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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921> 대구 달성 비슬산 관기봉
입력 : 2015-04-29 19:00:19
- 30분 걸으면 안심소류지 반기고
- 능선길 곳곳에 진달래 흐드러져
'근교산&그너머' 취재진이 오른 산은 비슬산 자락의 관기봉이다. 비슬산은 팔공산과 함께 대구를 대표하는 명산이다. 산세도 빼어나지만 몸집도 '헤비급'이라고 할 수 있다. 최고봉인 천왕봉(1086m)을 비롯해 해발 1000m를 넘나드는 봉우리가 여럿이다. 천왕봉이 위치한 대구 달성군을 비롯해 경상북도 청도, 경상남도 창녕 등 3개 시·도에 산세를 뻗치고 있다. 관기봉도 비슬산 주요 봉우리 가운데 하나인 것이다. 당연히 관기봉으로 향하는 등산 코스도 다양하다. 그뿐만 아니라 취향이나 체력 등을 감안해 얼마든지 산행 방향이나 시간 난이도 등을 조절할 수 있다.
사흘을 계속해서 내리던 비가 그치고 이날은 쾌청한 하늘을 드러냈다. 아침부터 얼굴에 와 닿는 공기의 감촉이 제법 따스하다. 오랜만에 봄다운 봄이 느껴지는 듯했다.
관기봉 산행을 위해 찾아간 곳은 창녕 성산면 안심마을. 성산면은 창녕군의 최북단에 위치하고 있으며 북으로는 대구 달성군 유가면·구지면과 접하고, 동으로는 경북 청도 풍각면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예로부터 불교유적이 많아 불교지명이 많은 곳으로도 알려졌다. 마을로 들어서자 비슬산에서 뻗어내린 산줄기가 위용을 뽐내는 듯하다. 안심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계곡도 마을을 관통하고 있다. 마을에서 입구 쪽을 뒤돌아보니 제법 커 보이는 저수지도 눈에 들어왔다. 안심계곡이 끝나는 지점에 자리 잡은 대산저수지다.
산행은 마을에서 산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왼쪽으로 올라 능선을 이용해 관기봉을 밟고 오른쪽으로 돌아내려 오게 된다. 구체적인 산행 코스는 안심마을을 출발해 '용고개~916봉~헬기장~관기봉~갈림길~기차바위~오페라바위~삼거리~임도~원명마을'로 이어지는 원점회귀 산행이다. 산행 거리는 12㎞ 내외며, 산행 시간은 6시간 반 정도는 잡아야 한다.
■ 정상 오르니 시원스러운 조망
달성군과 경북 청도군, 경남 창녕군 등 3개 시·도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관기봉 저 너머로 천왕봉 대견봉 등 비슬 산의 주요 봉우리들이 보인다.
시멘트 길인 임도는 계속해서 이어지지만, 이곳에서부터 산길을 택했다. 임도 바로 옆 산으로 들어가자 조금 희미한듯해도 등산로가 나 있었다. 길을 찾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소나무가 울창해 시원하다는 느낌이다. 꽤 가파른 길을 30분 정도 열심히 걸으니, 암릉지대가 나타나고 길도 좀 완만해졌다. 반대편 봉우리도 보이는 등 시야도 조금씩 확보됐다. 눈앞에 보이는 봉우리를 향해 완만한 길을 조금 더 올랐다. 해발 916m 높이의 봉우리다. 산행을 시작한 지 약 2시간이 지났다. 나무 사이에 앉아 간단한 점심을 먹었다. 이날 산행 계획에 따르면 아직 4시간 이상은 더 걸어야 한다. 수저를 놓기 무섭게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 이번 주말에도 활짝 핀 진달래 볼 듯
한 마을이다.
관기봉을 밟은 취재진은 얼마 후 갈림길에서 석검봉 쪽으로 방향을 잡아 비슬지맥 구간인 일명 기차바위와 오페라바위를 차례로 통과했다. 이후 상수월마을 갈림길에서 (상수월마을로 향하지 않고) 상수월 정상 쪽으로 본격 하산했다. 상수월 정상에서 급경사 내리막을 30분 정도 내려오면 임도를 만난다. 임도를 따라 조금 더 오면 청도군 원명마을이고, 여기서 낮은 고개 하나를 돌아 나오면 출발 장소인 안심마을이다.
