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성서에 나타난 성체성사
제1장 구약성서
3. 멜키세덱의 빵과 포도주 제헌祭獻(창세 14,17-21; 시편 110,4)
살렘 왕 멜키세덱은 떡과 포도주를 가지고 나왔다. 그는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을 섬기는 사제였다. 그는 아브람에게 복을 빌어 주었다. "하늘과 땅을 만드시고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이여 아브람에게 복을 내리소서, 그대의 원수를 그대의 손에 붙이신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께 찬양을 드리어라." 아브람은 자기가 가진 것 전부에서 십분의 일을 그에게 주었다. (창세 14,17-21)
야훼께서 한번 맹세하셨으니 취소하지 않으시리라. "너는 멜키세덱의 법통을 잇는 영원한 사제이다." (시편 110.4)
아브라함과 같은 시대에 살렘(Salem, 예루살렘)의 왕인 멜키세덱은 구약성서에서 두 차례(창세 14.17-21: 시편 110.4) 등장하는데, 예수 그리스도의 사제직과 깊은 신학적인 연관을 가진 인물로 해석된다. 멜키세덱이라는 말을 글자 그대로 해석한다면 '나의 왕은 의로우시다'이다. 27
창세기 14.18에 따르면 멜기세덱은 살렘 왕이며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제관으로, 왕들을 무찌르고 돌아오는 아브람(아직 하느님으로부터 아브라함이라는 이름을 받기 전)에게 빵과 포도주를 봉헌했다. 또한 시편 110.4에 나타나는 '멜키세덱의 법통을 이은 영원한 사제'란 그리스도를 상징한다. 이 시편의 성서 구절은 히브리서 6.20과 7.1에서 "예수께서는 멜키세덱의 사제 직분에 따라 영원한 대사제가 되셔서 우리보다 앞서 그곳에 들어가셨습니다. 이 멜키세덱은 살렘 왕이며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사제였습니다"라고 인용되면서 그리스도의 사제직이 멜키세덱의 법통에서 오는 것으로 아론과 레위인들의 제관직보다 우위에 있으며 어떤 율법의 규정에도 매이지 않고 그 모든 것을 뛰어넘어 하느님으로부터 직접 유래하는 것임을 말해 주고 있다.
그리고 멜키세덱의 빵과 포도주의 봉헌은 알렉산드리아 Alexandria의 성 클레멘스 1세 (St. Clemens. 30-101년) 때부터 성체성사의 전형으로 간주되어 왔다. 성 치프리아노(St. Cyprianus, 200-258년) 등 교회 신학자들은 이 사실을 들어 미사 때 성찬의 전례에서 반드시 빵과 포도주를 사용해야 하는 성서적 근거로 삼았다. 미사경본 성찬예식 전문典文,Canon Missae에는 "이 제물을 인자로이 굽어보시고 일찍이 주님의 의로운 종 아벨의 제물과 저희 조상 아브라함의 제사와 대사제 멜키세덱이 바친 거룩하고 흠 없는 제물을 받아 주셨듯이 이를 받아들이소서"라고 기도함으로써 그리스도의 희생 제물이 받아들여지는 예표豫表로 아벨의 제물, 아브라함의 제물과 함께 멜기세덱의 제물 봉헌이 언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