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에이 최고 문화 복합공간인 게티센터를 찾았다.
게티센터는 엘에이 시와 태평양 바다가 한눈에 바라다 보이는 산타모니카 언덕바지, 브렌트우드 힐에 자리한다.
총 면적 92만 평의 대지에 건축가와 디자인 팀의 유기적인 협력체제 아래 폴 게티 뮤지엄 등 다섯 개의 건축물과
조망이 뛰어난 정원을 조성했다.
현대 건축가로 명성을 쌓아 온 리차드 마이어(Richard Meier)가 건축 설계를 맡은 게티센터는 게티의 과거 뿌리와
미래에 대한 신념을 표현해 내기 위해 인간과 고전적 체제 그리고 유기적 형태의 조화를 통해서 21세기판 건축의
아크로폴리스를 재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게티센터를 말하기 전에 게티 가문을 알 필요가 있다.
폴 게티가 미국 최고의 부자로 알려지게 된 것은, 1957년 <포춘>이 미국의 400대 부자 순위를
처음으로 집계해 발표하면서 1위로 폴 게티를 올렸을 때다. 당시 그는 최초로 억만장자로 일컬어졌다.
폴 게티는 석유사업으로 엄청난 재산을 축적한 미국의 유명한 기업가문이다.
할아버지인 JEAN PAUL GETTY (1892-1976), 그리고 그의 아들인 SIR JOHN PAUL GETTY
(1932–2003)는 미술품수집가로서의 명성도 갖고 있었다.
유럽에 비해서 역사가 짧은 미국은 상대적으로 영국의 대영박물관, 프랑스의 루블박물관, 이탈리아의
바티칸박물관, 그리고 대만의 국립박물관처럼 국가나 왕족이 주도하는 대형박물관보다는 개인소장가가
세운 박물관이 많은 편인데 그중 가장 많이 알려진 곳의 하나가 게티센타이다.
405번 도로변의 언덕으로 입구에서 게티뮤지엄이 들어선 복합단지 까지는 트램카를 이용하게 되어 있다.
자동차는 입구의 주차장에 주차하는데 게티센타 입장료는 없지만 자동차를 가지고 온 관람객은 인원수에
관계없이 주차료만 대당 8불을 받는다.
이동-트램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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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서 지상으로 올라오면 트램 스테이션이다.
수평 엘리베이터 트램이 약 1.2km 거리의 언덕까지 시속 15km 미만의 완만한 속도로 방문객을 실어 나른다.
트램은 전기 동력을 사용하므로 매연이 없고 케이블 구동시스템으로 공기쿠션 위를 마찰력 없이 움직인다.
뮤지엄이 자리한 해발 260미터 정상까지 5분이 소요되는데 트램을 탄 순간 모처럼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멋진 여행이라도 떠나는 듯한 묘한 행복감에 젖어들었다. 만일 관람객들이 언덕길을 걸어 올라가야 한다거나
따로 요금을 내고 다른 탈것을 타고 가게 했다면 그런 행복감은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건축물과 정원- 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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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바지 위의 건물들은 폴 게티 뮤지엄을 비롯하여 게티연구동, 게티보존 연구소,
게티재단 게티트러스트, 사무동 등 공용 또는 사용으로 쓰이고 있다.
게티센타의 정원과 풍경들은 건물군과 단지의 바탕구성과 색조가 어울려 조화를 이루고 있다.
가장 주목할 곳은 <센트럴 가든>인데 설계자인 거장 로버트 어윈(Robert Irwin 1928~ )은 이 정원을 가리켜
"예술적 영감을 불러 일으키는 정원 형태의 조각품" 이라고 했다. 게티 센타 안내지도에도 이 센트럴 가든을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소개하고 있는 것을 봐도 "정원형태의 조각품" 이라는 말이 지니는 의미를 짐작할 수 있다.
게티센타의 다른 정원들은 조경 건축가 로리 올린이 리차드 마이어와 협력해서 설계했다.
갤러리로서의 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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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_JPG[2].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chosun.com%2Fweb_file%2Fblog%2F427%2F10427%2F3%2Fprofile_JPG%255B2%255D.jpg)
트램 출발을 기다리는 동안 자연스럽게 <프란과 레이스타크> 조각공원에 서있는 현대 조각 작품이
눈에 들어온다. 이 <프란과 레이스타크>의 콜랙션 중에는 연못가에 자리한 헨리 무어의 거대한
Large Form 을 비롯하여 가든 요소요소에서 모두 30점에 달하는 조각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야외 전시 조각품들은 <프란과 레이스타크>가 기증한 것과 20세기 유럽 및 미국의 저명한 작가들의
대표작 들이다. 조각품은 게티센타 전체를 망라하여 홀로 또는 그룹으로 배치되어 있는데 배치 원칙은
작품에 사용된 소재와 조화 되는 주변여건이나 칼라를 고려한 것이다.