- 창녕읍서 안심마을행 버스 탑승 대중교통편은 부산 서부터미널에서 먼저 창녕터미널로 간다. 서부터미널에서 창녕행 버스는 오전 7시(첫차), 7시50분, 8시40분, 9시20분 10시10분에 있다. 1시간 10분 정도 걸리고, 요금은 6700원이다. 성산면 안심마을로 가기 위해서는 창녕터미널을 나와 10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영신버스터미널에서 다시 한 번 버스를 타면 된다. 안심마을행 버스는 오전 10시20분 한차례뿐이다. 산행을 마친 후 안심(큰담)마을 버스정류장에서 창녕 읍내로 나가는 버스도 오후 5시(막차)뿐이어서 시간을 잘 맞춰야 한다. 창녕터미널에서 부산 서부터미널로 돌아오는 차는 오후 5시20분, 6시10분, 6시50분, 7시40분, 8시30분(막차)에 있다.
원점회귀 산행이라 자가운전이 더 편리하다.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칠원 분기점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로 진입한다. 창녕요금소를 나와 만나는 사거리에서 우포1대로 창녕(밀양)방면으로 좌회전한다. 오리정 사거리에서 우포2로 현풍(대구) 방향 좌회전하면, 대지교차로에서 경남대로 현풍 방면으로 진입한다. 등지 교차로에서 우측인 성산·대합 방향으로 내려 냉천삼거리에서 안심 방향 좌회전, 곽천대산로에서 본말리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월곡저수지를 돌면 목적지에 닿는다. 내비게이션은 청도군 풍각면 '깊은 산속 맑은 공기 펜션'을 입력하되 반드시 칠원 분기점을 경유지로 택해야 한다.
문의=스포츠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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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한국] 비슬산, 붉은 비단옷 걸친 선녀가 비파소리에 춤추다
입력시간 : 2016/04/23 07:00:44 수정시간 : 2016/04/23 07:00:44
유가사는 827년(신라 흥덕왕 2년) 도성이 창건한 이래 여러 차례 중수했다. 전성기에는 3천여 명의 승려가 수도했으나 임진왜란 때 불에 탔다. 1682년(숙종 8년) 대웅전을 보수한 이후 여러 차례 중건했다가 1976년부터 대대적인 불사를 일으켜 오늘에 이른다. 2011년에는 백팔번뇌를 상징하는 108기의 돌탑을 세워 눈길을 끈다.
소재사는 신라 고찰로 전해지며 그 후 고려와 조선 시대에 중건했다. 지금의 대웅전은 1978년에 보수했다. 절 뒤편에 있는 달성용봉동석불입상은 화강암에 조각한 불상으로 높이 2.8미터에 이르며 대구광역시 유형문화재 제35호로 지정되었다. 조각 수법으로 미루어 통일신라 작품으로 보인다.
대구 일원의 산악인들에게 사랑받는 비슬산은 행락객들도 즐겨 찾는다. 유가사 일원의 숲과 계곡이 짙은 운치를 선사하는데다, 1996년 남쪽 기슭의 소재사 부근에 자연휴양림까지 들어선 까닭이다. 그래서 주말과 휴일이면 수많은 인파와 차량이 몰려든다.
가을 억새밭과 봄철 진달래가 일품
서쪽으로 굽어본 낙동강 낙조가 일품으로 꼽히는 대견사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얽혀 있다. 당나라의 한 황제가 좋은 절터를 찾고 있었는데 어느 날 아침 세숫물에 명당자리가 비쳤고, 이를 수소문해 찾은 곳이 중국이 아니라 바로 이곳이었다는 것이다.
대견사는 신라 흥덕왕 때 보당암으로 창건되었으며 1227년(고려 고종 4년) 주지로 부임한 일연선사가 22년 동안 주석하면서 삼국유사 집필을 구상한 곳이어서 소중하다. 고려 후기 몽골 침입으로 전소되었다가 조선 초기에 중건했으며 태종과 세종 때 규모가 커지면서 대견사로 이름을 고쳤다. 그 후 임진왜란 때 다시 불탄 것을 광해군과 인조 때 중건했다. 1917년 일제는 들쥐가 많아 전염병 우려가 크다며 강제 폐사시켰으나, 실제 속내는 대견사가 일본 대마도의 기를 누른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선홍빛 참꽃이 흐드러진 천상의 화원
대견사 앞 절벽 위에는 고려 때 작품으로 추정되는 삼층석탑이 우뚝 서서 산자락을 굽어보고 있다. 천연 바위를 바닥 돌로 삼고 그 위에 2층 기단을 만든 뒤에 삼층 탑신을 올렸는데 원래는 구층탑이었다고 전해진다.
