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오후 쉬는 날, 토요일, 일요일에는 왠만하면 마눌님과 함께 마실 다닙니다.
처음엔 대구 부산 경상도 지역 명소나 맛집, 신상대형카페 위주로 탐방을 하다가 요즘엔 탐석여행도 같이 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마눌님은 집에 인테리어 장식이나 치장같은 거 '귀신떡달이'라 부르며 '정신 상그럽다'고 싫어합니다.
그런 탓에 예전에 베란다에서 꽃키우는 거 싫은 티 내는 것 듣다 제가 버럭 한꺼번에 밖에 내다 맡긴 적도 있고
결계석으로 많이 수집한 많은 원석도 '예쁜 쓰레기'라 하며 나 몰래 갖다버린 전력도 있습니다.
그래서 집에서는 수석이라는 수 자도 꺼내지 못하고 병원에서만 하고 있었는데
'그 귀신덕달이같은 게 뭐가 좋노' 하면서도 요즘은 수석산지로 같이 자동차 여행을 합니다.
안동, 문경, 영천, 의성, 영양, 봉화, 그리고 영덕과 태종대 해석 산지까지 함께 갑니다.
물론 현지 가서 제가 볼 일 보는 동안 시원한 차 안에서 유튜브만 보고 있죠.
그러나 차마 한 시간을 혼자 두고 돌아다니기에는 제가 간이 작아요.
짧은 시간 내에 기념석 정도 주워서 빨리 돌아옵니다.
탐석이 어디 돌 하나 줍는게 목표가 아니죠.
가는 길에 만나는 우리강산, 푸르고 푸른 산과 하늘과 논밭과 산과 산 사이 빠져나가는 길을 만나는 게 탐석의 일부인거죠.
산지에 도착해 신발을 갈아신고 곡괭이를 들고 배낭을 매고 물가 돌맹이 사이를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하며 한 건하는 몰입의 시간이 탐석의 다가 아닌 것처럼 말이죠.
가지고 온 돌을 씻고 양석하고 수반에 올려보았다 좌대를 짤까 생각하는 즐거움도 그렇구요.
더구나 차 안에서 마눌님의 타박과 잔소리를 들어가며 세상물정에 대해 이야기 하다보면 그 탐석의 과정은 정점에 달합니다.
유튜브를 끼고 살아서 국제정세나 사건, 연예계 뒷이야기, 정치, 경제, 주식까지 꿰차고 들려주니
지난 세월 네 탓 내 탓 하며 투닥거려도 이야기 거리는 많습니다.
엄청 유식해진 선생 앞에 유일한 애청자가 되어 국내정치에 함께 분노하고 주가하락에 같이 염려하며 우군끼리 공감을 나누는 것이 이 탐석의 일부가 되는 겁니다.
그러다 현지에 도착하여 오늘의 수확물을 헉헉거리며 배낭에 넣고 차에 돌아오면
근처 맛집이나 유명 신상카페 같은 거 검색해놓고 기다립니다.
이 후론 일방적인 선택권을 뺏긴채 이제 마눌님 가라는 대로 차를 몰고가 먹고 마시고 쉬고하는 것이 메인이 될 수도 있겠지만
따로 말하지 않아도 둘 다 그 과정을 좋아합니다.
이런 잡다한 것이 모여서 삶이 되는 거지요.
사는 게 이제와서 특별한 거 있나요.
한정된 시간에 지지고 볶고해도 건강하게 유일한 우군과 돈독하게 지내는 거가 다지요.
비록 오늘 배낭은 비어도 정말 빈 것이 아닌 것처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