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의 이불병좌상 부처님은 두 분이 같은 수인을 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구인사 광명전에 모셔진 두 부처님.. 이불병좌상

분명히 한 분은 석가모니 부처님이고, 또 한 분은 다보여래 부처님이신데.. 누가 다보여래 부처님일까?
사실 합장하신 모습이나 선정인의 모습은 어느 특정 부처님께 어울리는 수인이라기보다는
어떤 부처님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수인이라서.. 딱 부러지게 말하기 어려웠습니다.
1. 일단 불국사의 다보탑과 석가탑 위치로 미루어 짐작해보건대 좌측(선정인)이 다보여래불이라고 생각했는데
2. 천태종 홈페이지에서 본 '법화경 만화' 견보탑품에는 우측에 계신 분이 다보여래 부처님이시고..
(만화를 그리신 분이 그냥 상상으로 그리셨을까요? 스님께 고증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요?)
3. 발해시대 이불병좌상에서는 좌측 부처님이 오른손을 우측 부처님 왼손 위에 올려놓고 계시다고 하니까..
(그렇다면 누가 나중에 들어오신 분일까? 손을 위에 포개신 좌측 부처님이 나중에 들어오신.. 석가여래 부처님?)
아, 이거 정말 헷갈린다.. 잘 모르겠어서 구인사로 전화를 걸어 여쭈어보았습니다.
그야말로 유권해석을 받은 것인데.. 구인사 교무부로부터 들은 설명은 이러하였습니다.
두 부처님 중에 선정인을 하고 계신 좌측 부처님이 다보여래 부처님인데..
이것은 법화경에 의거하여 조성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법화경 견보탑품을 찾아보았는데.. 아마도 이 부분인 것 같습니다.
▶<제11 견보탑품> "이에 석가모니불께서 오른쪽 손가락으로 칠보탑 문을 여시니, 큰 소리가 나되 마치
채워진 빗장과 자물쇠를 잡아제치고 커다란 성문을 여는 것과 같더라. 즉시에 모든 대중은 다보여래께서 보탑 안에서
사자좌에 앉으셨으되, 전신이 단엄(不散)하시고 선정에 드심 같음(如入禪定)을 친견하였나니라." <p659-661>
"그때 대중은 두 분 여래께서 칠보탑 안 사자좌에 결가부좌하심을 보고.." <p663>
▶'모든 부처님과 보살의 밝은 지혜와 법의 물로써 원컨대 씻어 제하사, 저로 하여금 청정케 하시옵소서.
저는 지금 어찌하여 다만 석가모니불과 분신의 모든 부처님을 친견하고, 다보불의 탑과 전신의 사리를 친견하지 못하나이까.
다보불의 탑은 항상 계시사 멸하지 아니하시거늘 저의 눈이 흐리고 악한 까닭으로 친견하지 못하나이다.'
이와 같이 말하고 나서 또다시 참회하라. 이레를 지나면 다보불의 탑이 땅에서 솟아나오리니,
석가모니불이 곧 오른손으로 그 탑의 문을 여시면, 다보불께서 보현색신삼매에 드시어 계심을 친견함이라. <관보현경>
그런데 석가모니 부처님의 합장인은? 글쎄요.. 견보탑품에 석가모니 부처님의 수인에 관해서는
분명한 서술은 찾을 수 없었는데.. 혹시 이 대목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11 견보탑품> "(석가모니불께서) 곧 자리에서 일어나시어 허공중에 머무르시거늘
모든 사부대중이 일어서서 합장하고 일심으로 부처님을 우러러 보았습니다." <p659>
여기에서 모든 사부대중의 손모양과 관련이 있을 것 같고..
그리고.. 두 부처님이 처음 만났을 때 인사를 어떻게 하셨을까요?
설마 오른손만 들고 "하이~" 그러진 않으셨을 터.. 합장인사를 하지 않으셨을까요?
그러니까 이렇게 정리가 됩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오른손으로 탑문을 열자 선정인을 하신 다보여래 부처님이 앉아 계셨고.. (좌측 선정인이 다보여래불)
사부대중은 모두 일심으로 합장하였고, 두 부처님은 서로 만날 때 합장인사를 나누시었고.. (우측 합장인은 석가모니불)
다보불이 석가모니불께 자리를 내어주고 인사하면서 손을 잡아주시고.. 선재선재라, 석가모니불이시여~ (발해 이불병좌상 수인)
(그리고 자리를 내어줄 때 왼쪽 자리보다는 오른쪽 자리를 내어줄 가능성이 높겠죠? 오른쪽을 좋아하는 인도풍습으로 보더라도..)
그러지 않았을까요? 물론 저의 생각입니다 ㅎㅎ
※'불국사 사적기'에는 다보탑을 다보여래상주증명탑(多寶如來常住證明塔),
석가탑을 석가여래상주설법탑(釋迦如來常住說法塔)으로 지칭한다.
※보너스 하나.. 다보여래 부처님을 직접 만나보려면? 친견하려면?
<2>구인사 광명전으로 가면 된다 ㅎㅎ
<1>법화경을 수지독송.. 열심히 배우면 된다.. 왜?
<제11 견보탑품> "능히 이 경을 수호하는 이는 곧 나(석가모니불)와 다보불께 공양함이 되느니라. (중략)
만약 이 경을 설하면 곧 나와 다보여래와 모든 화불을 뵙는 것이 되느니라." <p669-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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