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힘을 모아 『최신명박국어사전』을 한 번 만들어 볼까요.
일단 다음 단어들을 가지고 시작해 봅니다.
공권력: (감탄사) 도심테러범을 진압하는 경찰의 노고를 치하할 때 쓴다. 누가 도심테러범인지는 신지호라는 호수에 가서 전여옥이라는 옥으로 만든 도끼를 바치고 귀신에게 물어보면 안다. 보통 도심테러범 20명을 1600명의 경관이 공격한다. 테러범 다섯명과 경관 한명 꼴로 사망자가 발생하면 성공한 작전으로 평가되어 "공권력"이라고 소리지르며 자기들끼리 환호한다. 이 아이디어를 이용해서 명텐도 게임기 최신 버전에 "공권력 게임"이 추가되었음.
명박도: (고유명사) 전설상의 섬. 신원미상의 한 누리꾼이 발굴해서 처음으로 세상에 알렸음.
명박시대: (역사용어) 2008년의 어느날부터 대한민국에 짙은 먹구름이 덮여서 한치 앞을 볼 수 없도록 세상이 깜깜해진 시대. 명(命)이 박(薄)한 사람이 대통령이 돼서 운명의 여신이 짜증났다는 설과 용량이 2MB밖에 안 되는 명텐도 게임기에 전국민이 취하도록 누군가 마취제를 검은색 드라이아이스에 섞어서 공중에서 살포한 탓이라는 설이 대립한다. 17차원 판타지 세계에서 명텐도가 닌텐도를 꺾을 때까지 계속되라고 조갑제교도들이 지하벙커에서 주문을 외우고 있다고 함.
명박하다: I. (형용사) ① 원래는 명(命)이 박(薄)하다는 뜻이지만 명박시대에는 명백하다와 같은 뜻인 줄 알고 쓰는 사람들이 출현했다. 처음에는 주로 "경찰의 과잉진압이 아닌 것은 명박하다", "지금 주식사면 부자될 것은 명박하다", "미네르바의 허위사실유포는 명박하다" 처럼 면피용 문장에서 쓰이기 시작했다. ② 발음을 분명하게 하지 않고 말끝을 흐리면서도 눈동자는 도전적으로 똑바로 뜨는 불손한 태도를 형용하는 말. 예문: 그는 헛소리를 하면서도 명박한 태도를 고수했다. 비슷한 말로 "명박스럽다"가 있지만, "명박하다"가 훨씬 용례가 다양하고 자주 사용된다.
II. (동사) ① 안 파도 될 땅을 파다. ② 안 파도 될 운하를 파다. 특히 경부대운하를 파는 일은 "명빡하다"고 강하게 발음한다. ③ 뉴타운을 건설해서 원주민 90%를 강제로 철거하다. ④ 일반적으로 쓸데없는 곳에 삽질을 하다. ⑤ 묻는 말에 동문서답으로 일관하다. ⑥ 약점을 찔렸을 때 "누가 그런 소리를 하느냐"고 하면서 상대를 오히려 윽박지르다. 대개 여성을 상대로 그러지만, 남성을 상대할 때라고 반드시 사용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⑦ 불에 놀라 촛불만 봐도 경기를 일으키다. 예문: 왜 그렇게 명박하고 그래? 명박하지 말고 정신차려라, 얘. ⑧ 선거철이라고 아무 말이나 막 하다. 예문: 연간성장률 7%, 일인당 GDP $40,000 시대를 열겠다는 등, 명박하는 대통령후보들의 자질이 개선되지 않는 한 한국정치의 미래는 밝지 않다.
모르다: (불구동사, 몰랐다, 몰랐었다. 모르는 일이다, 모르는 일이었다, 모른다 등의 형태로만 활용된다) ① 몰라도 괜찮은 분들의 경우에는 "배째라"와 같은 뜻으로 사용된다. 예문: 아버지가 내게 땅 증여하는 줄 몰랐다. 내 논문을 저널에서 임의로 싣는 줄 몰랐다. 저기 있는 저 땅이 내 땅인 줄 몰랐다. ② 모르면 안 되는 놈들의 경우에는 "범죄를 자백하다"의 뜻이다. 예문: 미네르바는 자기 글이 미칠 수 있는 파장을 몰랐다. 노회찬은 엑스파일을 폭로하면 안 되는지 몰랐다. <한겨레>는 김경준의 말이 거짓인 줄 몰랐다.
