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일째. 이날로 1인 시위는 잠정 중단하게 됐습니다. 더 큰 승리, 더 큰 싸움을 위한 결단입니다.
지난해 10월 5일 부터 시작한 1인 시위, 토요일, 일요일, 국경일만을 제외하고선 설령 단 한 사람이 서 있더라도 단 하루 이 자리를 비운 적이 없었습니다.
마지막 1인 시위가 될지도 모르는 날, 아쉬움을 뒤로한 채 함께 해 준 분들이십니다.
위성신님. 인근 랜드피아에서 세탁소를 운영하고 계십니다. 세탁물을 배달하면서 늘 마음에 걸렸다며, 바쁜 틈에도 스스로 나와 주신 분입니다.
유종천 님, 택시 노동자입니다. 한번도 써 보지 않던 연가를 내고 거의 2달 월급에 해당하는 적지 않는 자비를 들여 지난 6월 도쿄에도 다녀 온 바 있습니다.
정동석 광주전남 평통사 사무국장님. 함께 격려하며 지난 겨울 1인 시위 현장을 지켜주던 든든한 동지였습니다.
이재익님. 쌍촌동에 있는 '새누리 지역아동센터' 선생님입니다. 방학을 맞아 함께 부대끼고 있는 중학생들과 함께 날마다 1인 시위에 함께 해 왔습니다. 1인 시위가 끝나면 양금덕할머니를 모셔다 드리는 발이 되기도 했습니다.
오늘 가장 심경이 복잡하셨을 양금덕 할머니이십니다. 누군가 '양관순'이라고 하더군요. 유관순이 살아 '양관순'이라고.
"1인 시위를 접을 수 없다. 나 혼자라도 나올란다"고 말씀하시더군요. 더 이상 동정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1인 시위를 이끈 가장 큰 동력은 바로 할머니 자신이였습니다.
김희용 대표님. 일이 커 질수록, 기대가 모아질수록, 한편으로 모든 웃음과 불만을 받아주면서도 말없이 외로히 모든 짐을 안아야 했던 분이셨습니다.
이정현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간사님. 매주 변함없이 1인 시위를 지켜 온 분입니다. 지난 겨울 폭설이 내리 퍼 붓던 어느 날, 눈보라에 앞을 분간하기 어려운 상황에도 꿋꿋히 피켓을 들고 있던 한 장의 사진이 두고 두고 생각납니다. 다시 아쉬움 속에 눈물을 삼키고 있습니다.
박수희님, 광주비정규직센터 상담실장.
이 땅 가장 대우받지 못하는 노동자의 한 사람으로서, 할머니의 투쟁이, 시민모임이 걷는 이 길이 어떤 것인지를 가장 절박하게 느낀 사람 중의 한 사람입니다. 때로 아이들을 챙길 여유도 없이, 지난 6개월동안의 거리 서명운동에 208일간의 1인 시위에 모든 것을 보여주신 분입니다.
오늘 양금덕 할머니가 흘리는 이 회한의 눈물을 우리는 잊지 않겠습니다.
사진 속에 있지는 않지만 일일히 거론하기 힘들만큼 참으로 많은 분들의 수고가 함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그동안 함께 해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우리의 싸움은 다시 시작입니다. 미쓰비시중공업 뒤에 은근히 숨어있는 일본정부와의 문제입니다.
더 큰 걸음에 함께 할 것을 기대합니다.
첫댓글 작년 가을부터인가요.
이곳과 인연을 맺은 것이.
이곳 회원님과 서울서 만났어도 낯설지 않았던것은
온라인상이지만
1인시위의 님들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가슴 깊이 존경과 신뢰를 보냅니다.
애쓰셨습니다.
비얀님!
할머니께서 눈물을 흘리시면서 반미쓰비시 운동을 멈추는 부분에 대해서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시민모임과 나고야 소송지원회를 믿고 저희들의 결정에 따르겠다고요.
본인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점도 이야기하셨습니다.
체불임금과 정신적 피해에 대한 일본 법정에서의 판결이 패소할 때를 떠올리면서 일본정부에 대한 강한 불신을 나타내셨습니다.
할머니가 믿고 있는 것은 저희들이었습니다.
일본 정부와 일제피해자 문제해결을 위한 대투쟁에 기꺼이 나서시겠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이 일에 함께 해주세요.
더 큰 싸움에 더 굳은 연대로 함께 해주세요.
서울에 가면 꼭 만나고 싶네요. 더운 여름 건강 잘 챙기세요
이제 중요한 협상(끝이될수도, 다시 시작할수도 있는)의 시기입니다. 온 정성을 협상의 성공에 보냅니다.. 그리고 반드시 좋은 결과를 믿습니다.. 할머님 얼굴에 웃음 한가득 기원합니다. 그동안 다들 일인시위에 온 정성을 보내신거 더불어 함께 감사합니다. 우리 중1 학생들도 믿음직스럽구요.. 위성진님 또 언제 뵐지 모르겠지만.. 여름 잘 나시기를.. 결코 잊을 수 없는 208일간의 기억이 될 것입니다.. 아무쪼록 협상이 잘 마무리 되어 다시 매장앞에서 뵙는 날이 없었음 합니다.. ^^
이 일 저 일 제쳐두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1인 시위 현장을 지켜 오시던 많은 분들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갑니다. 저에게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깊은 눈길을 보내 주셨던 회원 여러분들의 진지한 발걸음들이 시민모임의 든든한 주춧돌이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1인 시위와 함께 성장한 제 마음을 다잡아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