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교통네트워크 논평]
평일-주말 요금 차등화 선택한 한강버스,
대중교통이라는 이름을 버려라
: 민간사업자의 재정지원금 지급기준을 맞춰주려는 꼼수
서울시는 9월 29일 오전에 한강버스의 주말요금 인상을 골자로 하는 요금개편 공청회를 개최한다. 요금 관련 공청회를 구태여 평일 오전에 개최하는 서울시의 유구한 전통도 문제지만 대중교통을 표방해놓고 요일 차등제 방식의 꼼수 요금인상을 밀어붙이는 속내는 더욱 문제다. 특히 이번 방침은 마치 주말의 이용 집중을 해소하기 위한 수요 분산 목적인 것처럼 말하지만 사실은 이용빈도가 높은 주말에 요금을 인상해서 계획 대비 낮은 실적을 맞춰주려는 꼼수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용목적에 따른 차등요금이 아니라 요금에 따른 차등요금이라니, 이와 같은 전례 없는 요금정책은 대중교통에서는 찾아보기도 힘든 선택이기도 하다.
승객늘리기 대신 요금인상으로 사업자 수익구조 맞춰주기
서울시는 2023년 타당성보고서를 통해서 배가 한 번 운행할 때마다 87명이 승선할 것으로 예상하고 연간 50억 원 수준의 승선료 수익을 계산했다. 그러다 SH공사를 통한 추가 차입금을 제공한 이후에는 오히려 목표치를 상향해서 한 회당 119명까지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2026년 3월부터 현재까지 78명 꼴로 당초 목표치에도 못 미친다. 그것도 계절적으로 수상 이용이 가장 활발한 5월 회당 92명, 8월 회당 89명 수준이어서 그렇지 초봄인 3월에는 63명, 비가 자주 왔던 7월엔 62명 수준에 불과했다. 이제 곧 겨울이 되면 사실상 이용률이 급감할 것이 분명해 당초 회당 87명의 ⅔ 달성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운영 차액을 재정지원금으로 주어야 하는 서울시는, 성과 중심의 보조금 제도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자세한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지난 9월 17일에 열린 한강버스포럼에서 ‘이용객 수를 늘리는 것’에 집중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서 짐작할 수 있듯이 재정지원금의 근거가 되는 성과는 승객수가 아니라 승선료 수입금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이번 요금인상은 더 이상 승객수를 늘리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서울시가 사업자에게 재정지원금의 기준을 목표 승객수 대신 승선료 수입 기준으로 해서 맞추려는 의도로 보여진다. 대중교통의 목표는 더 많은 승객의 이용이어야 할 텐데 요금을 올려 수익을 늘리겠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통행목적이 아니라 요일로 요금 차등화는 ‘대중교통’의 자기모순
일반적으로 국내외 대중교통에서는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시간에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시간대별 차등요금제를 실시한다. 서울시가 하고 있는 6시대 대중교통 요금할인이 그렇고 싱가포르의 유연요금제도 바로 그런 취지에 의한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 이 방법은 요금할인을 통한 인센티브로 이용시간을 변경하도록 유도하는 것이지 특정 시간에 요금을 인상하는 방식으로는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사람이 많이 몰리는 이유가 출근이나 통학이라는 목적통행이기 때문에 그렇다. 사람들이 해당 시간에 출근하는 이유는 회사가 그렇게 정했기 때문이지 이동하는 시민이 결정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이용자에게 불편함을 감수할 만큼의 인센티브를 제공해서 좀 더 일찍 이동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한강버스 주말요금 인상은 이런 맥락과 상관이 없다. 애당초 주말에는 목적통행이라는 것이 별로 없기 때문에 요금을 인상한다는 것은 수요분산이라는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 수요분산의 의미도 없는 요금인상을 강행하는 것은 결국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은 주말에 요금을 인상하여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것 말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한강버스의 주중 이용 중 출퇴근 등의 목적통행이 절반이나 되는 것도 아니다. 서울시가 이용자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목적통행이라면 기후동행카드 통합권 이용이 더욱 편리하다는 점을 고려하여 한강버스 통합권 발행 비중을 살펴보면, 지난 6월까지 940만장 발행된 기후동행카드 중 한강버스 통합권은 1만장 수준에 불과해 0.12% 정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강버스가 벤치마킹한 뉴욕시의 페리가 2025년 기준으로 평일 이용자 중 61%가 목적통행인 것과 비교된다. 즉 요일별로 이용목적이 달라서 요금을 차등화한다는 서울시의 주장은 마치 평일통행에서 목적통행 비중이 최소 절반 정도는 되어야 가능한 주장이고 그렇지 않다면 편법적인 요금인상에 불과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제 한강버스에 대중교통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낼 때
어떤 변명을 늘어놔도 현재 한강버스는 억지로 하기로 했으니 하고 있는 사업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거기에 막대한 재정적자를 재정지원금으로 주기로 했으니 서울시도 면이 안서겠다. 그렇다고 적자만큼 다 주면 또 욕을 먹을 것이 분명하니 성과 기반 지급 방식을 하겠다고 했는데 정작 대중교통의 본령인 승객수를 포기하는 수순이다. 애당초 수요 분담이 안 되는 교통시설을 대중교통이라고 우기기도 힘든 상황에서 서울시가 구태여 한강버스를 대중교통으로 유지하고자 하는 것은 재정지원금을 주기 위한 근거 마련 밖에는 남지 않은 상황이라 씁쓸하다. 이제라도 꼼수를 반복하지 말고 솔직하게 대중교통으로서 한강버스 시도는 실패했다는 것을 선언하라. 오세훈 시장과 서울시 공무원만 몰랐던 한강버스의 실패가 시민들에겐 그리 큰 충격도 아닐 것이다. 필요한 것은 한강버스의 조속한 퇴장을 통해서 시민들의 세금 낭비를 막는 것밖에 없다. 행여나 한강버스를 지킨답시고 지하철과 버스도 주말요금을 인상할까봐 무섭다. 워낙 비상식적인 행정을 보이고 있는 오세훈 시장과 서울시다 보니 별것이 다 걱정된다. [끝]
2026년 9월 29일
공공교통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