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것에 이름을 붙일 때
맨 먼저 생김새를 보고 다음으로
하는 짓을 본다 했던 가
눈머럭대1)
눈이 먼 것도 아닌데
멀쩡한 눈 갖고 장님소리 듣는다
눈머럭대 먹으려면
우선 먹는 법을 배워야 한다
감은 눈 스스로 뜨게 하던지
눈 꼬리 부분 잘리지 않도록 잘 말아서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최대한 혀를 잘 굴린 다음
꼬리인지 초리인지를
구분해 낼 줄 알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입 속에서 한번 더 음미한 다음
분리 된 눈초리 부분만
부드럽게 뱉어 내야 한다
여러사람 보는데
여기저기 눈치없이 뱉어 대면
눈머럭대
보기 참 민망하다
1) 눈머럭대 : 바다 고동의 일종으로 입구에 눈 같은 혹이 붙은 것
첫댓글 달의 인력이 바닷물을 밀었다 당겼다 하는 과정에서 갯것들을 키우면 섬 사람들은 바구니 하나
달랑 들고 바다로 나가곤 하였지요. 자신을 지키는 힘 이라고는 바위색과 비슷하게 바꾸는 것이라지만
수십년 바다와 함께한 섬 사람들의 매서운 손을 피해갈 순 없겠지요. 눈머럭대!! 차가운 바람에 눈이라도
내리는 날 사랑방에 앉아서 김이 폭폭 나는 가운데 빼어먹는 그 맛을 지금도 잊지 못하겠습니다. 아무리
바닷물에 해감시켜도 늘 입 안에 모래가 씹히곤 했었지요. 섬 사람만이 담아낼 수 있는 눈머럭대에 대한
추억을 잘 표현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