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 일어나 일을 하고 있던 어제(토) 새벽엔 물을 퍼붓듯 비가 내렸다.
그러다가 오전에 개었는데,
이 아파트에 ‘알뜰장’이 서서, 달걀하고 부식인 가래떡 등을 사려고 내려갔더니, 대형트럭은 있었는데 그 안의 물건을 다 꺼내지도 않은 모습으로 장이 반쯤 열려 있어서,
무슨 일이지? 하고 놀라고 말았다.
그러고 보니 내가 갔던 '잡화전'이 그랬는데, 알뜰장 전체적으로 봐도 ‘생선전’과 ‘과일전’은 아예 없었고 반대편엔 ‘채소전’(그것도 여는 둥 마는 둥)만 있는 것도 이상해서,
오늘, 무슨 일인가요? 하고 물었더니,
‘휴가철’이라 오늘은 사람도 없을 거고, 또 큰 비가 내린다고도 해서, 오전 장사만 하고 돌아가려구요. 하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8월 1일로, 이즈음이 사람들의 휴가철이 맞긴 했다.
장이 그렇다 보니 내가 살 것도 없어서, 손두부 한 모와 칼국수 한 봉지를 사들고 올라왔다.
아무튼 그래서 나는 점심과 저녁을 두부 위주로 식사를 했다.
(두부는 오래 두면 쉬기 때문에, 하절기이기도 해서 빨리 먹어야 했으므로)
또 그러고 보니, 그 이틀 쯤 전에,
옛날(2015) 비안도에 있을 때의 '조 교장'의 문자가 왔었는데,
8월 첫번 째 주말에 비안도에 한 번 들어가려고 하는데, 주변 사람들에게 부담을 줄 것 같아 망설여진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그 일 역시(그가 나에게 그런 내용을 보낸 것은), 조 교장이 아마 나와 함께 거기에 가고 싶어서(언제부턴가 그런 얘기를 해왔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에둘러 말을 돌렸던 것으로 이해가 되었다.
나야, 굳이 '휴가'를 찾는 사람도 아니고(그런 개념 없이 살아온 세월이 하도 길어) 또,
장마철인 데다 이런 '코로나 시국'에 웬 휴가? 하는 사람이니까.
또 그러고 보니,
그 전날 군산의 한 친구와 전화통화를 했는데,
한 번 안 내려와? 하고 묻기에,
이 끈적거리는 장마통에 어딜 가? 무엇보다도 잠자리가 불편해서, 엄두를 못낼 일이야...... 하고 일축해 버렸던 일도, 따지고 보면 친구도 '휴가철'인 걸 염두에 두고 했던 말일 수도 있었는데,
아무튼 이래저래 나는 '휴가철'이란 건 나와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는 개념으로 살고 있기 때문에,
아! 사람들에겐 요즘이 휴가철이구나...... 했을 뿐이다.
그런데 오늘(8.2 일),
점심시간에 뉴스를 보니 중부(특히 충청)지방의 집중호우로 몇 사람이 죽고 산사태에 침수 등으로 상당한 재산과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고 하는데, 그리고 그 비는 앞으로도 며칠은 계속 이어질 것 같다고 하는데,
얼마전까지 중국의 대홍수(싼샤댐 등)와 일본 물난리 뉴스를 접할 때마다,
그래도 우리나라는 안전해서 얼마나 다행인가! 우리가 복받은 건가? 했던 게 '입방정'이었고 또 무색해지고 있는 요즘이다.
비가 어디 나라 따지면서 내리던가 말이다.
그리고 우리나라도,
캠핑장 고립된 120명 구조, 계곡에 물놀이를 갔다가 집중호우로 갑자기 물이 불어 고립된 관광객을 구하러간 구조대원 하나가 목숨을 잃었다는 뉴스의 댓글엔,
가지 말라는 계곡엔 왜 가? 아까운 구조대 목숨을 희생시켜야 하나? 하는 식의 비난이 많이 올라오는데,
1 년에 한 번 맞는 휴가를 즐기려고 찾았던 계곡이었는데(코로나 사태로 다른 곳도 못갈 형편에), 하필이면 집중호우로 그런 일이 벌어졌던 것이라,
피서객들을 탓할 수만도 없을 것 같다는 게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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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장마철에 비가 오는 거야 어쩔 수 없다 쳐도,
요즘 아시아 지역의 장마와 홍수나, 유럽 시베리아의 폭염, 미국(캘리포니아)의 산불 등... '기상 이변'으로 인하여 발생하고 있다는데,
'지구의 온난화'가 가속되어 이런 재난 재해도 우리 인간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규모로 점점 빈번해질 거라니,
그렇잖아도 막막한 세상인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