 통신에 얘기했다. 조카딸 레일라 토레스 나파는 바다에서 실종됐을 때 지나버린 생일 잔치를 뒤늦게 열어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녀는 RPP에 "생일 날은 그가 (바다에서) 먹을 수 있었던 것이 작은 쿠키 하나 뿐이었기에 특별했다. 해서 그가 다시 태어난 날이라 우리에게 그 날은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러시아인 미하일 피추긴이 동쪽 끝 오호츠크해를 작은 구명 보트로 두 달 이상을 표류하다 구조된 일이 있었다. 엘살바도르 어부 호세 살바도르 알바렌가가 태평양을 떠돌다 기적적으로 14개월(438일) 만에 생환하기도 했다. 그는 2012년 말 멕시코 해안을 떠났는데 2014년 초 마셜 제도에서 발견됐다. 그도 살기 위해 빗물과 거북이들을 먹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