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얼마 전까지 엔화는 원달러 환율로 850원까지 떨어졌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엔화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900원을 돌파하였습니다.
엔화의 가격이 요동치고 있는 이유는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이 변곡점에 다다랐다는 전망 속에 엔화 매도 흐름에 급제동이 걸렸기 때문입니다.
사실 앞서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를 계속해서 지연시키자, 미일 금리 격차가 조만간 좁혀지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환율은 악화일로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연준 의장인 파월이 목표치인 2%까지 내려가지 않아도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음을 시사하면서 엔화가 상승세를 보인 것입니다.
여기에 트럼프가 엔저를 비판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상승을 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일본은행의 긴축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이란 기대도 힘을 더하고 있습니다.
일본은행은 30~31일 금융정책 결정회의를 여는데, 이때 구체적으로 국채 매입 축소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한편 엔화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자, 자산시장은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멕시코 패소 등 고금리 통화 자산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가 이뤄져 왔는데,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및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 속에 이러한 흐름이 크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엔화가 상승하자, 투자자들도 핸들을 180도로 꺾어서 드라이브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숏스퀴즈가 대표적입니다.
참고로 숏스퀴즈는 자산 가격 하락을 예상해 돈을 건 공매도 투자자가 자산 가격 상승 시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해당 자산을 사는 행위를 말합니다.
이처럼 투자자들이 숏에 투자하는 것을 줄이고 있는 가운데, 월가 투자자들은 미국 기술주에 대한 투자를 거둬들이고 있습니다.
일본의 투자자들은 미국 기술주에 몰린 자금을 빼고 엔화로 바꾸면서 엔화의 가치가 더욱 상승하고 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엔화의 약세는 언제든지 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엔화의 강세는 미국 기술주 급락에 대한 영향도 있는데, 만약 미국 GDP가 높게 나온다면 현재 경제적으로 취약한 일본의 상황을 감안하면 엔화가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26일 발표된 도쿄도 지역의 7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2.2% 상승했으나 변동성 높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1.1% 상승에 그쳤습니다.
도쿄도 지역의 소비자물가가 전국의 선행지표임을 고려할 때 일본의 조기 금리 인상은 사실상 어렵단 평가입니다.
이에 현재 일본이 할 수 있는 것은 연준이 금리를 낮추는 것을 기다리는 것 뿐인데, 만약 미국의 경제가 다시 살아난다면 연준은 금리 인하에 생각을 바꿀 수도 있으므로 엔화가 큰 변동성을 보일 수도 있다는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