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덕 큰스님의 마지막 법연불자(法緣佛子)
보적 김지수(寶積 金池洙)|전남대 법학과 교수
3.
영명(永明) 선사님의 「참선과 염불관계의 사료간」게송이 실리자, 바로 한 보살님한테 전화 연락이 왔다. 얼마 전 사랑하는 남편이 입적했는데, 이런 법문이 있는 줄도 모르고 여태껏 이십여 년간 줄곧 화두참선만 하다가 세상을 떠났으니, 도대체 어찌하면 좋으냐는 것이었다. 십중팔구는 저승길에서 자빠져 휩쓸려 갈 것이라는 경고가 너무도 절실하게 느껴지신 모양이다. 낸들 어떠하겠는가? 좋은 말씀으로 위로와 격려를 드릴 수밖에! 부처님 법 만나 수행하는 인연만도 보통 수승한 복덕이 아님은 분명한데, 안타깝게도 그만 정토염불법문까지는 못 들어, 자칫하면 그 복덕 인연조차 허사로 돌아갈 수 있으니, 이를 어쩌면 좋단 말인가?
또 한번은 연재하는 도중에 강진 백련사(白蓮寺:고려시대 만일 동안 불철주야 염불소리가 끊이지 않고 계속 되었다는 도량임)에서 서래(西來)스님이 전화를 걸어와, 「참선과 염불의 관계」법문만 따로 편집해 법보시하고 싶다고 자청해 왔다. 정말 기쁘고 고마운 마음으로 기꺼이 동의해 드려야 하는데,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 우선 불광출판부에서 단행본으로 발행하겠다는 제의에 구두로나마 동의한 상태여서 판권 문제가 있었고, 또 정토염불법문의 진수가 다 나오지 않아서 좀 더 지켜보고 편집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전했다. 그래서 서래스님도 수긍하고 기다리기로 했다.
그런데 얼마 안 되어 이번에는 상주 남장사에서 ‘나무아미타불’ 천일 염불 기도 중이시라는 본연(本然)스님한테 똑같은 요청이 들어왔다. 인광대사님 법문이 염불기도에도 적지않은 도움이 되었다며, 여러 불자들한테 자비광명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데, 이번에는 더 이상 미루거나 핑계 댈 수가 없었다. 두 건이 함께 닥치면 더 난감할 게 분명했고, 또 중간에라도 먼저 일부나마 법공양하라는 제 불보살님의 뜻이신 것 같았다. 그렇게 해서 본연스님이 『나무아미타불』이라는 정토염불 법문집을 편집하면서 인광대사님의 『참선과 염불의 관계』를 수록해 몇 천 부 찍었다고 한다.
그 뒤 약간의 준비를 거쳐 2000년 6월 마침내 『인광대사가언록』이 『화두 놓고 염불하세』라는 제목으로 발행되었다. 참으로 벅찬 기쁨이었다. 부처님 법의 인연이 참으로 미묘한 게, 1999년 12월 전남대 기초법 전임 공채가 있었는데, 느낌과 분위기상 잘 되어가나 싶었다가 막판에 유보되고 말았다. 나중에 안 일인데, 본디 2000년 9월 (2학기) 임용 예정이었던 것을 법대에서만 시급하다고 4월에라도 발령 낼 생각이었단다. 그렇게 되면 『가언록』의 발행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게 뻔하다. 그 엄청난 분량의 편집․교정에 나도 세심하게 몸소 동참해야 하는데, 바로 전임되면 나의 체력과 정신력상 중지나 연기가 불가피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불보살님께서 차라리 나의 대학 취직을 1년 연기시키는 쪽을 택하신 게 분명하다. 그 사이 두어 곳을 더 기웃거렸지만, 결국 이번에 다시 전남대로 오게 만드셨으니 말이다.