예를 들면 Ellsworth Kelly의 작품 "무제"는 마이어가 설계한 뮤지엄 입면과 기둥의 설계의도와 잘 매치
되는 것으로 판단하여 뮤지엄 남단 테라스에 배치되었고 헨리 무어의 ""모자상"은 트램 스테이션 우측 맨
앞에 배치되어 있는데 이것은 작품의 부드러운 굴곡과 작품 뒤로 펼쳐 보이는 산타모니카의 굴곡있는
지형이 서로 조화를 이룬다는 점 때문이다.
인상적인 작품으로는 마틴 퓨리어(Martin Puryer 1941~ )의 1997년 작품 That Profile 이었다.
뮤지엄 앞 광장 맞은 편에 자리한 이작품은 어찌보면 앙상한 모습의 볼품없는 파이프 구조물처럼 보인다.
약 13.5미터 높이의 이 작품은 스테인리스 스틸 파이프관과 강력한 브론즈 고리로 연결되어 가냘픈 여섯개의
다리위에 서있다.
이 작품은 작가가 흥미를 가지고 있던 사하라사막 이남 지역 원주민의 아프리카 예술-배 만들기나 바구니 짜기 같은
전통 공예기술-의 상징적 표현과 질료에서 영향을 받았다. 그가 영향을 받은 또 하나는 불필요한 요소를 덜어내고
본질적인 아름다움과 진정한 감각을 표현하고자 하는 예술 사조의 하나인 <아메리칸 미니멀리즘>이다.
야구 그로브나 어망을 연상시키는 이 퓨리어 작품은 작품이 놓이는 주변 여건이나 지형과 얼마나 조화를 이룰 수
있는가 하는 이른바 '대지 적합도'(Site-responsive)가 높아서 뮤지엄 쪽에서 보면 원근의 경관이 격자 프레임
안에 들어와 있기도 하고 반대 쪽에서 보면 뮤지엄 위에 창문이 붙어 있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그 자리에는 그 작품이 놓일 운명이기라도 한 것처럼 .....
건축물의 주제와 변주 '격자무늬'

마이어가 건축에서 사용한 완벽하고 미묘하며 노닐기 좋고 극적이기까지 한 네모와 원들의
형상이 건물군 전체를 구획하고 서로 보완하고 있다. 벽체와 바닥과 창문들이 사방 30인치 크기의
연속 격자로 이루어져 있다. 발아래 부드러운 바닥은 이태리의 <바그니 디 티볼리> 산 석회석이다.
이 석회석은 게티센타 대부분의 건물 외벽자재로도 사용되었다. 건물 외벽 석회석 표면에는 나뭇잎이나
조개류 같은 화석들이 보이는데 대표적인 화석이 보인다. 대표적인 화석 여섯 곳이 안내지도에 따로 표시
되어 있는데 이 화석 돌판은 마치 그림 액자 처럼 벽면에 돌출되어 걸려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로마의 콜로세움, 트레비분수, 바티칸성당의 건축자재로 사용된 석회암도 같은 채석장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뮤지엄 안마당
![linear_fountain_jpg[2].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chosun.com%2Fweb_file%2Fblog%2F427%2F10427%2F3%2Flinear_fountain_jpg%255B2%255D.jpg)

건물과 조경이 조합된 뮤지엄 안마당은 한 쪽이 아담한 멕시칸 사이프레스나무가 줄지어 심어진 약 60 미터 쯤
의 직사각형 분수대에서 아치형 물줄기가 솟아나고 있다. 서쪽 건물 쪽에 있는 원형 분수대 안에는 청색 무늬의
대리석 바위덩이들이 원래 자연에 있던 그 모습 그대로 옮겨다 놓은 듯 물 속에 놓인 자연 조각품을 보는 듯하다.
인공으로서의 건물과 자연스러운 조경이 최상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자연채광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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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엄 남쪽으로는 자연채광 미술관이 자리한다.
지붕창으로부터 내리 비추이는 자연채광은 컴퓨터 자동제어로 일정한 밝기를 유지 할 수 있고 빛의 차고
따뜻한 정도까지도 자동 조절된다고 한다.
계절과 일중 시간대 별로 프로그램 된 지붕창의 각도가 최적의 조명을 이루는데 필요한 빛을 조절하여 최대한
자연스런 색상의 회화들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게티 가문이 수집한 예술품은 고대 그리스의 조각품과 유럽의
유명한 회화 등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우리에게 친숙한 르노와르, 렘브란트, 세잔느, 고흐 등의 그림을 볼수 있다.
