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하와 얼굴들의 공연 '모노'가 열린 첫날인 지난 10일 서울 연희동에 있는 소극장 '모텔룸'에서는 기이한 광경이 벌어졌다. 관객 30여명은 모두 머리에 헤드폰을 썼고 밴드 멤버들 역시 모두 헤드폰을 쓰고 연주를 하거나 노래했다. 헤드폰은 모두 음향 장비에 연결돼 있어, 이를 벗으면 공연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전기기타와 베이스의 현을 튕기는 소리, 전자 드럼 두드리는 스틱 소리와 보컬의 노랫소리만 들렸다.
이미지 크게보기장기하와 얼굴들의 새 공연에서는 밴드 멤버들과 관객 모두 헤드폰을 쓰고 있었다. 스피커 없이 헤드폰으로 소리를 전달하는 공연이었다. /두루두루아티스트컴퍼니
관객들이 무선 헤드폰을 쓰고 헤드폰으로만 들리는 음악에 맞춰 춤추는 '사일런트 디스코'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던 때가 있었다. 구경꾼이 볼 때는 희한한 장면일 수밖에 없다. 장기하는 이를 라이브 공연에 차용했다. 장기하는 "바로 옆에서 귓속말을 하고 나만을 위해 노래해 주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일명 '고막 라이브'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