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색체 미세결손 증후군에는 프래드 윌리 증후군 외에 엔젤만 증후군,묘성증후군,윌리암스 증후군 등이 있다. 역시 염색체 이상으로 발생하는 다운증후군 등에 비해 비교적 많이 알려져 있지 않고,미세한 결손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진단이 쉽지 않다. 최근 첨단 분자생물학적 염색체 분석술이 발전하면서 조금씩 발견되고 있다. 국내 환자 수에 대한 조사는 전무하고 이들을 위한 전용 교육시설이나 주간 또는 단기보호시설도 부족한 실정이다.
◇엔젤만 증후군
15번 염색체 장완(긴 부분) 일부가 미세 결손돼 발생하는 것은 프래드 윌리 증후군과 같다. 하지만 프래드 윌리 증후군이 부계에게서 받은 15번 염색체에서 미세결손이 나타나는 반면,엔젤만 증후군은 모계에서 받은 15번 염색체에서 결손이 발견된다.
주요 증상은 ‘부적절한 폭소’외에 ‘꼭두각시’같은 불안정한 걸음걸이와 팔움직임. 그래서 ‘행복한 꼭두각시 증후군’이라고도 한다. 긴장 저하,경련,운동실조,소뇌증 등과 함께 언어장애,정신 박약 등을 동반한다.
◇묘성 증후군
5번 염색체 단완(짧은 부분)의 일부 결손에 의해 발생한다. 영아 때 고양이 울음소리를 내는 것이 특징. 그러나 돌이 지나면 울음소리는 없어진다.
출생시 체중이 적고 성장이 매우 느리다. 머리가 작고 얼굴이 둥근 것도 특징. 근력저하와 정신지체를 동반한다. 또 두 눈의 간격이 넓고 약 30%는 선천성 심장질환을 함께 앓을 경우도 있다. 신생아 5만∼10만명당 1명꼴로 발생한다. 완치법은 없고 정신지체에 따른 작업 및 물리치료 등이 전부.
◇윌리암스 증후군
7번 염색체 장완의 미세 결손이 발병 원인. 2만명당 1명꼴로 발생한다. 얼굴은 대부분 ‘요정’ 형태를 띠는 게 특징. 큰 입,크고 느슨한 아랫입술,납작한 콧마루의 들창코,약간 부푼 볼,불규칙한 치아배열도 주요 증상. 사시도 종종 나타난다.
저체중으로 출생하는 경우가 많고 근력 무력증과 골절 이완이 나타난다. 성장도 매우 느리다. 심혈관계 질환 등 심각한 병이 동반되기도 한다. 어릴 적 지나치게 활동적이거나 수다스러움,부적절하게 어른스러운 태도 등도 나타난다. 강박증 환자처럼 특정물건(자동차,기차 등)에 관심을 갖기도 한다. 환자의 90%는 소리에 민감하다. 유전자와 염색체적인 결함에 대한 치료방법은 밝혀져 있지 않다. 근육을 강화하기 위한 물리치료 등을 할 수 있다. 생후 1∼2년 때 과칼슘증(혈중 칼슘 농도가 높은 증상)이 발생하면,저칼슘제 처방을 할 수 있다.
◇원인
나타나는 증상들로 볼 때 대뇌 ‘시상하부’의 기능적 장애로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시상하부는 식욕,수면,성기능,정서 등에 관여하는 뇌의 가장 중요한 구조 중 하나. 또한 환자의 75% 정도에서 15번염색체 장완의 부분 결손을 보인다. 일부 환자는 15번염색체를 부모로부터 골고루 받지 못하고 어머니로부터 모두 받아 발병하기도 한다. 또 15번 염색체에 다른 종류의 돌연변이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산발적으로 발병하기 때문에 가족력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드물게 한 가구에 1명 이상 있는 경우도 보고된 적이 있다. 환아를 낳았을 때,다음 임신에서 환아를 낳을 확률은 1000분의 1이하다.
◇증상
신생아 및 영아기 때 근무력증에 의한 수유곤란(성장하면서 점차 사라짐),성장 부진을 보인다. 특히 음식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환자들에게 가장 심각한 문제. 이 때문에 1∼6세 때 급속하게 과체중 상태가 되고,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비만을 초래한다. 대부분 엉덩이,가슴,복부 등에 지방이 많이 생겨 보기 흉하게 바뀌기도 한다.
연령이나 체중에 비해 키가 작다. 얼굴의 특징은 좁은 이마,아몬드 모양의 눈,아래로 처진 입술,얇은 윗입술,작은 턱 등이다. 손과 발도 작은 편이다. 남아의 경우 음경이나 고환이 작고 잠복고환이 있다. 여아는 소음순,음핵이 작고 성장 후 불임일 경우도 있다. 남녀 모두에서 사춘기가 늦게 오거나 아예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지능저하도 공통된 증상. 평균 IQ는 20∼90 정도. 이 때문에 학습장애가 나타나고 학업성취도도 떨어진다. 욕구불만과 관련된 행동장애도 특징적 증상. 남모르게 많은 양의 음식을 먹거나,계속 먹으려 하는 등의 행동을 자주 한다. 말이나 행동을 할 때 할퀴거나 찌르는 등 공격적 성향을 띨 때도 있다. 때론 거짓말을 하거나 도벽을 갖고 있기도 하다.
◇치료
염색체 이상 유무를 알아보기 위해 세포유전학 검사를 먼저 시행하고,이상이 없다면 분자유전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치료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 단지 성기능 저하,저신장,비만에 대한 증상적인 치료가 전부. 식사량을 조절함으로써 비만을 예방할 수 있지만 최근엔 성장호르몬을 투여해 치료하기도 한다. 성장 호르몬 사용 후 체내 지방이 감소해 체중이 줄고,키가 크는 효과가 있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 하지만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되지 않아 경제적 부담이 만만찮다. 아주대병원 유전학클리닉 김현주교수는 “신생아 때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근력저하로 수유장애 등이 있거나,성장과정에서 갑자기 비만해지면서 저신장증을 보일 경우,그리고 정신지체나 외부 성기 발달에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PWS를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