대견사 뒤로 올라서면 드넓은 참꽃 군락지가 펼쳐진다. 비슬산 최고봉인 천왕봉과 월광봉, 조화봉, 대견봉이 빙 두른 가운데 30만 평에 이르는 평원이 온통 진달래 꽃밭이다. 꽃밭 사이로는 데크 길이 드리워 군락지 보호 및 산책에 도움을 주고 곳곳에 쉼터와 전망대도 마련되어 있다. 해마다 4월 하순부터 5월 초순 사이에 선홍빛 진달래가 황홀한 신비경을 펼치는 고원지대가 가슴을 울린다. 그 천상의 화원 같은 꽃밭으로 들어서면 붉은 비단옷을 걸친 선녀가 신선이 타는 비파소리에 맞추어 춤추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 것만 같다.
글ㆍ사진=신성순(여행작가) sinsatgat@hanmail.net
▲찾아가는 길 = 현풍 나들목에서 중부내륙(45번)고속도로를 벗어난 뒤에 비슬산 자연휴양림 이정표를 따른다. 대중교통은 서울남부터미널, 동서울터미널, 대구서부정류장, 부산 등지에서 현풍으로 가는 버스 이용. 대구지하철 대곡역에서 현풍을 거쳐 유가사로 가는 시내버스 운행. 자연휴양림 주차장으로는 토요일과 일요일, 공휴일에만 시내버스 운행.
▲맛있는 집 = 현풍면에 있는 현풍닭칼국수(053-611-8889)는 20여 년 전통의 닭칼국수로 명성이 자자하다. 천연 발효시킨 후에 저온 숙성한 면을 사용하여 소화가 잘되고 영양이 풍부하면서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다. 고명으로는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한 닭가슴살이 푸짐하게 올라가며 들깨가루와 김가루도 뿌려 나온다. 대부분의 손님들이 고기만두와 김치만두도 곁들인다. |
[산&길] <511> 달성 비슬산 관기봉~대견봉
입력 : 2015-07-08 [19:16:45] 수정 : 2015-07-28 [14:06:45] 게재 : 2015-07-09 (28면)
▲ 대구 달성군 비슬산 능선의 관기봉은 사방이 확 뚫린 조망처다. 사진 왼쪽에 낙동강이 'U' 모양으로 흐르고, 비슬산 정상인 천왕봉과 대견봉, 조화산이 오른쪽에 차례대로 조망된다.
관기봉, 조화봉, 대견봉은 모두 비슬산에 속한다. 비슬산의 주봉이 천왕봉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천왕봉 대신 대견봉으로 불렸다. 산꾼들도 대견봉이란 이름에 더 낯익다. 대견사 주변 백곰·코끼리바위 볼거리
이런 상황에서 비슬산 관리 관청인 대구 달성군이 지난해 10월 국가지명위원회로부터 "비슬산 정상은 천왕봉"이라는 최종 결정을 이끌어냈다. 이름을 되찾은 것이다.
그러면 주민들은 그동안 왜 천왕봉을 대견봉이라고 불렀을까? 달성군청은 "천왕이라는 이름이 일본 왕을 지칭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 처음엔 가풀막… 이후 느긋한 능선 타기
이번 산행의 등로는 비슬산자연휴양림 주차장∼관기봉∼금수암∼조화봉(강우레이더관측소)∼대견사∼대견봉∼소재사∼비슬산자연휴양림 주차장 순으로 구성했다. 총 10.1㎞로 6시간 30분 걸렸다. 발 빠른 산꾼이라면 5시간 이내로 주파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암봉을 비롯해 볼거리가 풍부하니 잰걸음을 재촉할 필요는 없다.
