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프 드라이브와 스피드 드라이브
드라이브는 기본적으로 이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가장 기초적인 분류입니다. 먼저 알아 두어야 할 점은 이것은 전세계 공통의 용어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드라이브(Drive)"라는 용어는 일본에서 만들어진 용어로서 일본과 우리나라 정도에서만 통용되는 단어입니다. 공에 전진회전을 걸어서 안정된 포물선을 그리도록 하는 타법은 원래 "톱스핀(Topsipin)" 또는 "루프(Loop)"라고 부릅니다. 전진회전을 걸기 위하여 공의 머리 부분을 쳐 준다고 하여 톱스핀이라고 하며, 그 공이 급한 곡선을 그린다고 하여 루프라고 합니다. 즉, "드라이브 = 톱스핀 = 루프"입니다.
그런데, 이 드라이브를 구사할 때의 "임팩트 순간의 스윙의 방향"에 따라서 드라이브를 "루프 드라이브"와 "스피드 드라이브"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이것 역시 "드라이브"를 쓰는 일본에서 만들어진 용어이며 유럽 등에서는 이런 용어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루프 드라이브는 임팩트 순간에 라켓면이 지면과 이루는 각도가 큽니다. 즉, 라켓면이 수직에 가까워지며 수직으로 올려 치는 스윙에 가까워집니다. 반대로 스피드 드라이브는 임팩트 때에 라켓면이 지면과 거의 평행하며 수평에 가까운 스윙이 됩니다. 물론 완전히 수직이나 수평인 것이 아니라 비스듬한 각도의 스윙이지만 수직이나 수평에 가깝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림 1에서 파란색으로 표시된 것이 루프 드라이브이며 빨간색으로 표시된 것이 스피드 드라이브입니다.
<그림 1>
그림에서는 루프 드라이브는 다소 낮은 포인트, 즉 늦은 타구점에서 타구하는 것처럼 표시되어 있습니다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는 스피드 드라이브와 마찬가지로 높은 타구점에서 타구하기도 합니다. 또한 그림에는 루프 드라이브의 정점이 높은 것으로 표시되어 있으나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여기서, 이 구분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상대방 공의 스핀의 성질과 바운드에 따라서 드라이브는 여러 가지로 조절해서 구사해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이것이 루프 드라이브인지 스피드 드라이브인지 불명확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체로 루프 드라이브는 스피드보다는 회전을 중시하게 됩니다. 반대로 스피드 드라이브는 스피드와 타이밍을 중시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스핀이 루프 드라이브만 못하다는 법은 없습니다. 이 두 가지를 굳이 구분하시기보다는 공의 성질에 따라서 맞추어 구사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 편합니다. 타구점은 일정하게 두되 하회전이 많이 걸렸다고 생각되면 "백스윙"을 좀더 아래로 가져가고, 그렇지 않은 공에 대해서는 "백스윙"을 좀더 수평 방향으로 취하여 타구하여 낮은 포물선을 그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그림 2는 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파란색은 루프 드라이브의 라켓의 움직임이며 빨간색은 스피드 드라이브의 라켓의 움직임입니다. 톱클래스의 선수들은 이와 같이 스피드 드라이브든 루프 드라이브든 빠른 타구점에서 낮은 궤적으로 들어가도록 타구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백스윙을 충분히 잡아서 임팩트 순간의 스피드를 최대화하는 것입니다.
<그림 2>
그런데, 경우에 따라서는 정점에서 타구하기 어려운 공이 날아올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초보자들은 무리하게 빠른 타구점에서 타구하려고 하다가 백스윙도 충분하게 하지 못한 상태로 루프드라이브처럼 라켓을 위로 휘둘러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림 3을 보시기 바랍니다. 파란색으로 표시된 경우가 이것입니다. 톱클래스의 선수들이나 상급자들은 이런 경우에도 앞서 말씀 드린 바와 같이 백스윙을 충분하게 잡고 폴로스루를 짧게 끊어서 낮은 궤적을 그리는 드라이브를 날려보냅니다. 그러나, 초보자들은 여기서 백스윙은 별로 잡지 않고서 짧은 거리에서 임팩트한 후에 폴로스루만 아주 큼직하게 해 버리곤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세가지의 문제점이 발생합니다.
