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초향이라 하면 다소 생소하게 들린다. 보통은 방아, 방애 등으로 부른다. 특유의 토종 허브라 생각하면 아주 좋은 답이다. 오래전부터 약초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곽향이 바로 이 배초향을 말린 것이다.
모종 및 씨앗 구하기
내가 사는 대전에도 종묘상에 가면 쉽게 포트모종으로 판매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몇 년 전에는 씨앗만 판매하더니 주말농장이 활성화되면서 여러 가지 모종이 나와 편리하다. 모종이 아니면 씨앗을 구입하든지, 시골에 들리면 씨앗을 맺은 꼬투리 몇 개 담아 와서 봄에 파종한다.
파종 방법 및 초기 관리

배초향 씨앗
배초향 씨앗은 아주 작아 손으로 몇 개씩 파종하기가 어렵다. 손으로 씨앗을 잡고 적당한 면적에 고루 흩어 뿌린 다음 쇠갈퀴 등의 농기구로 살짝 긁어 주고 물을 뿌려주면 된다. 작은 면적이라면 호미로 살짝 긁어준다. 싹이 트면서 주변의 풀들도 함께 자란다. 모종이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는 주변의 풀을 정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모종의 키가 10㎝ 정도 자라면 밭둑이나 귀퉁이 적당한 곳에 50㎝ 이상의 간격으로 옮겨심기한다.
재배 주의사항
[ 장소 선정 ]
배초향은 물 빠짐이 좋고 양지바른 장소라면 어디라도 키울 수 있다. 자생식물이므로 재배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그냥 들판의 풀을 옮겨 심는다는 기분으로 몇 포기 기르면 잎사귀도 이용하고 꽃도 즐길 수 있는 친숙한 채소가 된다. 다만 물이 고여 있는 곳은 피해야 한다. 장마가 길어지면 습해를 당해 말라버리는 경우가 있다.
[ 벌레 피해 ]
7월의 긴 장마가 끝나면 잘 자란 배초향의 줄기는 1m까지 성장한다. 이렇게 잘 자라던 줄기가 어느 날 갑자기 쓰러지고 잎이 힘없이 축 늘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는 벌레가 줄기의 연한 부분을 갉아먹어 시름시름 말라가기 때문이다. 이러한 포기가 해마다 전체의 20~30% 정도 발생한다. 그러나 이런 포기도 이듬해 봄이 되면 다시 새싹을 키우므로 가만히 둔다.
줄기를 파먹는 이 벌레는 박쥐나방 애벌레로 파먹은 줄기 주변에 배설물을 실로 묶어 덮고 그 속에서 산다. 이 벌레가 파먹은 줄기는 연약해져 바람에 쓰러지거나 부러진다. 주로 배초향, 익모초, 부용화 등의 줄기를 파고 들어가 피해를 준다. 드물게는 호두, 매실 등의 나무에 피해를 주기도 한다. 실제 벌레를 잡아보면 아주 연약하게 생겼는데 어떻게 나무를 파고 들어가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장마철 습해로 말라가는 배초향

벌레에 당한 줄기

박쥐나방 애벌레
자라는 모습
배초향은 이른 봄에 싹을 틔워 자라다 한여름에 꽃을 피우고 가을에 씨앗을 남기는 식물이다. 자라는 중간에 연한 잎을 수확하여 쓴다. 잎과 함께 연한 순을 뜯어 이용하면 좋다.