들머리 겸 날머리는 비슬산자연휴양림 주차장이 된다. 주차장은 해발 422m다. 첫 멧부리인 관기봉(觀機峰)이 해발 992.1m이니 600m가량을 힘차게 올라야 한다. 관기봉부터는 능선 타기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암봉 구간은 조심해야 한다. 밧줄이나 손잡이 달린 난간이 전혀 없다.
산행 초입인 비슬산자연휴양림 입구에서도 길을 잃을 우려가 있다. '비슬산자연휴양림' 푯돌을 막 지나 오른쪽 산책로로 유턴한 뒤 50여m 앞에서 희미한 산길을 잘 찾아야 한다. 이 길을 따라 10여 분 오르면 보조 능선까지 이어진 오솔길이 나타난다. 혹, 길을 찾지 못하면 비슬산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053-614-5481)에 도움을 요청하는 게 좋다. 관리사무소 임재명 씨가 나와서 길을 알려준다.
금수암(868.6m)은 선택 사항이다. 시간이 없으면 금수암을 거치지 말고 곧바로 조화봉으로 내달려도 된다. 989봉 직전의 갈림길에서도 산&길의 GPS 트랙을 확인하는 게 좋다. 갈림길에 공사용 빨간 리본이 많이 달렸는데, 대견사로 가려면 왼쪽 길이 옳다. 대견봉(大見峰·1035.4m)에서 하산을 시작할 때도 주의해야 한다. 대견봉 자체가 커다란 바위라서 미끄럽다.
이번 산행의 묘미는 탁월한 조망에 있다. 관기봉, 금수암, 조화산, 대견봉 등이 모두 훌륭한 조망처다. 그중 첫 멧부리인 관기봉에서는 가야 할 방향을 가늠할 수 있어 감흥이 더 크다. 현풍 시내와 낙동강, 가야산도 눈앞으로 스르륵 다가온다. 독수리 부리처럼 암봉 한쪽이 뾰족한 천왕봉도 이곳에서 또렷이 보인다.
조화봉(照華峰·1059.4m)은 정상부에 강우레이더관측소가 서 있다. 국지성 집중호우를 신속히 예보하고 홍수 피해를 줄일 목적으로 2009년 설치했다. 높이 32m의 타워와 축구공처럼 생긴 원형 돔 안에는 강우량 관측기와 안테나 시설, 탐방객을 위한 전망대가 있다. 대견사는 해발 1,000m에 있는 고산 사찰로, 신라 때부터 있었다고 전한다. 조선시대에는 왕실 사찰로도 유명했다.
대견사에서 대견봉으로 올라가는 길목에서는 광활한 참꽃군락지도 조망할 수 있다. 지금은 붉은 참꽃 대신 짙고 푸른 신록이 한여름 풍경을 한껏 연출하고 있다.
문의:전준배 산행대장 010-8803-8848. 위크앤조이팀 051-461-4095. 글·사진=백현충 선임기자 choong@busan.com 그래픽=노인호 기자 nogari@
[산&길] <511> 달성 비슬산 관기봉~대견봉 산행 팁
■ 교통편 현풍시외버스터미널에서는 현대교통의 600번이나 달성5번 시내버스를 탄다. 그러나 이들 두 버스는 주말과 공휴일에만 운행한다는 사실을 잊으면 곤란하다. 현풍시외버스터미널에서 비슬산자연휴양림까지 20분 걸리고 요금은 1천200원. 시내버스 시간이 맞지 않으면 택시를 이용하면 된다. 10여 분 걸리고 요금은 1만 원. 현대교통 054-956-5753. 대구버스운송사업조합 053-474-1123. 참꽃호출택시 053-611-2525.
■ 8월 야영 덱 이용하려면
여름휴가를 앞둔 요즘 계절에는 자연휴양림 숙박도 좋다. 7월은 이용 대상자 선정이 끝났지만 8월은 오는 11∼15일 야영 덱(1만 원) 예약자 신청을 받는다. 추첨은 7월 17일. 야영 덱을 제외한 숙박시설(통나무형, 콘도, 휴양관)은 오는 10일까지 8월분 사용자를 접수한다. 비슬산자연휴양림 053-614-5481.
