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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위학(助紂爲虐)
주임금을 도와 포학한 짓을 저지르다는 뜻으로, 나쁜 사람을 도와 나쁜 짓을 저지르는 것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助 : 도울 조(力/5)
紂 : 주임금 주(糸/3)
爲 : 하 위(爪/8)
虐 : 모질 학(虍/3)
중국 역사에서 이상적인 정치를 펼친 천자로 요순(堯舜)을 든다. 이와 반대로 폭군의 대명사로는 걸주(桀紂)로 일컫는 하(夏)나라의 걸왕(桀王)과 그 뒤를 이은 은(殷)나라의 주왕(紂王)이 첫손에 꼽힌다.
이들은 각기 요녀 말희(妺喜)와 달기(妲己)에 빠져 흥청망청 주지육림(酒池肉林)을 펼치고 포락지형(炮烙之刑)으로 충신을 죽였다.
나라를 망하게 한 폭군 주임금을 도와(助紂) 포학한 짓을 저지른다(爲虐)는 이 말은 나쁜 사람을 방조하여 나쁜 짓을 저지르는 것을 말한다. 걸왕도 빠질 수 없어 조걸위학(助桀爲虐)이라고도 한다.
주왕의 학정에 견딜 수 없게 된 백성들이 합심하여 토벌에 나선 무왕(武王)을 도왔다. 주왕은 자살로 생을 끝내고 주(周)나라를 세운 무왕은 동생 주공(周公)과 함께 백성을 안정시켜 봉건제를 확립했다.
'맹자(孟子)'의 등문공(滕文公) 하(下)에 성어가 나오는 기록이 있다. '주공이 무왕을 도와 주왕을 죽이고 엄나라를 정벌했다(周公相武王 誅紂伐奄).'
엄(奄)나라에 대해선 주자(朱子)가 '맹자집주(孟子集註)'에서 설명하고 있다. '엄은 동방에 있던 나라로 주임금을 도와 포악한 짓을 일삼았다(奄 東方之國 助紂爲虐者也).'
걸왕을 비유한 성어는 '사기(史記)'에 실려 있다. 진시황(秦始皇)이 죽은 뒤 폭정에 대항하여 항우(項羽)와 유방(劉邦)이 초한(楚漢)의 각축을 벌였다.
열세로 밀리다 항우가 딴 곳에 눈을 판 사이 유방은 진나라 수도 함양(咸陽)을 먼저 차지했다. 시골 출신의 유방이 화려한 궁궐과 진귀한 보물들, 아름다운 미녀에 마음이 뺏겨 머물고 싶어 했다.
용장 번쾌(樊噲)가 간했으나 듣지 않자 책사 장량(張良)이 다시 간언했다. '무릇 천하를 위하여 남은 도적들을 제거하려면 검소함으로 자원을 삼아야 마땅하거늘, 지금 진나라에 들어와 편안하게 그 즐거움을 누리려 한다면, 이는 이른바 걸왕을 도와 포학한 짓을 저지르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夫爲天下除殘賊 宜縞素爲資 今始入秦 卽安其樂 此所謂助桀爲虐).'
그제서야 유방은 창고를 봉쇄하고 함양을 떠났다. 유후(留侯)세가에 나온다.
나쁜 짓을 하는 세력에 빌붙어 더 약자를 괴롭히는 호가호위(狐假虎威) 일당은 어디나 따른다.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 해도 죄가 가벼워지는 것이 아니다. 행동에 앞서 밝은 눈으로 살펴야 할 일이다.