불법승 삼보의 자비광명 가피와 진리의 인연은 참으로 미묘하기 짝이 없다. 정토염불법문을 친히 주재하시는 아미타불님과 관세음보살님을 비롯한 불보살님의 자비광명 가피야 새삼 일컬을 필요가 있겠는가? 그밖에 인광대사님의 법문 가피와, 서문(권두법문)을 수락해 주신 청화 큰스님의 법력 가피, 그리고 불광을 창립해 불법 광명을 널리 펼치시다가 인광대사님의 정토법문 연재 중에 열반하신 광덕 큰스님의 불광복덕 가피가 함께 조화롭게 어우러진 느낌이다. 여하튼 나의 현재 신분 지위에는, 지금까지 이어져 온 수많은 인연들과 함께 바로 인광․청화․광덕 세 큰스님의 정토염불법문 인연이 마지막 결정타로 어우러져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저 감사하고 찬탄할 따름이다.
『화두 놓고 염불하세』가 나온 뒤, 분량도 많고 제목도 ‘화두선’을 배격 내지 비판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는 지적들이 있었다. 그런데 그런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기 위해서이듯, 자연스럽고 미묘한 인연으로 서래스님의 애당초 발원 요청에 따라 조그만 발췌본을 『단판에 윤회를 끊는 가르침』이라는 제목으로 편집하게 되었다. 서래스님의 원력과 불광출판부의 협조로 4천부를 찍어 승가 제방에 법공양을 올리게 되었는데, 시절 인연이 닿았는지 출판부에서 그 판을 그대로 법공양판으로 공식 출판하였다. 그리고 이어서 요범사훈(了凡四訓)도 『운명을 뛰어 넘는 길』이란 제목의 법공양판으로 발행하였다.
돌이켜보면, 나는 순전히 부처님 법 인연으로 광덕 큰스님을 만났고, 또 순전히 부처님 법 인연을 위하여 광덕 큰스님을 만났다. 그것도 오직 정토염불법문 인연일 따름이며, 또한 문서포교 형식으로 만났다. 「불광」에 글을 싣기 시작한 지 만 1년 만에 딱 한번 친견하였고, 그 뒤 두 달 만에 유명을 달리한 채 2년 남짓 또 흘렀다. 그동안 나는 광덕 큰스님과 만난 부처님 법 인연을 소중하고 감사하게 여기며, 인연 닿는 대로 힘닿는 데까지 정토염불법문을, 그것도 주로 문서포교 형태로 전하고자 동참해 왔다. 그 과정에서 만난 모든 인연에 또한 감사드린다. 진리의 인연(法緣, 道緣)보다 더 수승한 인연이 어디 또 있으랴!
광덕스님 시봉일기 8권-인천(人天)의 안목, 글-송암지원
첫댓글 인광대사님, 청화 큰스님, 광덕 큰스님 세분의 인연 공덕이 어우러져 이런 큰 일을 하시게 되는 것을 보며 참으로 부처님 인연이 무르익는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또 합니다.
보현행원품에도 좋은 일은 부처님이 돕고 악한 일을 하려면 부처님이 못하게 한다는 말씀처럼 부처님법을 출판하기 위해 잠시 임용도 뒤로 한 부분이 대단합니다.
"화두 놓고 염불하세, 단판에 윤회를 끊는 가르침, 운명을 뛰어 넘는 길" 세 권의 책을 구입하였습니다. 아직 첫 장만 보고 있는 중이지만 천천히 공부하겠습니다.
다음 1주 더 이어집니다.
고맙습니다. 마하반야바라밀_()()()_
읽고싶은, 읽어야 할 책이 생겨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마하반야바라밀 _()()()_
고맙습니다. 마하반야바라밀_()()()_
고맙습니다. 마하반야바라밀_()()()_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만 <단판에 윤회를 끊는 가르침>이 아니고 <단박에 윤회를 끊는 가르침>입니다. 제가 애독해온 책이어서 관련 글을 올릴려고 합니다...나무마하반야바라밀
마하반야바라밀.._()()()_
감사합니다. 마하반야바라밀 _()()()_
언제, 어디에서나 할 수 있는 염불 ...
마하반야바라밀...._()_
고맙습니다. 마하반야바라밀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