■ 비슬산 전기차
전기로 운행하는 셔틀버스(일명 '반딧불이 전기차')가 비슬산자연휴양림 주차장∼대견사 5.8㎞ 구간(40분 걸림)을 운행한다. 셔틀버스는 해발 1,000m 고지를 오르는 산악용 전기차다. 하루 18차례 운행하며, 요금은 5천 원(소인 3천 원). 종점인 대견사에서 내리면 대견봉까지 걸어서 1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 백현충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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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비슬산(琵瑟山)
▲ 팔공산을 `아버지의 산`이라 하면 달성군에 있는 비슬산은 모정 같은 포근함에서 흔히 `대구의 어머니 산`으로 불려지는 명산이 다. 이 곳은 사계절 산행이 가능해 전국에서 유명세를 탄다. 산을 좋아하는 지인들을 따라 산에 오르내리다보니 정신과 육체 건강에도 좋아 본격적으로 주말 등산을 한 지도 3년이나 됐다. 산에 오르던 초기에는 산 밑에서 정상을 바라보거나 올라가야 할 산꼭대기가 보이지 않을 때도 있어 어느 세월에 정상에 오를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까마득했는데 그럭저럭 3년이 되다보니 이제는 산에 오르지 않고서는 몸이 근질근질할 정도다.
그만큼 산에 익숙해졌다는 것인데 지금 생각해봐도 산행을 정기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초기산행에서 등산 전문가를 따라 가면서 산악보행 등 초보적인 기술을 익히려 필자는 대구지역의 전문 산악회인 드림산악회나 KJ산악회를 따라나섰지만 지금은 이 단체들과 병행해서 고향모임인 영덕군출신 화림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하고 있다.
근래에는 매주 화요일 수업을 듣는 영남아카데미회원들과 트레킹을 즐기고 있고, 필자가 대구연합회장으로 있는 독도사랑운동본부와 연계해 몇 달 전에 창립된 독도사랑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좋은 산들을 탐방하고 있는 중이다.
▲ 유가사 입구의 돌탑기둥 사이에 있는 돌아치 모습.
봄 참꽃·철쭉, 여름 피서·야영, 가을 억새·단풍, 겨울 얼음동산으로 인기
정기적으로 산행을 하다보면 각 산악회마다 장단점이 있는 바 드림이나 KJ는 매일 산행을 하는 단체지만 특성상 계절마다 가는 곳이 비슷하니 이제는 거의가 다녀온 곳이다. 같은 산이라도 코스가 완전히 다를 경우에는 그 곳에 다시 갈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또 화림산악회, 대문트레킹, 독도사랑산악회는 주말마다 가는 산악회가 아니라 월 1회 정도만 가니 매주 산행을 가는 필자의 입장에서도 아쉬운데, 주로 산보다는 명승지의 좋은 풍경을 위주로 하다보면 산행으로서 아쉬울 때도 많다.
그래서 요즘은 가보지 않은 산을 골라 홀로 등산이 많은 편인데 지난번 다녀온 보은 속리산, 정읍 내장산이나 합천의 매화산이 그런 경우다. 이번 주말에도 여러 산악회들의 사정을 알아봤더니 간곳이라 부득이하게 홀로 등산에서 대구에서 가까운 비슬산을 선택했다. 그렇지 않아도 달성군에 소재한 비슬산은 산림청이 선정한 `전국 100대 명산`에 해당돼 등산하기로 마음먹었고, 시기만 고르고 있었는데 이번에 오르기로 했다.
비슬산은 교통 사정상 접근성이 좋고 높이 1천m 정도로 등산이 용이한 산이고 인근에 볼거리도 많아 사계절 전국 각지에서 등산객이나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소이다.
봄이 되면 정상 부근의 광활한 평원에 참꽃과 철쭉이 만발해 온 산이 붉게 물들고, 여름철에는 피서와 야영지로 인기가 높으며 가을에는 정상 일대에 물결치는 억새풀의 풍경과 아름다운 단풍이 절경이고, 겨울에는 얼음동산이 펼쳐지고 있으니 겨울산행으로도 안성맞춤이다.
대구에서 유가사로 가는 대중교통편은 좋은 편이다. 대구지하철 1호선 대곡역에서 달성5번 버스와 600번 버스가 있는데, 달성 5번 버스는 현풍시외버스에 들렀다가 유가사 500m 앞에 있는 주차장까지 가며, 600번 버스는 현풍시외버스터미널까지 운행한다.
▲ 비슬산 정상 천왕봉 부근은 암릉이 있지만 대체로 넓은 평지다.