▶️ 助(도울 조, 없앨 서)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힘 력(力; 팔의 모양, 힘써 일을 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且(차; 고기를 수북히 담은 모양, 조)로 이루어졌다. 힘(力; 팔의 모양, 힘써 일을 하다)을 더하여 돕는다는 뜻이 합(合)하여 '돕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助자는 '돕다'나 '힘을 빌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助자는 且(또 차)자와 力(힘 력)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且자는 비석을 그린 것이다. 고대에는 죽은 사람의 이름이나 행적 또는 업적을 널리 알리기 위해 비석에 글을 새겨 세웠다. 특히 큰 업적을 기리는 비석은 크기가 매우 컸었다. 큰 돌을 깎아 만든 비석을 혼자 힘으로 세우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助자는 비석을 세우기 위해 여럿이 힘을 합친다는 의미에서 '돕다'나 '힘을 빌리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助(조)는 ①돕다, 힘을 빌리다, 거들다 ②기리다 ③유익하다 ④이루다, 완성하다 ⑤도움, 구조(救助), 원조(援助) ⑥구실(온갖 세납을 통틀어 이르던 말), 조세(租稅) ⑦문체(文體)의 하나, 그리고 ⓐ없애다 (서)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도울 우(佑), 도울 좌(佐), 도울 방(幇), 도울 필(弼), 도울 부(扶), 도울 원(援), 도울 비(毗), 도울 비(毘), 도울 비(裨), 도울 익(翊), 도울 양(襄), 도울 호(護), 도울 찬(贊), 도울 보(輔)이다. 용례로는 도와서 이루게 함 또는 힘이 되어 성공 시킴을 조성(助成), 남의 말에 덧붙여 도와줌 즉 말로 일깨우거나 거들어 주어서 도움 또는 도움이 되도록 슬쩍 깨우쳐 주거나 거들어 주는 말을 조언(助言), 어떤 책임자나 주장하는 자에 속하여 그의 지도를 받으며 그 일을 도와주는 사람을 조수(助手), 힘을 써 도와 줌을 조력(助力), 도와서 거듦을 조거(助擧), 도와서 자라나게 한다는 뜻으로 좋지 못한 행위나 습관을 조급히 키우려다 오히려 망친다는 경계의 뜻을 지닌 말을 조장(助長), 도적을 잡는 일을 도움 또는 그런 사람을 조포(助捕), 농토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 짝을 이루어 농사를 도움을 조우(助耦), 해조가 많은 곳에서 사는 어류를 조어(助魚), 힘을 보태어 서로 도움을 협조(協助), 물질적으로 보태어 도움 또는 보충하여 돕는 것을 보조(補助), 어떠한 일을 거들어서 도와 줌을 또는 타인의 범죄 수행에 편의를 주는 유형 무형의 모든 행위를 방조(幇助), 어떤 사람이나 단체가 다른 사람이나 단체와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 서로 돕는 것을 공조(共助), 구원하고 도와 줌을 구조(救助), 도와 줌을 원조(援助), 남의 큰일에 돈이나 물건 등을 도와 줌이나 남을 거들어서 도와 줌을 부조(扶助), 곁에서 도와 줌을 방조(傍助), 서로 도움을 상조(相助), 뜻을 같이하여 도와줌을 찬조(贊助), 아내가 남편을 도움을 내조(內助), 생각하여 주고 도와 줌을 고조(顧助), 자기 힘으로 자기를 도움을 자조(自助), 중국 하나라의 폭군 걸을 부추겨 포악을 일삼게 한다는 뜻으로 악인을 도와 악한 짓을 더하게 함을 이르는 말을 조걸위학(助桀爲虐), 빨리 자라라고 모를 뽑는다는 뜻으로 빠른 성과를 보려고 무리하게 다른 힘을 더하여 도리어 그것을 해치게 됨을 이르는 말을 조장발묘(助長拔苗), 장점을 발전시키고 단점을 보완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조장보단(助長補短), 닭 울음의 도움이란 뜻으로 어진 아내의 내조를 이르는 말을 계명지조(鷄鳴之助), 서로 서로 도움을 일컫는 말을 상부상조(相扶相助), 강산의 도움이란 뜻으로 산수의 풍경이 사람의 시정을 도와 좋은 작품을 만들게 함을 이르는 말을 강산지조(江山之助), 안에서 돕는 공이란 뜻으로 아내가 집안 일을 잘 다스려 남편을 돕는 일을 이르는 말을 내조지공(內助之功), 아내가 집안 일을 잘 다스려 남편을 돕는 일을 이르는 말을 내조지현(內助之賢), 곡식이 빨리 자라도록 하려고 이삭을 뽑아 올린 때문에 모두 죽어 손해를 보게 된다는 뜻으로 성급하게 이익을 보려다가 도리어 해를 보게 되는 일을 두고 하는 말을 알묘조장(揠苗助長), 악인도 악한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서로 돕는다는 뜻으로 동류끼리 서로 도움을 이르는 말을 동악상조(同惡相助) 등에 쓰인다.