첫번째는 임팩트 순간의 스윙 스피드가 충분하지 않아서 공의 회전을 제대로 걸 수 없다는 점입니다. 공을 제대로 잡아서 긁어 주지 않으므로 공이 빨리 떨어지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림 3에서와 같이 라켓의 아래쪽에 공이 맞아 버리므로 공을 충분히 잡지 못하여 네트미스가 발생해 버립니다. 공을 끌고 올라가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만회하려고 라켓면이 위를 보도록 "받쳐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하면 스핀이 제대로 걸릴 리가 없습니다.
두 번째는 어쩌다가 공을 끌고 올라가서 드라이브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정점이 너무 높아진다는 점입니다. 정점이 높으면 테이블 면에 대한 높이도 높아집니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므로 바운드되는 충격이 큽니다. 그러므로 바운드가 높아지고 상대방은 이것을 간단하게 스매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안전하게 들어가기는 하나 그 후가 위험합니다.
세 번째는 폴로스루"만" 지나치게 커지는 것입니다. 당연히 다음 공에 대비한 복귀가 늦어지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랠리는 포기한 것과 다름없습니다. 폴로스루는 언제나 짧게 끊어야 하며 다소 커지더라도 그것은 스윙의 여력에 의한 것이어야지 의도적으로 힘을 주어서 폴로스루를 크게 가져가서는 안됩니다.
이런 경우, 상급자들은 의도적으로 타구 포인트를 낮추곤 합니다. 빠른 타구점에서 타구하는 것이 최선이나 그렇지 못하다면 초심자들과 같이 무리하게 빠른 타구점을 노리다가 방금 설명한 것과 같은 실수를 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충분하게 공을 기다립니다. 그리고, 낮은 타구점에서 여유 있게 공을 잡아서 들어올립니다. (받치는 것이 아니라 긁어올리는 것임.) 그리고, 스윙은 아주 낮은 곳에서 시작하며 너무 높이 올라가지 않고 끝납니다. 이렇게 할 경우 그림 3의 빨간색과 같은 궤적이 그려집니다. 올려 치므로 분명히 루프 드라이브입니다만, 임팩트와 정점 사이의 높이는 높을지라도 테이블 면에 대한 정점의 높이는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이 공이 바운드된 후에는 높이 튀어 오르지 않고 다소 바닥에 깔리는 경향을 갖게 됩니다. 톱클래스의 선수들도 이와 같이 의도적으로 타구점을 낮춘 드라이브를 구사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타이밍을 흐트러뜨리는 데에 효과가 있으며 안전한 타법이기 때문입니다.
<그림 3>
명심하실 것은 "가능한 한 빠른 타구점(정점을 노림)을 노리되 백스윙을 충분히 잡아서 드라이브를 할 것"과 "정점에서의 타구가 어려울 경우는 타구점을 확실하게 떨구어서 분명히 낮은 위치에서 타구할 것"입니다. 어중간한 드라이브가 되지 않도록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 커브 드라이브와 슈트 드라이브
커브 드라이브와 슈트 드라이브의 타법에 관한 것은 [포핸드 드라이브 탐구] (1)에서 이미 설명한 바 있습니다만 여기에 대한 보충으로서 위에서 본 경우의 타구의 궤적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그림 4는 탁구대를 위에서 내려다본 그림입니다. 오른손잡이를 기준으로 할 경우 빨간색의 곡선이 슈트 드라이브의 궤적이며 파란색의 곡선이 커브 드라이브의 궤적입니다. 공은 슈트 드라이브의 경우 위에서 볼 때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며 커브 드라이브는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합니다. 타구의 코스는 관계없으며 이처럼 어느 쪽으로 휘느냐에 의하여 커브 드라이브와 슈트 드라이브의 구분이 이루어집니다.
