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곡 열 번째 하늘인 정화천에서 성 베르나르를 만남
그리스도께서 피로써 신부로 삼으신
하늘의 거룩한 군대가 흰 장미의 형태로
이제 그렇게 나에게 나타나고 있었다.
축복받은 영혼들이 새하얀 장미모양으로 하느님을 싸고 있었습니다. 단테는 장미 모양의 지복자들과 하느님 사이를 계속 오르내리며 하느님의 사랑의 평화와 따스함을 실어 나르는 벌 같은 천사들을 보고 있었습니다.
꽃과 하느님 사이를 날고 있는 이 많은 무리는 하느님 찬란한 빛을 막지 않았습니다.
Gustave Doré, Dante’s Paradise, 장미 모양을 이룬 지복자들
하느님의 빛은 모든 부분들의 공덕에 따라서
우주에 스며들고 아무 것도 그 길을
맑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단테는 천국을 본 소감을 말합니다.
필멸의 세상에서 하늘로 올라오면서,
인간의 시간에서 신성한 영원으로 오면서,
피렌체에서 정의롭고 건전한 사람들로 오면서,
단테는 얼마나 더 큰 놀라움에 사로잡혔던가!
단테는 천국에서 놀라움과 기쁨 사이에서 듣거나 말하지 않아도 즐거웠습니다.
거기서 나는 사랑에 빠진 얼굴들을 보았습니다. 하느님의 빛과 그들 자신의 미소로 치장한 얼굴들, 고결하고 존귀한 거동들을 보았습니다.
새롭게 불붙은 알고 싶은 소망을 물으려 베아트리체를 향해 몸을 돌렸습니다. 그러나 베아트리체는 없고 한 노인만 있었습니다.
그 노인은 베르나르입니다. 성 베르나르는 하느님의 신비적 직관을 행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거룩한 노인 베르나르는 관상(觀想)의 상징입니다. 단테의 천국 여정을 마치도록 보냄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이 노인은 단테와 베아트리체가 헤어지는 장면을 강조하는 역할도 합니다.
나는 그에게 ‘그녀는 어디에 있습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눈을 들어 맨 위층에서부터 세 번째 둘레를
보면 거기에 자신의 공덕으로 마련된
옥좌에 앉은 그녀가 보일 것이다.
베아트리체는 이미 단테를 떠나 최상층에서 세 번째 원의 옥좌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녀는 영원한 빛을 반사하면서 면류관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단테가
언제나 나에게 희망을 불어넣고
나의 구원을 위해 지옥의 문턱에
발자국을 남기는 수고를 한 나의 여인이여!
여기에서 베아트리체의 호칭은 지상에서 그가 사랑했던 숙녀 때의 호칭으로 바뀌었습니다.
가능한 모든 길들로, 모든 수단들을 사용하여,
당신은 나를 속박에서 자유로 이끌었습니다.
당신은 모든 것을 이루는 힘을 지녔습니다.
당신의 큰 사랑을 내 안에 간직하여
당신이 치료해 준 나의 영혼이 육신에서 놓여날 때
당신에게 기쁨이 되게 하소서.
신곡 전체의 목적이 죄로 부터의 해방입니다. 이렇게 기도하자 그녀는 나를 바라보고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리고 영원한 빛으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그러자 노인이 “네가 여행을 완벽하게 성취하도록 거룩한 사랑과 기도가 나를 보내셨다."고 말했습니다.
눈으로 이 하늘의 정원을 날아 보아라.
하늘의 정원을 응시하는 것은
하느님의 빛을 직관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이 꽃밭을 단테의 눈과 더불어 날거라고 했습니다.
나는 언제나 성모 마리아에 향한 사랑에 충실한 베르나르이기에 우리에게 은총을 베푸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가 다시 말했다. 은총의 아들아!
저 아래 세상만 바라보는 한
이 축복된 존재의 상황은 도저히 알 수 없을 것이다.
가장 높은 테두리의 여왕의 좌정하신 모습을 보아라! 그리고 이 왕국을 다스리는 여왕 성모님을 볼 수 있도록 눈을 올리라 했습니다.
가장 높은 테두리의 여왕의 좌정하신 모습을 보아라!
나는 눈을 들었습니다.
나의 눈은 정상으로 오르다가 흰 장미의 맨 위쪽에서 강렬하게 빛나는 하나의 빛을 보았습니다.
중심 주변에는 수천의 천사들이 하늘의 축제를 즐기는 모습에 아름다운 미소를 짓는 그분을 보았습니다.
성모 마리아는 다른 성인들의 눈에서 축복으로 빛나고 있었습니다.
내가 기억만큼 말에서도 풍부하다 하더라도
감히 그런 아름다움의 하나라도
묘사하지 못할 것이다.
단테는 자신의 언어로는 그 아름다운 모습을 하나라도 묘사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베르나르는 자신의 뜨거운 정열에 경건하게 눈길을 주는 나를 보더니 그녀에게 몸을 돌려 그들을 바라보는 나의 눈을 더욱 뜨겁게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