법: ① (종교용어, 원래 조갑제교 신도들끼리 쓰던 말인데 조중동이 조갑제교에 귀의하면서 정상인들 가운데 혼동해서 쓰는 사람들도 있다) 법무장관의 말씀을 높여부르는 말. 때로는 대통령의 말씀으로 변장하기도 하고 때로는 용역의 말씀으로 변장하기도 하는 등, 신출귀몰한 변장술을 구사한다. ② (고어) 반정부세력이 <대한민국헌법>이라는 고문서를 가지고 뭐라고 외치면서 사용하는 단어이기도 한데, 무려 22년이나 묵은 옛날 문서인데다가, 시행이 중단된 지가 자그만치 1년이나 지났기 때문에 명박시대 신인종의 기억에는 거의 남아있지 못하다.
법치: (협박어) ① 공안통치, 또는 강권통치와 같은 말. ② 법을 지켜야 할 계급에 속한 사람들이 법을 안 지켜도 되는 계급에게 법앞에 평등을 요구할 때, 주제파악을 일깨워주려는 충정을 거칠게 부르는 말.
상생: (보통명사) 북한이 요청해서 주기로 했던 옥수수 5만톤을 안 주고 시간을 끌면서 "요청이 있기 전에는 안 준다"고 말함으로써, 북한정권보다 더 꽉막혔다는 것을 과시하는 것과 같은 행동을 일컫는 명사. 파생어로 상생하다(누가 더 벽창호인지 겨루다)가 있다.
원주사:(관직이름) 국정원장의 별칭. 원래 주사파가 되었더라면 김일성에게 충성을 다했을 텐데, 주사파 대신 주사가 되어 서울시장에게 똑같이 열심히 충성한 덕으로 국정원장이 되었다는 원주사의 입지전, <음지양지전>이라는 구전소설에서 기원했다고 한다.
용역:(도깨비 이름) 명박시대 주민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신비스러운 존재. 정체가 불분명하고 무슨 일을 하기는 하는 것 같은데, 피해자들은 있지만 경찰에게는 보이지 않는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 숙어: "용역이 나타났다"는 말은 피해서 망루로 올라가든지, 아니면 행패를 감수하든지 선택하라는 뜻이다. 30년전 미국영화 <조스>에서 "조스가 나타났다"는 대사, 한국 구전동화에서 "호랑이가 나타났다", 이솝우화에서 "늑대가 나타났다"는 표현들은 모두 "용역이 나타났다"를 표절한 것이다.
질서:(경찰의 암호) ① 청계광장을 전경버스가 사전점거하고, 행인의 얼굴에 색소총을 쏘는 상태. ② (특수한 용례) 서울 도심에 최루탄이 난무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그런 상태를 가리키기도 함. 숙어: 질서를 유지하다(시민을 도심게릴라도 만들어 도심에서 전쟁을 벌이다).
체제전복세력:(정치심리학용어) 시민 중에 권리나 민주주의, 표현의 자유 등, 옛날에 사용되던 단어들을 잊지 않고 굳이 챙겨서 사용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시기하면서 부르는 말.
한승수:(비속어) 세 가지 뜻이 있는데 모두 어원은 불투명하지만 굳이 알아낼 가치는 없다. ① 명박도라는 전설의 섬에서 가장 악취가 풍기는 물. ② 검찰이 하는 일을 무조건 짝사랑하여 "굉장히 좋은 수사결과"라는 말밖에 할 줄 모르는 사람을 비하해서 일컫는 말. ③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데, 굳이 가끔 세상에 나와서 엉뚱한 소리를 늘어놓는 사람을 악의없이 놀리는 말. 사오정이 버전업되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지만 증거는 없다. 19세 이하가 이 말을 쓰면 도시게릴라로 몰려 체포될 수도 있다.
첫댓글 시절이 하수상할수록 넘쳐나는 풍자문들. 방귀 새듯 피식거리다가 어느 순간 힘을 모아 내지르는 날이 오겠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