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 정화 (1306)
조토
조토(Giotto di Bondone, 1267-1337)가
‘파도바 아레나 스크로베니 성당’(Padova, Arena Scrovegni Chapel)에 그린
예수님의 생애 프레스코는 최후의 심판까지 포함해서 모두 24개의 장면이다.
<성전 정화>는 예수님의 생애 중에서 열한 번째 장면이고,
마르코복음 11장 15-19절을 글자 그대로 시각화하였다.
그들은 예루살렘으로 갔다. 예수님께서는 성전에 들어가시어,
그곳에서 사고팔고 하는 자들을 쫓아내기 시작하셨다.
환전상들의 탁자와 비둘기 장수들의 의자도 둘러 엎으셨다.
또한 아무도 성전을 가로질러 물건을 나르지 못하게 하셨다.
그리고 그들을 가르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의 집은 모든 민족들을 위한 기도의 집이라 불릴 것이다.’라고
기록되어 있지 않으냐? 그런데 너희는 이곳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은 이 말씀을 듣고 그분을 없앨 방법을 찾았다.
군중이 모두 그분의 가르침에 감탄하는 것을 보고
그분을 두려워하였던 것이다.(마르 11,15-18)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서 계신 곳은 예루살렘 성전 앞 광장이다.
성전 앞에 있는 상인들은 성전에 봉헌할 양과 소와 비둘기 등을 팔고 있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나타나시어
환전상들의 탁자와 비둘기 장수들의 의자를 둘러 엎으시고,
채찍을 휘두르시며 아무도 성전을 가로질러 물건을 나르지 못하게 하고 있다.
상인들은 어리둥절하며 성전 밖으로 쫓겨나고 있고,
우리 안에 있는 동물들 역시 좌우 양방향으로 달아나고 있다.
예수님 뒤에는 베드로와 제자들이 예수님을 따르고 있는데,
베드로와 다른 한 제자는 아이들을 겉옷으로 감싸며 그들을 보호하고 있고,
베드로의 품 안에 있는 아이는 손에 비둘기를 안고 있다.
비둘기를 파는 상인은 가난한 상인들이었기에
예수님께서는 비둘기를 파는 상인들에게는, “이것들을 여기에서 치워라.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요한 2,16) 하고 이르셨고,
예수님의 기적을 보고 아이들이 성전에서
“다윗의 자손께 호산나!”(마태 21,15) 하고 찬양했기에
화가는 성경의 내용을 염두에 두고 이렇게 연출한 것이다.
제자들 반대편에는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은 서로 눈을 맞추며
군중이 모두 그분의 가르침에 감탄하는 것을 보고 두려운 나머지
그분을 없앨 방법을 찾고 있다.
수석 사제의 머리 위에 달아나온 처마지붕은
대사제의 권좌가 놓인 신성한 자리라는 것을 나타내준다.
이탈리아 르네상스가 꽃피기 백여 년 전,
단순하면서도 풍부한 회화성을 내포한 휴머니즘으로
르네상스를 예고한 위대한 화가 조토의 걸작이다.
강렬하면서도 단순하고 극적인 이야기 전개는
코발트 빛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펼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