배초향 새싹, 3월 말

5월 초

꽃을 피우는 배초향, 7월 중순

씨앗을 남긴 모습, 11월 초
웃거름주기
척박한 곳의 배초향은 줄기가 가늘고 잎이 연약하다. 봄에 새싹이 돋아나는 시기에 포기 주변을 조금 파내고 퇴비와 깻묵을 섞어서 한두 주먹 넣어주고 흙을 살짝 덮어주면 된다. 이후에 크는 줄기는 굵고 힘차게 자란다.
방아는 그 잎을 쌈에 넣어 조금씩 먹어도 좋고, 추어탕에 넣으면 미꾸라지의 비린내를 완화한다. 생선매운탕에 조금씩 넣어먹으면 그 향기를 느낄 수 있다. 우리 집에는 추어탕에 이 방아가 들어가지 않으면 맛없는 된장국을 끓였다고 이야기할 정도다. 초피나무 열매껍질과 더불어 매운탕, 추어탕에는 아주 좋은 음식재료로 이용된다. 일부 경상도 지방에서는 이 향기를 좋아해 잎을 뜯어 부침개에 넣어 이용하기도 한다. 이 향기를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화장품냄새가 난다고 하며 아주 싫어하기도 하니 음식 재료로 이용할 때는 지역의 특성이나 식습관을 참고하여 이용하기를 권하는 채소다.
♣ 재배일지
내 고향 경남 울주군에서는 배초향을 방아라고 했다. 얼마 전에야 그 풀이 배초향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말려서 한약재로 사용하는데 그것이 곽향이라는 사실도 알았다. 토종 허브 배초향은 시골동네의 길가에 또는 담 밑에서 자란다. 텃밭 초기에는 포기를 구하지 못했는데, 이듬해 시골의 아버지께서 기르던 어미 포기를 2개 캐서 심었다. 그중에 한 포기는 없어지고 한 포기도 자라는 것이 시원찮았다. 그러던 중 2002년도에 지리산 쌍계사 계곡의 어느 마을에 민박을 하게 되었는데, 그 동네 방아가 유난히 잘 자라는 것을 보았다.
보기도 좋고 잎도 짙푸른 것이 먹음직스럽고, 향기조차 좋았다. 그때가 9월 중순이니까 일부는 꽃대가 말라가고 씨를 머금고 있는 시기였다. 그 꽃대를 몇 대 꺾어 편지봉투에 담아 왔다. 그리고 이듬해 봄에 밭 귀퉁이에 흩뿌렸다. 시간이 지나도 발아가 안 되어 실패라 생각하고 근대를 심으려 밭을 일구었다. 그러고 나서 그 다음 주에 밭에 가 보니까 온통 방아가 나고 있었다. 지금은 밭의 구석이 방아로 가득 차있다.
초가을로 접어들면서 꽃이 피기 시작한다. 꽃이 피고나면 열매를 맺으면서 꽃대가 시들어간다. 이 시들어가는 꽃대를 잘 말려 털면 방아의 씨앗을 얻을 수 있다. 씨앗을 직접 뿌려 가꾸는 것보다 모종상에 파종하여 옮겨 심는 것이 유리하다. 파종할 때는 씨앗이 작으므로 한쪽으로 쏠리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흩어뿌리기를 하고 호미 등을 이용하여 흙을 조금 긁어 주는 정도로 한 다음 물을 뿌려주면 된다.
포기가 조금 자라면 밭의 구석이나, 담벼락 등 귀퉁이에 50㎝ 간격으로 심어두면 된다. 여러해살이풀이므로 해마다 씨앗을 뿌려줄 필요는 없다. 해가 감에 따라 포기가 커지고 돋는 싹의 수도 늘어난다. 초기에 몇 포기 있으면 씨앗이 떨어져 온통 새싹이 돋아나게 된다. 이를 적당한 장소에 옮겨 심으면 개체 수를 늘릴 수 있다.
연한 잎이 봄철에 잘 자라다 초여름으로 접어들면서 갑자기 말라죽는 줄기가 생기기 시작한다. 이는 대 속에 구멍을 파고 들어가 연한 속 줄기를 갉아먹는 벌레가 있기 때문이다. 6월 말에 장마가 시작되고, 7월로 접어들면서 물 빠짐이 좋지 않은 땅에 있는 방아는 시들어 잎이 축 늘어져버린다. 이는 습해를 당하여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래서 물 빠짐이 좋은 장소를 선택해야 한다.
첫댓글 좋은글 감사 합니다. 한번 올봄에 모종을 구해 심어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