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의 소국에 있는,
눈을 뗄 수 없는 흑백의 정겨운 시골 풍경.
존재조차도 희미한 작은 마을.
그 작디작은 촌 구석에 있는 더 조그만 학교.
그 조그만 학교 속에 더 조그만 소년. 빈체는 수업을 듣고 있다.
사실은 안듣고있지만.
작은 나라의, 작은 마을의, 작은 학교의,
작은 소년의 작은 머릿속에는 도무지 수업이 들어가지가 않는다.
역시 학문에는 끝이없다.
내 머릿속에 너를 앉힐 자리는 없구나, 공부야.
어휴, 그냥 집에 가고싶다.
작은 나라의, 작은 마을의, 작은 학교의,
작은 교실을 채우는 조그마한 학생들은 겨우 7명.
땡땡이를 왜 그렇게 많이 쳤냐고?
그게 아니라 작은 마을이라 아이들이 별로 없다.
작은 나라의, 작은 마을의, 작은 학교의,
작은 종이 울린다. 작은 아이들이 학교를 뛰쳐나간다.
작은 아이들 중에서도 작은 빈체가 1등이다.
작은 학교에서 뛰어나와, 작은 집으로 돌아간다.
작은 집에는 빈체의 큰, 커다란 아버지가 있다. 그리고 작은, 조그만 어머니가 있다.
그리고 더, 더, 더더더더더 작은 빈체가 사는 집이다.
"다녀왔습니다!"
빈체는 집안으로 신나게 뛰어 들어온다.
1등으로 하교해서 별거 아닌데도 왠지 기분이 좋다.
대답은 없다.
그러나 조용하지는 않다.
커다란 아버지의 커다란 목소리가 들린다.
오늘도 어머니가 작아지는 날인가보다.
빈체도 덩달아 작아진다. 심란하다.
빈체는 자기 방으로 바로 가서 일찍 자기로 했다.
시간은 오후 1시였다.
잠이 올리가 없지만 억지로 잠을 끌어당긴다.
오늘도 양을 세야겠다.
하나, 둘, 셋, 넷...
작은 마을에도 달이 떴다. 작은 달이다.
흑백의 마을은 어둠이 됐다. 깊은 밤이 됐다.
빈체는 잠이 깨고 말았다.
더 자려고 하는건 무리다.
그냥 잠 자는 것을 포기한다.
창가에 가만히 앉아 작은 집의, 작은 창문을 열어
하늘에 떠 있는 작은 달을 본다.
무지 심심하다.
그리고 창문을 여니 좀 춥다.
작은 창문을 닫고 작은 침대 위로 올라가 작은 이불을 덮는다.
또 잠이 온다. 거 참 잠이라는건 정말 끈질긴 녀석이다.
그 날 밤, 작은 집에서 큰 아버지가 나왔다. 작은 어머니도 나왔다. 끌려나왔다.
잠시 후, 큰 아버지가 작은 집으로 돌아왔다. 작은 어머니는 어디로 갔을까?
다음날이 되었다.
빈체는 일어났다. 야, 참 많이도 잤다.
얼굴이 퉁퉁 부어버려도 할 말이 없다.
빈체는 조금 슬펐다.
작은 집의 커다란 아버지가 없어졌다.
빈체는 크게 슬펐다.
작은 집의 조그만 어머니가 없어졌다.
얼마 뒤,
빈체의 조그만 어머니는 큰 산에서 발견되었다.
작은 마을에 큰 비가 내리고,
작은 빈체는 작은 눈물을 흘렸다.
으앜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심오하고 암울하네요
첫댓글 작은 이라는 단어 정말 많이 나오네요... 게다가 어머니가 죽다니.. 불쌍한 빈체.ㅠ-ㅠ
말 그대로 작은 이야기죸ㅋㅋㅋㅋㅋㅋ
농담입니다
우오오오!!!시적이에요~
전 이런거 되게 좋아합니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