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가’-예수 트로트 (순천 정영석)
오늘 한국 사회는 트로트가 대세가 되었다. TV와 라디오만 틀면 트로트 음악과 새로 발굴된 젊은 트로트 신인 가수가 나온다. 가요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예능, 광고, 토크, 오디션 프로그램까지 트로트가 점령을 했다. 수년전부터 ‘응답하라’시리즈를 통해 옛것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레트로 열풍이 불더니 문화 생활 전반으로 퍼지면서 아이돌이 장악하던 대중 가요계에서 언더그라운드에 있던 트로트가 새롭게 부상하기 시작 했다. 가요계에서 하대 받던 트로트가 메인으로 조명받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C방송사의 미스트로트, 미스터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장년층만 향유하던 촌스럽고 올드한 이미지의 트로트가 10대 20대까지 신선하게 다가와 전국민적인 공감대를 갖는 장르로 거듭난 것이다. 특별히 코로나 바이러스로 지치고 힘든 상황 속에서 간단한 멜로디와 가락, 피부에 와닿는 감성적인 가사, 꺽어지는 한국적 정서와 한을 담은 트로트만의 매력이 국민들 정서를 파고들었다. 트로트 네박자 속에 인생의 희노애락이 맛깔나게 들어가 있다. 기댈 곳 없고 외로운 시기 트로트는 사람을 울리기도 하고 웃기면서 힐링하게 하는 마력이 있다. 마음기댈 고마운 친구이다.
트로트는 이 시대의 ‘희망가’가 되어 주고 있다. 우연히 미스터 트로트 경연 대회 중 젊은 참가자들 네명이 중창으로 ‘희망가’를 부르는 것을 듣고 감동을 먹었는데 가끔 유튜브로 다시 들어보곤 한다.
(고재근, 김호중, 이찬원, 정동원 -패밀리가 떴다 팀. 2.14.방송)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
푸른 하늘 밝은 달밤에 곰곰히 생각하니
세상 만사가 춘몽중에 또 다시 꿈 같도다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
부귀와 영화를 누렸으면 희망이 족할까
담소화락에 엄벙덤벙 주색잡기에 침몰하랴
세상 만사를 잊었으면 희망이 족할까
푸른 하늘 밝은 달아래 곰곰히 생각하니
또 다시 꿈 같도다
또 다시 꿈 같도다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
부귀와 영화를 누렸으면 희망이 족할까
한국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접해 봤을 친근한 노래이다. 가사의 앞 구절을 따서 ‘이 풍진 세월’이라는 제목으로 불리우다 해방 후에 ‘희망가’로 제목이 바뀌게 된 이 노래는, 1850년 미국 찬송가인 When We Arrive at Home (우리가 집으로 돌아올 때)이 원곡이다. 일본에서 우리나라에 소개되면서, 한국 대중가요사 초창기의 대표적인 번안곡이자 유행가로 사랑받았다.
최초에 박채선, 이류색씨가 노래해 1921년 무렵 레코드 음반이 발매되었다. 나라 잃은 백성의 설움을 담은 곡으로 1930년대에 크게 유행한 노래이며, 1970-1980년대 등 현실이 암울할 때 주로 불러지던 곡으로, 드라마 야인시대에서도 이 노래가 흘러나왔고 영화 군함도에서도 중요장면에서 인상 깊게 불려졌다.
무려 1920년대 노래요 찬송가 라니... ‘담소화락’, ‘엄벙덤벙’ 뜻이 궁금해 찾아보니 담소화락은 이야기와 웃음으로 즐거웁게 화합한다는 뜻이었고 엄벙덤벙은 주관없이 함부로 덤비는 모양이라는 뜻이다.
미스터 트로트 팀들은 화음이며, 가사며, 맨 마지막 어린 정동원 군의 솔로 무대까지 마음을 사로잡은 무대를 보였다. 트로트 가수들이 부르니 판소리도 아니면서 심금을 울리는게 여운이 남아서 자꾸 듣게되었다.
우리 기독교인들에게는 번안된 ‘서로 사랑하자’는 복음 성가 버전도 잘 알려져 있다.
