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 등반
오월의 마지막 휴일 고등학교 동창생들의 나들이다. 충남 예산군에 있는 가야산 서울지역 동창님들도 참석하기 위하여 중간정도의 산을 택한 모양이다. 지난해 이제까지 총무로 수고한 김근수 동창이 회장을 맞고 총무는 정병현 동창이 맞아 새로이 시작되는 집행부이다. 그전 회장은 박재식 동창 2년의 임기를 무사히 마치고 김근수 회장이 새로이 취임하여 동창회의 활기가 그 어느 때 보다 활발하다. 지난 4월에는 한 초등학교에서 족구 대회로 막걸리 파티를 열어 동창회의 친목을 다지더니 이번에는 등산대회로 서울 친구들과 함께 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번 행사를 위하여 서울 지역 회장을 맞고 있는 채형석 동창님의 각고한 협력이 돋보이는 행사였다. 익산에서 22명 서울에서 15명 총 37명의 동창님들이 참석하여 성황을 이루어 매우 즐거운 하루를 참석한 동창님들은 만끽 하였으니라 생각한다.
익산에서는 이영권 동창와 원불교 교무로 재직 중인 정권주 이종진 이대조 동창들이 참석하여 신임회장의 각고의 노력이 더욱 빛나는 것 같다. 8시50분쯤 군산 나들목에 들어선 차량은 홍성휴개소에서 잠간 숨을 돌린 뒤 해미나들목을 빠져 나와 45번국도로 접어들어 가야산을 넘는다. 서해안 고속도로의 개통과 더불어 4차선으로 확장된 도로이다. 구도로는 한서대학 앞을 지나 고불거리며 가야산마루를 넘는다. 도로에는 시골의 할마시들을 나르는 시내버스가 골짜기 굽이굽이를 돌아 덕산을 향한다. 가야산은 예산군 덕산면 에 위치한 곳이다. 이곳에는 구한말 세도정치의 틈바구니에서 조정의 위엄을 바로 세운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아버지 남연군의 묘가 있어 유명하고 덕산의 온천과 일제시대의 상해 홍구공원에서 일제의 원흉들에게 폭탄을 투척하여 일인들의 간담을 서늘케한 윤봉길의사의 추모 사당이 있어 유명하다. 이곳 충남지역에 오면 유행어가 있다. 대천에서는 주먹자랑하지 말고, 광천에오면 돈자랑하지 말고, 홍성에 오면 인물자랑하지 말라고 한다. 대천은 해수욕장이 있어 동해안 고속도로가 나기 전 서울내기들이 기차를 이용하여 이곳 대천해수욕장을 이용하는데. 서울사람들을 휘갈기는 것이 여간 아니었나보다. 그리고 광천은 토굴 새우젓갈로 유명한데. 천수만에서 잡아올린 고기가 광천에서 거래 되어 인근의 돈보따리가 이곳으로 몰린데서 유래한 말이다. 그리고 홍성은 일제시대의 항일 무력대장을 지낸 백야 김좌진 장군의 생가와 묘가 있는곳이고, 독립선언문의 마지막부분을 쓴 만해 한용운 선생이 탄생한 곳이며, 우국지사 김우열 선생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이곳 충청도엘 오면 옷깃일 절로 여미게 하는 곳이다. 나의 경우 예산은 특별한 곳이다. 이곳 예산군 대술면 슬치리 라는 곳에는 나의 중시조인 진주 강씨 은열공 민자 첨자 할아버지의 산소가 있는곳 이기도 하여 어렸을적에 백부와 부친의 손에 이끌려 하루 밤을 세워가며 중시조 시제에 참석한 기억이 아련한 곳이다. 그때 기억에 가을녁 탐스럽게 익어 주렁주렁 매달린 사과가 어찌나 먹음직스러웠는지 모른다.
상가리 주차장에는 이미 서울 동창들이 먼저와 마중을 한다. 못 보던 친구들이 몇이 있다. 학교를 졸업한지 어넌 40여년이 흘려가지 안했나. 주차장 한켵에 서있는 관광안내도 앞에서 오늘의 등산대장인 송동언 동창이 산행계획을 설명한다. 유인물을 세장씩이란 마련한 정성스럽고 세밀한 집행부의 도움에 산행길의 안내는 어렵지 않다. 점심을 준비치 안해서 등산후 점심식사이다. 물과 떡을 나누어 주고 10반에 출발이다. 코스는 옥양봉을 거쳐 석문봉에서 옥양폭포를 지나 남연군 묘를 향하는 코스이다. 선두는 문상호 후미는 송동언이다. 서울의 임낙복과 한조가 되어 고삿길을 오른다. 연무진 초여름의 날씨는 바람도 없이 등산객의 숨을 가쁘게 한다. 오르막길에서 낙복이를 노치고 박궁엽과 말상대를 한다. 무주에서 생활하여 건강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 불룩 나온 배가 많이 들어갔다. 이런 저런 세상의 이야기에 어느덧 옥양봉 조금 못미쳐 단애진 바위에 이른다. 어느덧 포천에서 온 유대성이 한조을 이룬다. 먼저 온 상호가 저 남쪽에 솟아있는 가야봉 의 중개소 안테나가 가깝다고 한다. 상가리 주차장이며 우리가 올라 길이 한눈에 펼쳐진다. 연무로 인하여 시야가 별로 좋지 않다. 뒤처진 낙복이 일행과 장하열의 일행들이 합쳐진다. 옥양봉에서 등산대장의 설명이 있다. 시간은 12시 석문봉을 거쳐 내려가면 점심을 약속한 시간이 지나므로 중간에서 하산토록 계획을 수정한다. 이번의 모임이 등산이 주가 아니라 모임이 주이기 때문이다.