▶️ 紂(껑거리끈 주/주임금 주)는 형성문자로 纣(주)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실 사(糸; 실타래)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주(月+寸)의 생략형(省略形)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紂(주)는 ①껑거리끈(껑거리막대의 양 끝에 매어 길마의 뒷가지와 연결하는 줄) ②말고삐(말굴레에 매어서 끄는 줄) ③창(窓), 창문(窓門) ④주(紂) 임금,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고대 중국 은나라의 최후의 임금을 일컫는 말을 주왕(紂王), 천하 고금의 포악한 임금의 대표자로 중국 하나라의 걸왕과 은나라의 주왕을 일컫는 말을 걸주(桀紂), 주임금을 도와 포학한 짓을 저지르다는 뜻으로 나쁜 사람을 도와 나쁜 짓을 저지르는 것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조주위학(助紂爲虐) 등에 쓰인다.
▶️ 爲(할 위)는 ❶상형문자로 为(위), 為(위)는 통자(通字), 为(위)는 간자(簡字)이다. 원숭이가 발톱을 쳐들고 할퀴려는 모양을 본떴다. 전(轉)하여 하다, 이루다, 만들다, 다스리다의 뜻으로 삼고 다시 전(轉)하여 남을 위하다, 나라를 위하다 따위의 뜻으로 쓴다. ❷회의문자로 爲자는 '~을 하다'나 '~을 위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爲자는 원숭이가 발톱을 쳐들고 할퀴려는 모습이라는 해석이 있다. 그러나 갑골문에 나온 爲자를 보면 본래는 코끼리와 손이 함께 그려졌던 것임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코끼리를 조련시킨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爲자의 본래 의미는 '길들이다'였다. 하지만 후에 코끼리에게 무언가를 하게 시킨다는 의미가 확대되면서 '~을 하다'나 ~을 위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爲(위)는 ①하다 ②위하다 ③다스리다 ④되다, 이루어지다 ⑤생각하다 ⑥삼다 ⑦배우다 ⑧가장(假裝)하다 ⑨속하다 ⑩있다 ⑪행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움직일 동(動), 옮길 사(徙), 옮길 반(搬), 흔들 요(搖), 옮길 운(運), 들 거(擧), 옮길 이(移), 다닐 행(行), 구를 전(轉)이 있다. 용례로는 나라를 위함을 위국(爲國), 백성을 위한다는 위민(爲民), 다른 것에 앞서 우선하는 일이라는 위선(爲先), 힘을 다함을 위력(爲力), 첫번을 삼아 시작함을 위시(爲始), 자기의 이익만을 생각하여 행동함을 위아(爲我), 생업을 삼음 또는 사업을 경영함을 위업(爲業), 사람의 됨됨이를 위인(爲人), 정치를 행함을 위정(爲政), 주되는 것으로 삼는 것을 위주(爲主), 예정임 또는 작정임을 위계(爲計), 진실한 즐거움을 위락(爲樂), 어떤 것을 첫 자리나 으뜸으로 함을 위수(爲首), 기준으로 삼음을 위준(爲準), 나라를 위한 기도를 위축(爲祝), 부모를 위함을 위친(爲親), 자기를 이롭게 하려다가 도리어 남을 이롭게 하는 일을 이르는 말을 위총구작(爲叢驅雀), 치부致富하려면 자연히 어질지 못한 일을 하게 된다는 말을 위부불인(爲富不仁), 바퀴도 되고 탄환도 된다는 뜻으로 하늘의 뜻대로 맡겨 둠을 이르는 말을 위륜위탄(爲輪爲彈), 겉으로는 그것을 위하는 체하면서 실상은 다른 것을 위함 곧 속과 겉이 다름을 일컫는 말을 위초비위조(爲楚非爲趙), 되거나 안 되거나 좌우 간 또는 하든지 아니 하든지를 일컫는 말을 위불위간(爲不爲間), 선을 행함이 가장 큰 즐거움이라는 말을 위선최락(爲善最樂), 도마 위의 물고기가 된다는 뜻으로 죽임을 당하는 것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위어육(爲魚肉), 어떤 사람을 위해 벼슬자리를 새로이 마련함이나 남을 위해 정성껏 꾀함을 일컫는 말을 위인설관(爲人設官), 자손을 위하여 계획을 함 또는 그 계획을 일컫는 말을 위자손계(爲子孫計), 가난을 면하지 못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위귀소소(爲鬼所笑), 자기가 정한 법을 자기가 범하여 벌을 당함을 일컫는 말을 위법자폐(爲法自弊), 화가 바뀌어 오히려 복이 된다는 뜻으로 어떤 불행한 일이라도 끊임없는 노력과 강인한 의지로 힘쓰면 불행을 행복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다는 말을 전화위복(轉禍爲福),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한다라는 뜻으로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로 만들어 강압으로 인정하게 됨 또는 윗사람을 농락하여 권세를 마음대로 함을 이르는 말을 지록위마(指鹿爲馬),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으로 아무리 이루기 힘든 일도 끊임없는 노력과 끈기 있는 인내로 성공하고야 만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마부위침(磨斧爲針), 강남의 귤을 강북에 심으면 탱자가 된다는 뜻으로 사람도 환경에 따라 기질이 변한다는 말을 귤화위지(橘化爲枳), 손이 도리어 주인 행세를 한다는 뜻으로 주객이 전도됨을 이르는 말을 객반위주(客反爲主), 인공을 가하지 않은 그대로의 자연 또는 그런 이상적인 경지를 일컫는 말을 무위자연(無爲自然), 티끌이 모여 태산이 된다는 뜻으로 작은 것도 모이면 큰 것이 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진적위산(塵積爲山), 하는 일 없이 헛되이 먹기만 함 또는 게으르거나 능력이 없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무위도식(無爲徒食) 등에 쓰인다.
