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행 배에 차와 함께 타기위해 진도항에 1번으로 대기하고 있습니다. 일전에 완도항에서의 북적거림을 참조해서 새벽 5시에 일어나 서둘러 왔더니 너무 일찍 왔나봅니다. 아무도 나오지 않은 어두컴컴한 차량선적장소에서 아이들도 흥이나서 잘 기다려줍니다. 이 녀석들도 뭔지는 모르지만 여행의 재미를 몸소 느끼는 듯 합니다.
어제는 열심히 진도로 달려왔지만 이미 저녁 7시가 넘어버렸고 진도항 근처 호텔이나 펜션을 쉽게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예약없이 왔더니 진도항 부근 민박은 모두 만원. 안되겠다싶어 조금 거리가 있어도 펜션을 물색해 찾아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물색된 펜션은 다시 오고싶을 정도로 넓고 정갈하고 시설이 잘 되어있습니다. 아이들 모두 큰소리로 환호하며 냉큼 입장~~
그러고보니 호남고속도로 타고오다 들렸던 김제의 유명한식당에서의 점심은 그야말로 만찬 그 자체였습니다. 제가 이 식당을 알리는 없는데 이번 여행을 도와주기 위해 동행한 대학동기가 한 때 강사로 일했던 대학의 제자가 운영하는 곳이라고 가자해서 들른 곳입니다. 마침 식당휴식시간이라 사람도 없고, 기행과 괴성, 부산함의 결정판인 우리 아이들이 큰 방차지하고 신나게 한판 거나하게 먹었습니다.
근데 문제는 이미 계산이 끝났다고 하며 한사코 점심값을 받질 않아서 이를 어떻게 갚아야할 지 고민입니다. 어려운 우리 아이들 (완이는 창호지문마저 계속 두드려대서 구멍까지 몇 개 내놓았는데)을 환대하며 더 정성스레 차려준 식사는 정말 감개무량이었습니다.
지루하게 기다리는 틈을 이용해 잠깐 들른 세월호 기억관... 자꾸 멀리 달아나는 세월들 속에서 우리의 탄식과 아픔은 희석되어 가고 있지만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하는 일임은 틀림없습니다.
첫댓글 아, 배로 오시는군요. 쾌적한 길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