문상호 강남기 유대성 이렇게 한짝을 이루어 석문봉 가던 중간길 에서 하산이다. 유대성의 구성진 입담에 하산길이 여유롭다. 산자락 위에 있는 달랭이 어귀에서 최병희 전회장을 만난다. 석문봉에서 하산하는 길이란다. 아니 언제 그렇게 체력을 다지셨나. 역시 몸이 가벼운 사람들이 산을 잘 오른다. 관광객의 유치를 위하여 농가의 비닐하우스에는 탁자가 놓여 있고 더위을 식힐양인가 계곡의 물을 끌어들여 지붕에는 분수로 물을 흘려내려 운치를 더한다. 무주에 있는 박궁엽이 응 오늘 한 가지 배웠단다. 그렇게 여행은 안목을 넓힌다. 아마 무주에 가서 한곳에 설치한 모양이다. 산골 집까지 시멘트 포장이 되어 있어 시골길의 포근한 맛이 덜 하다. 2년전 남연군 묘을 다녀갈 때에는 포장이 안 된 것 같았는데, 남연군묘에 이른다. 풍수지리설을 믿는 흥선 이하응은 경기도 연천에 있는 아버지묘를 이곳으로 이장을 한다. 이곳에 묘를 쓰면 2대의 임금이 나온다는 말을 듣고, 이 자리는 가야사 절이 있던 곳이라고 한다. 절의 탑자리에 묘를 설치한 것이다. 그래서 그러한 것인가? 고종과 순종의 임금을 내었다. 또한 이묘는 독일상인 오페르토의 도굴로 유명하다. 외세의 침략이 시작될 때 독일상인 배를 타고 지금의 서해대교가 있는 행간도에 배를 대놓고 이곳까지 야음을 틈타 임금의 할아버지이니 별난 것이 들어 있을 것으로 보고 도굴을 감행 그러나 이장 시 석회를 사용하여 이장한 관계로 굳어진 석회로 인하여 날이 세도록 묘를 파해지지 못하고 철수한다. 이것을 안 대원군의 분노는 서양에서 들어온 천주교 박해로 이어져 많은 순교자를 낳는다.
일찍 온 일행은 주차장 그늘에서 간단한 맥주파티가 열렸다. 시간은 한시가 조금 지난다. 마지막 행렬인 임낙복과 몇몇 동창들의 도착과 동시에 식당으로 향한다. 식당은 덕산의 어느 조그만 추어탕집 삼십칠명의 동창생이 앉으니 가득하다. 상은 이곳저곳 세곳에 차려져 있다. 뒤늦게 참석한 분당에 사는 정혁기를 조우한다. 홀로 내려온 것이다. 포천에 내려온 유대성의 성의에 못지않다. 때 지난 추어탕 점심이 꿀맛이다. 전라도 추어탕과 다르다 미꾸라지 가 그대로 있다. 전라도 추어탕은 갈아서 형태가 없는데, 기타 민물고기가 들어가 맛을 더하고 경기도에서 하는 것처럼 남은 국물에 밀가루 수제비를 넣어 감칠맛을 더한다. 서울회장의 인사말과 구성진 리더로 찬조금이 쏳아진다. 찬조금의 행사가 끝날쯤 요사이 선거철에 엮힌 “홍보지” 이야기로 오늘의 하이나이트를 이른다. 서울회장은 군대생활을 해병대에서 했는데. 의장대에서 다시북파 공작원 훈련을 받은 드문 케이스다. 북파 훈련이야기를 할 때면 몇 번을 들어도 실증이 없다. 나는 면방위 출신이라 군대생활을 모르므로 더욱 귀가 솔깃해 진다. 이러한 인생의 최고의 고난한 훈련의 역경을 딧고 서서 있지 채형석 서울 지역 회장의 사업은 날로 번창하여 많은 기업체를 운영하는 사장이 되었다. 한편 기독교 신자여서 일요일에는 교회참석 외에는 일제 행사에 참석치 않는 독식한 기독인으로 변하였는데, 신임 회장의 서울 나들이로 채회장이 참석치 않으면 이번 행사를 하지 않겠다고 하니 이번에 서울 동창님들을 모시고 내려온 것이다.
“홍보지”의 일화를 끝으로 자리를 떠나며 다시 다음을 기약한다. 내려오는길에 하용호 동창이 동승이다. 관광차의 노래방은 언제나 만원이다. 정영선의 노래솜씨가 여간 아니다. 조금 술에 취한 것이 아주 흥에 겹다. 홍성휴개소서 잔디마당에서 또 한번 술자리가 벌어지고 장정열과 장하열이 사촌간이라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전주에서 온 박성이 지난 날 아파 고생한 시절에 정열이의 아버지의 처방에 이렇게 건강을 찾아 생활한다는 말도 잊지 않는다. 이대조의 성대묘사는 코메디로 나가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 산을 오를때 남들은 숨이차 헐떡거리는데. 김회장은 노래를 흥얼거리면 올랐다고 한다. 그때 노래를 듣고 싶다는 요청에 반주도 없이 생음악으로 회장의 듣는다. 차는 어느덧 금강대교을 지나 군산 나들목에 이른다. 작별인사를 하고 하차다. 끝.
첫댓글 강용구부회장님 덕택으로 넘 즐거웠고 지리공부 역사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