▶️ 虐(모질 학)은 회의문자로 상형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虍(호; 호랑이)와 爪(조; 손톱)의 합자(合字)이다. 호랑이가 발톱으로 사람을 해침의 뜻, 또는 호랑이가 발톱을 드러낸 모양을 본뜬 글자라 한다. 그래서 虐(학)은 ①모질다 ②사납다, 험악하다(險惡--) ③혹독하다(酷毒--) ④해치다(害--), 학대하다(虐待--) ⑤해롭게 하다 ⑥깔보다, 경시하다(輕視--) ⑦무절제하다(無節制--) ⑧분에 넘치다 ⑨희롱하다(戱弄--) ⑩죽다 ⑪재앙(災殃), 재해(災害)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참혹할 참(慘), 사나울 포(暴), 가혹할 가(苛), 독 독(毒), 심할 심(甚), 심할 혹(酷)이다. 용례로는 몹시 괴롭히거나 사납게 대우함을 학대(虐待), 참혹하게 마구 무찔러 죽임을 학살(虐殺), 백성에게 심히 구는 포학한 정치를 학정(虐政), 몹시 세차게 쏟아지는 눈을 학설(虐雪), 동짓달의 혹독한 추위를 학한(虐寒), 백성에게 가혹하게 대함을 학민(虐民), 가혹하게 학대함을 가학(苛虐), 스스로 자기를 학대함을 자학(自虐), 음흉하고 포악함을 흉학(凶虐), 잔인하고 포악함을 잔학(殘虐), 침노하여 포학하게 행동함을 침학(侵虐), 침범하여 학대함을 능학(凌虐), 탐욕이 많고 포악함을 탐학(貪虐), 학대를 함을 이르는 말을 가학(加虐), 방자하고 잔학함을 자학(恣虐), 방종하고 탐학함을 종학(縱虐), 혹심하게 화를 당함 또는 혹심하게 당하는 화를 학화(虐禍), 가뭄이 극심함을 발학(魃虐), 횡포하고 잔악함을 포학(暴虐), 잔학하게 부림을 학사(虐使), 잔학한 대우를 학우(虐遇), 몹시 잔악하고 포악함을 광학(狂虐), 음란하고 잔악함 또는 매우 잔학함을 음학(淫虐), 횡포하여 마구 학대함을 횡학(橫虐), 교만하고 포학함을 교학(驕虐), 잔학한 일을 즐김을 기학(嗜虐), 사나운 짓을 제 멋대로 함부로 함을 사학(肆虐), 임금을 죽이고 그 자리를 빼앗음을 찬학(簒虐), 임금을 죽이고 백성을 가혹하게 다룸을 일컫는 말을 시주학민(弑主虐民), 의로운 사람을 추대하여 포악한 임금을 대신하게 함을 이르는 말을 거의대학(擧義代虐), 관아에 임관되어 온 신임자를 고참자가 학대하여 참기 어려운 치욕을 주던 일을 일컫는 말을 신래침학(新來侵虐), 중국 하나라의 폭군 걸을 부추겨 포악을 일삼게 한다는 뜻으로 악인을 도와 악한 짓을 더하게 함을 이르는 말을 조걸위학(助桀爲虐), 성질이 횡포하고 잔학하여 도덕성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포학무도(暴虐無道)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