필자는 승용차를 타고 등산 들머리가 있는 유가사에 도착했다. 분위기가 편안한 유가사에 들어가면서 소나무 우거진 길가에 정성을 들여쌓은 돌탑과 돌 아취 문이 필자를 반겨준다.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 산문이 고요하다. 비슬산에 자리한 유가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의 말사로 전국에서 알아주는 명사찰이다. 이 사찰은 창건연대는 신라 혜공왕대 또는 흥덕 2년(827년)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전성기 때는 암자가 99암자, 3천여명의 스님들이 수도한 도량이었다 한다.
필자는 대웅전에 들려 경건히 기도를 올리고 난후에 경내를 잠시 둘러보고서는 절 뒤편으로 난 곳에서 등산을 시작했다.
비슬산 등산코스는 크게 보면 두 가지다. 이곳 유가사(달성군 유가면 소재)에서 정상에 오르는 코스와 용연사(옥포면 소재)에서 오르는 코스가 있는데, 대체적으로는 유가사에서 정상에 올랐다가 미령재를 지나 대견사를 거쳐 비슬산 자연휴양림 쪽으로 내려서는 코스를 선택한다.
필자는 유가사를 출발해 도성암, 도통바위를 거쳐 비슬산 정상인 천왕봉에 올랐다가 반송림 군락단지 쪽으로 내려와 다시 유가사로 도착할 계획이다.
등산객 몇몇이 오르는 길을 따라 나선다. 유가사 사천왕문 왼쪽 임도를 따라 들어가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걸어 수도암을 지나니 지름길 끝에서 송림 우거진 숲길로 이어진다.
포장도로를 따라 쭉 올라가니 도성암이다. 여기까지 오는데 지름길 등산로를 만나지만 언덕 고개가 다소 가팔라 주차장에서 곧장 온다면 30분은 족히 걸린다.
도성암 아래 갈림목을 지나니 산길이 다시 가팔라지고 능선이 나온다. 5분쯤 올라가니 안전사고를 예방해 만들어놓은 철망이 나오는데 그 오른편으로 도통바위가 보인다.
빠른 걸음으로 올라가서 바위에 선다. 비슬산 서쪽의 올망졸망한 산세를 한눈에 조망해본다. 잠시 쉬고서 다시 오르막길을 걸어서 10분쯤 가서 비슬산 북서릉의 등날에 올랐는데, 자료를 보니 이곳 산봉의 높이가 1천54m로 나와 있으니 정상보다는 30m 정도 낮은 편이다.
가까이에 있는 정상을 바라보니 정상 아래에 자리한 바위 모습이 특색을 이룬다. 돌 하나하나가 마치 산에 보석을 박아놓은 듯이 만추의 가을 햇살 아래 빛나고 있다.
좋은 풍경을 보며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마시면서 비슬산 정상에 오르기 위해 가파른 오르막 능선을 따라 걷는다. 약 7부 능선에 오르면 정상까지는 완만한 평탄면이 이어지는데, 전국에서 산행 나온 등산인들과 함께 20분쯤 걸어올라 드디어 천왕봉에 올라섰다. 비슬산의 유래를 보면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나와 있는 이 산의 원래 이름은 포산(苞山)으로 기록돼 있는데, 포산이란 수목에 덮여 있는 산이란 뜻이다.
신라 흥덕왕 때 도의가 쓴 `유가사사적(瑜伽寺寺蹟)`이란 책에서는 산의 모습이 거문고와 같아서 비슬산(琵瑟山)이라고 하였다는 기록이 있고, 일설에 비슬산은 산꼭대기에 있는 바위의 모습이 마치 신선이 거문고를 타는 모습과 같다고 하여 비슬산이라 했다고도 한다.
일부 인터넷상에서 비슬산 정상이 `대견봉(1천83m)`으로 돼 있는데, 이 이름은 올해 봄부터 변경돼 천왕봉이라 불러진다. 민간인으로 구성된 비슬산천왕봉바로잡기운동본부와 달성군이 노력 끝에 종전 이름인 대견봉에서 천왕봉으로 바꾸고, 2014년 3월 1일 천왕봉 정상표지석 제막식을 가졌다.
