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82633 김유민12182643 오수빈 같이 했습니다.
수빈아, 안녕?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이라는 영화를 보고 너에게 추천을 하고 싶어서 이렇게 편지로 소개해보려고 해.
이 영화는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야. 2009년 1월 15일, 유에스 항공 1549편 여객기는 뉴욕 라과디아 공항을 이륙한 직후 새떼와 충돌하게 되면서 두 개의 엔진이 모두 상실되어 추진력을 잃은 상태로 추락하는 상황에서 기장 설리는 허드슨강으로 착륙을 성공시켜, 승객 전원 155명이 생존하는 아주 유명한 사건이었지.
버드 스트라이크를 당한 기장이 긴급 구조 신호로 관제탑과 교신하는 장면이야.
관제탑에선 라과디아 공항으로 회항할 것을 요청하지만 그것은 매우 불가능한 일이었어.
추락으로 인해 고도가 빠르게 낮아지는 상황에서 회항을 시도하면 공항 근처에서 충돌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야.
착륙에 성공한 그는 마지막까지 모든 승객을 전원 탈출시킨 뒤 제일 마지막으로 탈출하고 그렇게 155명 전원이 생존하게 돼.
"아니요. 우리 모두가 해낸 일이죠."
이 모든 공은 설리 기장님 때문이라던 말에 대한 설리의 답변이야.
새들이 충돌해 양쪽 엔진이 모두 나가는 불의의 사고에서 당황하고 놀라운 기색을 감춘 채,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가장 빠르게 생존 가능성을 모색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기장, 허드슨강 동체착륙이 임박해오자, 베테랑의 면모를 보이며 승객들에게 지시사항을 합창으로 전파하는 스튜어디스들. 최대한 신속하게 도착해 추운 날씨 속에 고통 받는 생존자들을 구조하고 생존자가 “죽을 것 같았다”라고 토로하자 “오늘은 아무도 죽지 않습니다”라고 응수하는 구조 요원들. 각자가 해야 할 일을 충실하고 책임감 있게 수행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해.
“저는 영웅이 아닙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기자가 방송 인터뷰 도중 설리에게 본인이 영웅으로 불리는데 기분이 어떤지 물었을 때 설리가 한 대답이야.
155명이 탑승한 비행기가 추락한 상황에서 그의 기량을 발휘하며 진정한 영웅적 면모를 보였음에도 겸손한 대답을 하는데 사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인데 영웅으로 여겨지니 부담도 됐을 것 같아. 상식이 기적이 된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의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이런 마음가짐이 아닐까 싶어.
실제로 설리 기장은 자신의 열정이자 직업인 비행기 조종에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사명감으로 임하는 삶을 살아온 분이었어. 영화에서도 그의 사명감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또 영화를 보다 보면 이 사건에 대한 설리 기장의 많은 감정들을 느낄 수 있을거야.
이 영화는 정말 감동적이기도 하지만 보면서 생각해 볼 것들이 많아서 이 영화를 수빈이 너에게 꼭 한번 보기를 추천할게.
----------------------------------------------------------------------------------------------------------- 민 안녕! 네가 소개해준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 진짜 인상 깊었어. 사실 그 사건을 고등학교 때 들어서 대충은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자세히 들으니 기장님의 기지와 책임감이 정말 대단한 것 같아.
나는 너한테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라는 영화를 추천해주고 싶어. 줄거리를 간략하게 말하자면 폭탄을 좋아하는 할아버지가 우연히 엄청나게 큰 돈이 들어있는 캐리어를 얻게 되고 도망치는 내용이야. 사실 나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굉장히 불편했어. 왜냐하면 내가 지금까지 갖고 있던 도덕적인 개념과 상식들을 자극하는 장면들이 엄청 많거든. 할아버지는 폭탄을 좋아하고 젊었을 때는 그저 폭탄을 터트릴 수만 있다면 전쟁 상황이나 정치적인 흐름들을 전혀 읽지 않았어. 공산당이나 나치나 이러한 것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아. 또 그 폭탄으로 인해 죽게 될 사람들에 대한 죄책감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어.
(전쟁 중 다리폭파 장면)
심지어 어릴 때 장난으로 터트린 폭탄으로 사람이 죽는 장면을 눈 앞에서 봤어도 전혀 동요하지 않았지. 이런 장면들에서 나는 정말 불편했어. 본인의 행동이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생각하지 않고 산다는 것, 심지어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행동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너무 충격적이었어.
이런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내가 너에게 이 영화를 추천하는 이유는 따로 있어. 아이러니하지만 바로 할아버지의 이런 단순함 때문이야. 우리는 가끔씩 어떤 문제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거나 복잡하게 생각해서 스트레스 받고 오히려 일을 망치는 경우가 있잖아? 그럴 때 이 영화를 보면 머리 속 태풍이 정리되는 기분이 들 것 같아. 이 영화의 주된 메시지가 바로 어차피 일어날 일은 일어나게 되어있고 그것에 대해 후회하기 보다는 해결책부터 찾으란 거거든.
실제로 할아버지는 전쟁에서 활동하는 동안에 본인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가고, 한 마디 실수로 포로 수용소에 갇혀도 그 말을 후회하지 않고 도망칠 방법을 찾아내고 성공해. 또 영화의 중심 사건인 돈이 들어있는 캐리어를 들고 도망치는 와중에 사람을 실수로 죽여도 당황하기 보다는 시체를 처리할 방법을 찾고, 쫓기는 상황에서도 수영장에서 노는 여유를 보여줘. 처음 볼 때는 정말 생각이 없어 보이고 무책임해 보이고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같아 보이고 그 생각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지만 그래도 이 극단적인 예시를 통해 더욱 메시지를 잘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해.
우리의 인생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고 앞으로 해야 할 일도, 하고 싶은 일도 많잖아? 우리가 마주칠 수많은 사건들 중에 너의 머리를 어지럽히는 것이 있고 네가 너무 힘들다면, 그 때 이 영화를 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서 너에게 추천해! 편지가 생각보다 길어졌네. 읽어줘서 고맙고 밑에 영화에서 인상 깊었던 대사의 사진 첨부할게~ 다음에 보자.
"괜히 고민해봤지 도움 안 돼.
어차피 일어날 일은 일어나는 거고, 세상은 살아가게 되어있어."
" 소중한 순간이 오면 따지지 않고 누릴 것.
우리에게 내일이 있으리란 보장은 없으니까."
"사건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법.
그러니 인생이 어떻게 펼쳐질지 알 방법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