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주 예산의 38분의 1… 그래도 14억 인구서 뽑은 천재 중 천재 ‘북적’
‘인도판 나사’ ISRO 가보니…
김성모 기자 입력 2023.08.31. 03:00 조선일보
인도우주연구기구(ISRO) 엔지니어들이 달 탐사선 찬드라얀 1호 발사를 앞두고 마지막 점검에 나선 모습. 인도는 2008년 찬드라얀 1호 발사 성공으로 세계 여섯 번째로 달 탐사선을 쏘아 올린 국가로 이름을 올렸고,지난 23일 찬드라얀 3호의 착륙선이 달 남극에 착륙하며 세계에서 네 번째 달 착륙 성공, 세계 최초 달 남극 착륙에 성공한 국가가 됐다. /게티이미지코리아
50여 년 전 소달구지로 위성을 싣고 다니다가 세계 최초로 ‘달의 남극’에 착륙한 나라가 되기까지. 이 ‘비밀의 문’ 건너엔 답이 있을 것 같았다.
지난 17일 오후 4시쯤 인도 구자라트주(州) 아마다바드에 있는 인도우주연구기구(ISRO) 우주응용센터(SAC) 입구. 센터 측은 방문한 기자의 신분증을 일일이 확인하고, 카메라나 노트북은 물론 휴대전화를 포함한 모든 디지털기기를 외부 보관 장소에 맡기도록 한 뒤, 검색대까지 거치게 하는 삼엄한 보안을 거친 뒤에야 센터 입장을 허락했다.
중국을 넘어선 14억 인구 1위 대국 인도가 수재 중 수재를 가려 뽑아 우주 개발에 나서며 ‘엘리트 파워’로 우주 최강국으로 도약하고 있다. 지난 23일 인도의 무인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가 달 남극 착륙에 성공하면서 인도는 네 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한 국가인 동시에 인류 최초로 달 남극에 우주선을 착륙시킨 국가가 됐다. ISRO는 찬드라얀 3호가 달 남극 토양 온도를 측정한 결과, 달 표면 아래 8cm 깊이 토양 온도는 영하 10도, 달 표면은 영상 50도라고 밝혔다. 이는 지금까지 과학계가 예상했던 것보다는 훨씬 높은 온도이다. 또 달 표면에 황(黃)이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다.
그래픽=김하경
◇다양한 분야 수재 중의 수재
“우리 센터엔 다양한 전문가들이 다 모여있습니다. 우주기술은 한 분야 전문가로 개발되는 게 아니에요. 달에 착륙선을 보내려면 우주과학뿐 아니라 전자공학, 지구과학, 화학, 물리학, 생물학 등에서 각종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모여 협업해야 하는 거죠.”
노란색 사리(인도 전통 의상) 차림으로 기자를 안내한 아벡차브라(Abhecwhabra) 박사는 “우리는 인도 공과대학(IIT) 등 인도의 유명 대학 졸업생들도 선망하는 연구소”라고 했다. “인도 ‘브레인’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 등으로 해외 유출도 많은 게 현실인데, 걱정 없느냐”고 묻자, ISRO 관계자는 웃으며 답했다. “14억 인도에는 브레인이 많아도 너무 많지요.”
ISRO 내부 캠퍼스는 인도 가성비 전략인 ‘주가드(Jagaad) 정신’도 묻어났다. 주가드는 힌디어로 ‘예기치 못한 위기 속에서 혁신적 문제 해결을 해낸다’는 뜻으로, 미국 할리우드 영화 제작비보다 저렴하다는 인도의 초저가 우주 개발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ISRO의 1년 예산은 1300억 루피(약 2조800억원)로 미국 우주 예산(79조원)의 38분의 1 수준이다.
이날 찾은 ISRO 우주응용센터 내부도 마치 한국의 옛 ‘국민학교’ 건물을 연상케 하는 낮은 벽돌 건물들이 이어진 소박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기자가 건물 내부 ‘행성 시뮬레이션 랩’에 들어가 작은 영화관처럼 생긴 공간에 앉아 3D 안경까지 쓰고 화면을 보자, 인도 위성들이 얼마나 높은 해상도로 인도 뉴델리 거리를 자세히 찍을 수 있는지, 2D 화면이 고도 계산 등을 거쳐 3D 화면으로 단박에 바뀌는지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한국과도 협력 기대”
인도의 우주 개발 역사는 인도 최초의 총리인 자와할랄 네루와 인도 우주 개발 아버지로 통하는 비크람 사라바이 박사가 1962년 인도우주연구위원회(INCOSPAR)를 태동시키고, 1969년 ISRO를 설립하며 시작됐다. 그동안 발사체 발사만 81번, 인공위성은 109번을 쏘아올렸다.
이 센터의 책임자 닐레시 데사이(Desai) 센터장은 한국과의 우주 분야 협력에 대해서도 긍정적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주요 7국(G7) 회의 참석 당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우주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한 바 있다. 데사이 센터장은 “인도·한국 양국의 우주 협력이 강화되길 바라고, 앞으로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21세기 영어교육연구회 / ㈜ 파우스트 칼리지
전 화 : (02)386-4802 / (02)384-3348
이메일 : faustcollege@naver.com / ceta211@naver.com
Blog : http://blog.naver.com/ceta211 21세기 영어교육연구회
Cafe : http://cafe.daum.net/21ceta 21세기 영어교육연구회
Web-site : www.faustcollege.com (주)파우스트 칼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