1.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우리 할일이 무엇인가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형제여 서로 사랑하자 우리 서로 사랑하자
사랑의 주님 계명 지켜 힘 써서 사랑하자
2. 하나님은 곧 사랑이요 주예수님도 사랑이라
성령 받은자 큰 증거는 온전한 사랑이라
형제여 서로 사랑하자 우리 서로 사랑하자
사랑의 주님 계명 지켜 힘써서 사랑하자
3. 사랑은 모든 일에 참고 또한 범사에 믿으며
범사에 항상 바라면서 범사에 견디도다
형제여 서로 사랑하자 우리 서로 사랑하자
사랑의 주님 계명 지켜 힘써서 사랑하자
서로 사랑하자는 이 찬양도 가사가 참 좋다. 희망은 서로 사랑한는데 있는 것 아닌가?
사실 희망가의 내용은 희망을 노래한 것이라기 보다도 성경에서 따온 ‘탕자의 자탄가’ 이다.
담소화락, 주색잡기, 부귀영화를 다 누려 봤지만 거기에는 희망이 없다는 것이다. 가만히 달빛 아래 생각해 보라 네가 진정 해야할 일이 무엇인가? 꿈만 같은 허황된 것을 다시 좇으려 하지말고 진정한 희망을 발견하라! 구약 솔로몬의 ‘전도서’의 한 구절을 노래로 듣는 것 같다. 기다리는 아버지께 돌아오라는 누가복음 예수님의 탕자 비유를 창으로 듣는 것 같다.
‘풍진세상’은 편안하지 못하고 어지러운 세상을 말한다. 지루하게 이어가는 코로나-19 감염병 사태가 확산과 재확산을 반복하면서 특히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자 주택가 골목상권은 여지 없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대면 접촉이 금기시 되고 집합 금지 행정 명령이 지속되면서 전통시장, 영세 상인, 대형마트 할 것 없이 크나큰 타격을 입고 임대료, 월세도 낼 수 없어 폐업이 늘어나고 있다. 중고 시장에 물량이 넘쳐난다. 꿈을 가지고 인생의 모든 것을 투자해 창업했던 가계와 중소기업들이 줄도산 하고 있다.
청년들이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방황하며 방탕과 쾌락에 빠지거나 절망의 나락에서 극단의 선택을 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에도 하루 평균 37.8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0대 전체 사망자의 절반 이상은 자살에 의한 것이었고, 2030 여성들의 극단적 선택이 크게 늘어 주목된다. 2018년부터 2년 연속 OECD 회원국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국가다. 자살은 10~30대 사망원인 가운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코로나 블루로 올해는 더욱 이 수치들이 증거 할 것이라고 한다.
이 시대 이들에게 진정 ‘희망가’를 불러 주어야 할 곳은 어딘가? 나는 트로트 부르는 교회를 꿈꿔 본다.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시원케 해 줄 희망가를 불러주고 싶다. 코로나 시대 강제적으로 탕자가 된 이 시대 불쌍하고 갈 길잃은 탕자들에게 새로움 ‘희망가’를 노래 해주고 싶다. 진정한 예수의 트로트, 예수의 희망가를...
2020. 9. 24. 사랑나무 정영석 씀
*첨가*
희망가 - 고 문병란 시인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는 헤엄을 치고,
눈보라 속에서도
매화는 꽃망울을 튼다.
절망 속에서도
삶의 끈기는 희망을 찾고,
사막의 고통 속에서도
인간은 오아시스의 그늘을 찾는다.
눈 덮인 겨울의 밭고랑에서도
보리는 뿌리를 뻗고,
마늘은 빙점에서도
그 매운 맛 향기를 지닌다.
절망은 희망의 어머니!
고통은 행복의 스승!
시련 없이 성취는 오지 않고,
단련 없이 명검은 날이 서지 않는다.
꿈꾸는 자여,
어둠 속에서 멀리 반짝이는 별빛을 따라
긴 고행 길 멈추지 말라.
인생항로
파도는 높고
폭풍우 몰아쳐 배는 흔들려도
한 고비 지나면
구름 뒤 태양은 다시 뜨고
고요한 뱃길 순항의 내일이 꼭 찾아온다.
첫댓글 가요계와 트로트계를 섭렵한 희망을 주고 싶은 목사
현재를 통한 사회의 아픔을 노래할 수 있는 칼럼리스트
예수트로트쟁이 정영석목사님 홧팅.
지리산에서 모든 세상을 훤히 바라보는 신선 같은 존재! 트로트에서 찬송가로 그리고 다시 절망으로 뒤덮힌 일상에서 선 한 사람의 신앙의 고백! 전개가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