센트럴 가든-소리 색조 그리고 바탕구성
![센트럴가든_JPG[3].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chosun.com%2Fweb_file%2Fblog%2F427%2F10427%2F3%2F%25BC%25BE%25C6%25AE%25B7%25B2%25B0%25A1%25B5%25E7_JPG%255B3%255D.jpg)
![부겐빌레아_jpg[1].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chosun.com%2Fweb_file%2Fblog%2F427%2F10427%2F3%2F%25BA%25CE%25B0%25D5%25BA%25F4%25B7%25B9%25BE%25C6_jpg%255B1%255D.jpg)
![stream_JPG[1].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chosun.com%2Fweb_file%2Fblog%2F427%2F10427%2F3%2Fstream_JPG%255B1%255D.jpg)
어윈이 설계한 뮤지엄 센트럴 가든의 지그재그로 난 오솔길을 따라 가노라면 인공개울에서 흐르는
물소리가 들린다. 개울 바닥에 깔아 놓은 검은 빛이 도는 포석은 시에라 산기슭에서 가져온 돌인데
그 포석들의 요철을 따라 귀로 듣는 여러 가지 소리 조각품(SOUND SCULPTURE)을 감상할 수 있다.
센트럴 가든 바닥에는 원형의 돌계단이 놓여있고 개울에서 이어지는 폭포가 돌계단 벽체 한쪽을 건너질러
연 못으로 흘러드는데 원형 연못 안에는 여러 개의 동심원들이 3중으로 엮여 있고 이들 동심원에는 400여
그루의 서양 진달래를 심어 중심 원에는 붉은 꽃을 양쪽의 사이드 원에는 베이지색갈의 꽃밭 미로를 이루고
있다.
멀리서 보면 연못에 꽃밭 미로가 연못 물 위에 배처럼 떠서 또 다른 꽃밭 미로가 물속에 아름답게 비치는
환상적인 정경을 연출해 내고 있다. 가든 양 옆으로는 철근 원형 울타리 조형물이 트럼본 나팔관 모양으로
세워져 있고 울타리 안에 심은 부겐빌레아(bougainvillea) 붉은 꽃이 줄장미처럼 철근 조형물을 타고 올라
장관을 이루고 있다.
선구적인 '빛과 공간' 설치작품이라 할 어윈의 센트럴 가든은 그가 말하는 소위 마틴 퓨리어의 조각작품
That Profile 이 놓여야 할 특정 장소가 중요한 것 이상으로 대지 적합도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인 조건이
까다로운 작품이다.

많은 예술가들이나 건축가들이 모더니즘의 스타일을 고려하는 반면에 어윈은 어떻게하면 개인의 경험과
사적 공간을 개인의 감각과 정서와 합치되게 할 수 있을까 하는 방법론에 주의를 기울였다. 바로 다른 작가들이 브론즈나 오일 물감으로 어떤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면 어윈은 다양한 색조와 바탕구성, 나무들의 크기나 꽃,
콘크리트와 철물 그리고 보는이로 하여금 그가 작품 그 자체의 일부라는 느낌이 들도록 주변 환경을 다듬는
기술을 사용해서 자기만의 이미지를 창출해 냈다.
WARM AND COOL
뮤지엄의 남쪽 끝에 있는 돈대 모양의 하늘 정원은 캘리포니아의 사막에 어울리는 골든배럴 선인장과
칼럼선인장, 용설란 등이 가득 차 있어 그 위로 펼쳐지는 엘에이의 도시전경의 모습은 사막에 세워진 도시라는
인상을 강렬하게 전해주고 있다.
이 남쪽 정원은 북쪽 정원이 파랗거나 붉거나 회색 빛갈의 나무들을 심음으로써 보다 차거운 경관으로
보이는 것과 대칭되는 따뜻함을 나타낸다.
전망포인트
게티 센타 건축물 사방으로는 모두 여섯군데의 전망 포인트가 있다.
언, 방향에서나 엘에이의 원근 전경을 바라 볼 수 있는데 특히 서편 전망 포인트와 남쪽의 파노라믹 전망
포인트에서는 멀리 찬란한 햇빛에 반짝이는 태평양 푸른 바다를 바라 볼 수 있다.
특히 연구동 건물 입구의 석회석 4각 프레임은 그 자체가 연구동 문 역할을 하면서 이 프레임을 통해 보이는
서쪽 전망은 거대한 석회석 액자 속에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 해서 퍽 인상적이었다.
관람정보
관람시간
화 수 목 일요일 오전10시~ 오후6시
금 토 오전 10시~ 오후 9시
월요일과 주요 국경일은 휴관
입장료 없음
사진촬영
특별전시행사 때 특히 제한 하는 경우 외에는 후레쉬를 쓰지 않는 조건으로 사진촬영이나
비디오 촬영이 가능하나 상업적 배포는 금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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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게티센터'가 인터넷 신문 조선.com(블로그 뉴스)에 여행부문 톱 블로그 글로 소개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