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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니뇨 현상과 ENSO
 엘니뇨는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해수의 온도가 일정 기간 높아지는 현상이다. 그런데 정확하게 어느 지점의 온도가 얼마나 올라가야 엘니뇨 현상이라고 말하는 것일까? 또 높아진 온도가 지속되는 기간은 어느 정도일까? 엘니뇨의 발생을 살피기 위한 기준 해역은 적도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를 대표하는 지점이다. 이곳의 온도가 평소보다 0.5도 이상 올라간 상태로 5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엘니뇨라고 정의한다. 엘니뇨는 흔히 ‘ENSO(El Niño-Southern Oscillation)’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엘니뇨가 ‘남방진동(Southern Oscillation)’과 연관돼 있다는 이론 때문이다. 남방진동은 인도양과 남반구의 적도 태평양 사이의 기압 진동이다.
이것이 엘니뇨와 관련 있다는 것을 알아낸 사람은 20세기의 두 유명한 기상학자 길버트 워커(Gilbert Walker)와 야곱 비야크네스(Jacob Bjerknes)다. 1923년 길버트 워커는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두 지역, 태평양의 타히티와 오스트레일리아 북부 다윈 지역의 기압 사이에 강한 ‘음의 상관관계 ’가 있음을 발견했다. 타히티 지역의 기압이 높아지면, 다윈 지역의 기압은 낮아졌던 것. 그는 이 현상을 남방진동이라고 불렀다. (한쪽이 올라가면 다른 쪽이 내려가는 것이 마치 시소를 연상시키므로 ‘기압 시소현상’이라고도 부른다.)
1960년대에 야곱 비야크네스는 적도 태평양에서 일어나는 기압 시소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고민했다. 그러다 대기의 기압 차로 해수면 대기가 동서로 순환한다는 것을 알아냈고, 여기에 ‘워커 순환’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엘니뇨와 남방진동이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1969년 비야크네스는 마침내 ENSO의 특성을 상세하게 설명하기에 이른다. 보통 저기압은 따뜻한 해수면에서 형성되므로 엘니뇨 시기의 동태평양에는 저기압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공기는 고기압에서 저기압으로 흐르므로 저기압이 발생한 동태평양 지역에서 서쪽으로 부는 무역풍은 약해진다. 그는 이처럼 해수면의 온도가 기압의 배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서 엘니뇨와 남방진동의 연관성을 찾았다. 또한, 이런 기압 차이가 적도의 바람 방향을 평소와 반대로 만들 수 있다는 것도 비야크네스가 밝혀낸 사실이다.
정리하자면 엘니뇨는 대기와 해양의 상호작용으로 생기고, 남방진동은 해수면의 온도가 변함에 따라 대기가 변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남방진동과 엘니뇨는 독립된 현상이 아니라 서로 결합된 동일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두 현상을 통틀어 ENSO라고 부르게 됐다.
엘니뇨는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을까?
 엘니뇨는 동태평양 지역에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엘니뇨 시기의 따뜻한 해수는 동태평양을 넘어 날짜 변경선(중앙 태평양)까지 확장된다. 평상시 적도에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부는 편동풍이 강하다. 따라서 상층부의 따뜻한 해수가 서태평양으로 이동해 서쪽에 따뜻한 해역이 만들어진다. 해수표층이 서쪽으로 밀려간 동태평양에는 차가운 심층해수가 올라온다. 따라서 동태평양 지역은 차가운 해역이 된다. 그러나 엘니뇨 시기가 되면 동태평양 지역에 저기압이 형성돼 바람이 약해진다. 따라서 따뜻한 해수가 서쪽으로 밀려가지 못해 동태평양의 바다가 따뜻한 해역이 된다.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증가하면 대류 활동은 중앙 태평양으로 이동하게 돼 아래 그림과 같은 대류 활동이 일어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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