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이야기에 나오는 효자들은 부모가 병에 걸리면 산삼을 캐기 위해 산에 올랐다. 삼 한 뿌리에 담긴 영험한 기운을 믿었기 때문일 터. 지금은 다양한 가공품으로 구입과 섭취가 쉬운 인삼. 약효는 물론 역사와 문화까지 품은 인삼의 면면을 들여다봤다.
취재 김지민 리포터 sally0602@naeil.com
도움말 고성권 교수(세명대학교 한방식품영양학부)·김남희(약선 요리 연구가)·KGC인삼공사 홍보실 자료 제공 KGC인삼공사
모든 인삼은 유기농?
유기농 식품이 대세지만 ‘유기농 인삼’은 낯설다. 이유가 뭘까? 세명대학교 한방식품영양학부 고성권 교수는 “유기농 방식으로 인삼을 재배하기도 하지만 극히 드물다”며 대다수 인삼 가공 업체는 농림수산부에서 지정하는 잔류농약허용량 기준에 부합한 제품만 수매해 가공·판매한다고 전한다. 그렇다면 어떤 기준으로 안정성을 따져볼 수 있을까? KGC인삼공사는 안전성 기준과 분석 항목을 적용해 예정지 선정부터 최종 구매까지 290여 가지 안전성 검사를 최소 7회 이상 실시한다. 인삼의 약성 효과는 잔류 농약의 위험성을 뛰어넘기 때문에 안정성 판정을 받은 제품은 안심하고 섭취해도 된다는 게 고 교수의 조언.
초탕 +재탕
인삼은 고압 고온에서 추출하는 것보다 약한 불에 오래 끓일 때 약성이 잘 용출된다. 수삼이나 수삼을 말린 백삼, 수삼을 쪄서 말린 홍삼은 가공법이 다를 뿐 달이는 방법은 같다. 삼을 달일 시간이 부족하다면 홍삼 원액을 물에 타서 먹는 것도 방법. “간혹 진하게 먹는다고 초탕만 마시기도 하는데, 재탕에서도 유효성분이 용출되니 재탕한 뒤 초탕과 재탕을 합쳐서 먹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고 교수는 조언한다. 약선 요리 연구가 김남희씨는 화력 관리가 힘든 가스 불보다 도자기 재질 전기 슬로 쿠커를 사용하면 효과적으로 달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4년 vs 6년
일반적으로 홍삼은 6년 근을 최상품으로 여긴다. 6년 근이 되면 비로소 몸통과 다리가 균형을 이루어 사람의 형태를 닮은 인삼으로 성장하는 것. 이와 함께 잎과 뿌리 모양이나 뿌리의 비대성장 속도, 주요 약효 성분 등을 종합해볼 때 6년 근이 인삼 최고의 성숙기로 효능 또한 우수한 것으로 판단한다. 고 교수는 “홍삼 가공품은 영양소 함량이 중요하다”며 가공품을 선택할 때는 몇 년 근인가보다 원액 함량이나 부가적인 한약재 등의 성분표시 확인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튀기기보다 끓이기
인삼은 오래 끓여 인삼의 유효 성분을 용출해 먹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다. 김 요리 연구가는 “튀김은 열성을 극대화하는 조리법이어서 열성인 인삼에는 적합지 않다”고 한다. 인삼은 몸을 따듯하게 하는 성질이 있지만, 튀기면 소화 기능을 떨어뜨려 영양 성분이 체내에 흡수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인삼은 항상성이 있다. 예를 들어 낮은 혈압은 올리고 높은 혈압은 내리지만, 인삼차만 마셔도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홍조와 두통 등이 생기면 체질적으로 인삼이 맞지 않으니 삼가는 게 좋다.
미즈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