특히 달성군이 테크로폴리스 단지 건설과 함께 이 지역의 대표 산인 비슬산 정봉 비석, 대견사를 정비하는 등 `품격 있는 문화·관광`지역으로 가꾸기 위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국가지명위원회에서 비슬산의 정봉을 천왕봉으로 결정함에 따라 이 이름은 지리산, 계룡산, 대봉산에 이어 전국에서 네 번째로 불러지게 됐다.
천왕봉 정상에 서면 멀리 멀리 가까이 산풍경들이 한 눈에 들어오고 북쪽 방향에서 대구 시가지가 어렴풋이 나타나는데, 이 산은 산세에서 느껴지는 포근함으로 인해 여성미가 깃들어져 있고, 흔히 `대구의 어머니 산`이라고도 한다.
정상에서 풍경을 구경하다가 조화봉 쪽을 바라본다. 산 밑 평원에서는 제철이 지난 갈대밭 풍경들이 군데군데에 이어진다. 만추의 풍광들이 필자의 가슴 속에 와 닿아 시심으로 이어진다.
“수목에 덮여 있어/ 포산이라 불렀던 산,/ 꼭대기 바위 모습이/ 거문고를 닮았다고 해서/ 비슬산으로도 불렀다는/ 그 유래도 재미있지만/ 산세 또한 아름다운 곳이다. // 가을의 끝에서 홀로/ 비슬산을 올라보면/ 갈대꽃은 흩어져 간데없고/ 쓸쓸함이 감도는 날에/ 산등성이에 서보면 안다./ 자연이 살아 숨 쉰다는 그 말을,/ 정말 잘 어울려 멋진 날이다”(자작시 `비슬산에 올라보면` 전문)
시기가 봄철 같았으면 정상에서 대견사까지 4km 구간에 이어지는 참꽃 군락지 길로 내려서겠지만 코스를 바꾸어 반송 군락지를 통해 하산해 유가사 주차장으로 내려가기로 마음먹었다. 딴에는 이번 비슬산 등산은 홀로 등산이고, 유가사 주차장까지 승용차를 몰고 온데다가 또 내일은 영남아카데미 회원들과 경주 바닷가의 주상절리를 구경하러가기로 계획돼 있어 이번 비슬산 산행은 짧은 코스를 택했다. 하산하는 길목에서 정상에 있던 등산객들은 대견사 쪽으로 내려서고 필자는 반송군락지로 내려서서 호젓한 소나무 사잇길에서 사색하며 발걸음을 옮겨 주차장 가는 길로 내려선다.
언제나 산행을 마치고 나면 일종의 성취감도 크지만 특히 긴 시간을 홀로 등산하는 과정에서는 혼자서 감내할 일도 많이 겪게 되고 고독감을 감수해야 된다.
그럴 때마다 힘듦에서 한시 바삐 빠져나와 안식을 찾고 싶은 마음뿐인데, 등산은 기묘한 신기루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내 안에서 안식을 찾고 그 안에 있고 싶었다.` 이 말은 세계적인 산악인 라인홀트 메스너가 그의 저서 `검은 고독 흰 고독`에서 남긴 명언이다. 그는1978년 무산소로 에베레스트 낭가파르바트 최초 등정에 성공하는 과정에서 처절한 자기와의 싸움을 했는지 알 수가 있다.
글·사진= 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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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19 1998.02.08 현풍 비슬산 1,083.6m 17명 겨울 눈길 산행 만끽, 눈썰매 하산
[[참고 사항]]
1. 일시 : 2011년 12월 25일(일)
- 8시 창원시청
- 8시 30분 (구) 마산시청
2. 장소 : 현풍 비슬산(1083m)
3. 산행코스 : 헐티재 -> 갈림길 -> 비슬산 정상(1083m) ->전망 바위
-> 수도암 -> 유가사 -> 버스 종점 (산행시간 4시간 소요)
4. 준비물 : 점심, 식수, 개인 기호품
5. 소개 : 비슬산은 대구와 달성군 청도군에 산자락을 드리우고 비슬산의 이름은 정상에 있는 바위의 모습이 신선이
거문고를 타고 있는 모습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고 비슬산은 참꽃(진달래)의 명산으로 우리나라의 제일을 자랑한다.
가을에는 억새 등 경관이 아름다우며 조망이 좋고 군립 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또..고칠 곳
제목에..선행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