<그림 4>
♣ 카운터 드라이브
이것은 이름 그대로 드라이브를 드라이브로 받아 치는 것입니다. 그러나, 상대방이 드라이브를 걸어온 것을 중진에서 다시 드라이브를 걸어서 맞받아치는 것, 즉 우리가 흔히 "맞드라이브"라고 부르는 것을 카운터 드라이브라고 부르지는 않습니다. (물론 말의 뜻은 같습니다만......) 카운터 드라이브는 상대방의 드라이브 공이 바운드된 후의 궤적의 라이징을 노려 치는 것입니다. 즉, 바운드와 정점 사이, 또는 정점을 노립니다. 이런 포인트를 노리며 백스윙은 크게 잡지 않고 상대방 드라이브의 위력을 이용합니다. 공의 머리를 쓰다듬듯이 긁어 주면서 상대 코트로 살짝 끌고 가는 느낌으로 돌려보냅니다. 어찌 보면 전진회전을 건 "블록"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점은 임팩트 후에 공을 조금 더 끌고 가 준다는 점입니다. 물론 폴로스루는 그렇게 크게 가져가지는 않습니다.
카운터 드라이브의 생명은 타이밍입니다.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서 공격해 온 공을 빠른 타이밍의 드라이브로 반격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시간적인 여유를 주지 않고 궁지로 몰아넣는 것이 목적입니다. 나의 힘으로 타구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공을 이용한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 감는 드라이브와 미는 드라이브
이것은 드라이브를 분류하는 용어는 아닙니다만 흔히 주변에서 많이 들을 수 있는 말이므로 여기에서 설명합니다. 그림 5가 이 두 가지 드라이브의 분류를 보여줍니다.
<그림 5>
감는다는 것은 처음에는 라켓면이 지면과 다소 큰 각도를 이루고 있다가 스윙을 하면서 점점 숙여지는 것을 말합니다. 반대로 민다는 것은 처음에는 지면과 수평에 가까운 각도를 이루고 있다가 스윙하면서 점점 각도가 커지는 것입니다. 그림은 이를 다소 극단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만 실제로 이 정도의 각도가 되는 일도 많습니다.
감아 치는 드라이브는 타구점을 다소 늦추어 칠 경우에 유효합니다. 즉 루프 드라이브 또는 커브 드라이브를 할 경우 감아 치는 타법을 사용하게 될 경우가 많습니다. 루프 드라이브는 처음에는 올려 치다가 임팩트 후에 손목이나 팔을 써서 공을 아래로 눌러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스웨덴의 발트너는 그의 다양한 드라이브 타법 중에서 이런 타법도 즐겨 사용합니다.
물론, 빠른 타구점을 잡아 치는 루프 드라이브의 경우는 감는 드라이브보다는 미는 드라이브의 모양에 가까워집니다.
밀어치는 드라이브라는 것은 흔히 "두껍게 맞춘다"라고 표현됩니다. 이것은 빠른 타점을 잡아서 치는 드라이브일 경우가 많습니다.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수평에 가까운 스윙으로 나아가다가 라켓 끝부분에 공이 접촉하여 긁기 시작하면서 점점 라켓면을 세워서 라켓면 전체로 밀어주는 기분으로 타구합니다. 따라서 러버가 가지는 "반발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으므로 스피드는 물론 파워도 있는 드라이브가 가능합니다. (감아 치는 드라이브의 경우는 러버가 가진 마찰력을 주로 사용한다고 보면 됩니다.) 스피드 드라이브의 경우 라켓면을 숙인 채로 공을 긁으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타법과 이와 같이 임팩트하면서 라켓면을 점점 세우면서 밀어주며 나아가는 두 가지 타법을 구분해서 구사하면 효과적입니다. 또한, 슈트 드라이브의 경우는 거의 이런 식으로 밀어치는 타법을 구사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와 같이 드라이브의 종류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편의상 나누어 놓은 것일 뿐입니다. 루프 드라이브와 스피드 드라이브의 구분에서 이미 말씀 드렸습니다만 이들을 나누는 명확한 경계선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느 정도는 나누어 쓰면 전술적으로 큰 효과가 있습니다만 많은 경우에는 굳이 구분하려 하지 말고 감각에 의하여 적당히 조절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역시 여기서도 고정관념은 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상황에 맞게 변화하는 유연한 탁구를 즐기실 수 있도록 연습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고슴도치 탁구클럽(http://café.daum.net/hhtabletennis)의 ‘탁구기술 &규칙’ 코너에 게시된 글을 정리,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