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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 산업 성공 키워드 둘 '리더 + 유통' "6차 산업이 도대체 뭐야?" 하고 묻는 사람들이 많다. 농업계는 물론 식품 유통업에 종사하는 전문가들도 종종 그게 뭐냐고 묻는다. 간단히 설명하면 1차 산업의 농수축산물과 이를 가공 상품화하는 2차 산업,또 시장에 내다 팔거나 생산 현장에 관광객을 유치하고 문화적 스토리텔링을 결합하는 등 3차 서비스 산업을 종합적으로 엮는 사업이라 할 수 있다. 1차x2차x3차로 곱하기하거나 더하기하면 6차가 되기 때문에 6차 산업이라 칭한다.
'까짓것 뭐, 돈만 있으면 할 수 있지'라고 얘기하는 이들도 있다. 또 '우린 예전부터 그렇게 해왔어'라고 얘기하는 이들도 있다. 실제로 이미 10여 년 전부터 6차 산업을 시도해 온 업체나 마을이 많다. 예를 들면 정부에서 지원한 '정보화 마을' 사업이 대표적이다. 벼농사가 주업인 마을에서 떡 가공 시설을 갖춰 떡을 상품화하고, 생산부터 가공까지의 과정을 교육프로그램화해 체험 행사를 진행하고, 주변 관광지와 연계시켜 외식업이나 숙박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활동이다. 하지만 이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마을 사람들끼리 분란이 일어나 과거보다 못해지는 곳이 있고,부가가치가 비약적으로 증가해 부자 마을이 되거나 공동의 행복을 찾는 곳이 있다.
성공과 실패하는 곳의 차이는 무엇일까? 결론을 내리면 첫째, 리더의 역할에 따라 성패가 갈리고 둘째, 유통을 아느냐 모르느냐가 성패의 핵심이다.
리더의 중요성은 6차 산업의 출발지가 농촌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이웃 공동체와 연대 의식으로 살아가는 곳이므로 리더가 이들을 한데 묶어 하나의 의향으로 이끌어가는 역할이 중요하다. 투명한 회계관리와 함께 공동체 전체를 위한 노력이 필수다.
유통의 중요성은 말할 나위가 없다. 모든 사업은 '상품을 팔지 않고' 성공할 수가 없다. 제대로 받고 많이 팔려면 유통을 알아야 한다. 안타깝게도 농업계에서 가장 취약한 것이 유통 노하우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6차 산업에 도전한 사업체(또는 마을 공동체)를 대상으로 3단계 심사를 한 뒤 성공 모델을 발표했다. 10개의 성공 모델들을 보면 각각의 특색과 추진 과정의 차별성이 보인다. 그중 유통 분야를 해결한 전략들이 독특하다.
당진 백석마을 "도시에 사는 자식 십분 활용" 백석마을은 충남 당진 순성면에 있다. 100여 가구로 구성된 백석마을 부녀회에서 6차 산업을 시도했다.부녀회라고 하지만 대부분 60~80대 할머니들이다.
2011년, 지역 농산물인 찹쌀과 매실을 이용해 매실한과와 엑기스, 고추장 등을 만들어 팔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할머니들은 "거의 행상이나 다름없는, 길거리 좌판처럼 판매를 했다"고 회고했다.
변화가 일어난 것은 백석올미협동조합을 만들어 6차 산업화를 추진하면서부터. 할머니들은 조합원 명함을 만들었고, 똑같은 액수를 출자해 똑같은 지분의 수익을 나누는 조직화를 시도했다. 해외 선진 사례를 공부해 가며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해 하나하나 풀어가기"로 했다. 이 할머니들의 6차 산업화 과정 핵심은 다음과 같다.
1차 농산물 생산 매실 한과 제조에 필요한 찹쌀과 농산물을 조합원들이 직접 재배하기 때문에 품질 좋은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장점이 있었다. 조합원은 산지 도매상에 싼값에 넘기지 않아도 되고, 시장 가격의 변동에 따른 고민을 하지 않았도 돼 일거양득이라고 생각했다.
2차 가공품 개발 매실 한과의 주 원재료인 찹쌀과 매실 가공. 조청과 매실 엑기스·장아찌·고추장 등을 가공해 상품화했다. 조합원들의 농산물을 좋은 가격으로 사들이므로 물류비와 인건비가 절약되고 생산농가가 조합원이므로 양쪽에서 이득이 나는 구조라고 판단해 과감히 추진했으며, 이때 지자체의 시설지원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3차 유통과 관광 상품화 1, 2차의 과정이 현실화되려면 판매가 일어나야 한다. 이들은 일단 직거래 장터에서 직판 시스템을 구축하고 온라인으로 도시민과 거래를 추진했다. 농어촌 체험 마을을 추진해 특산물 판매를 결합했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사실. 가장 먼저 도시에 사는 자녀를 최대한 활용했다. "부모가 이런 사업을 시작했으니 너희가 판매를 도와라"고 요청했고 억지로 떠맡기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과가 자연스럽게 홍보되고 도시민의 재능 기부도 줄을 이었다.
백석올미협동조합 김금순 대표 할머니는 "6차 산업화를 통해 '우리 스스로 자긍심을 갖게 된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할머니들이 자기 명함을 갖게 됐을 때의 기쁨도 중요한 계기였다고 한다. 이 마을은 농식품부에서 주최한 6차 산업 우수사례 경진대회 대상을 받았고 이를 계기로 체험단과 판매량이 급속히 늘고 있다.
하남양떡메마을 "공동 사업-공동 유통-투명 관리"로 성공 경남 합천 초계면에는 하남양떡메마을이 있다. 특별한 명소가 가까운 데 있지도 않고 문화재가 있는 것도 아니다. 넓은 들에서 재배하는 농산물이 있을 뿐이고 그 한가운데 70여 가구의 마을이 있는 것이다.
양떡메마을은 마을에서 직접 재배하고 있는 양파로 양파즙을, 쌀로 떡을, 콩으로 메주를 만들어 파는 게 핵심이다. 세 가지 분야 상품 매출액 순으로 머리글자를 따 양떡메마을이란 이름을 붙였다. 가공 공장은 신발을 신고 다니는 게 미안할 정도? 깨끗하고 윤기가 나며 작물의 보관부터 세척·이동·가공의 설비가 대기업 뺨치게 체계화돼 있다.
이를 마을 주민들이 돌아가며 관리하고 일한 시간만큼 비용을 지불한다. 가공 상품의 모든 과정을 공동으로, 유통·판매도 공동으로, 체험 행사와 이를 통한 판매도 공동으로 한다. 이들의 유통망은 철저한 '고객 관리'에 있다. 한번 방문한 고객은 대부분 재구매를 하도록 상품 관리와 품질에 만전을 기한다.
이 마을은 매월 1회 임원 회의를, 2회 이상 운영 위원회를, 매년 1회 주민 총회를 연다. 회원은 마을 주민 전체이고 모든 것을 정관에 따라 합의해 간다. 정확한 평가와 계산을 기록에 남겨 보관하기 때문에 마을 운영의 과거 기록을 언제든 확인할 수 있다. 귀농·귀촌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마을로 신규전입자에 대해서도 기존 마을 주민과 똑같은 자격과 대우를 해준다.
성영수 마을 대표는 "서로 격려하고, 긍정적 사고를 갖고, 비전을 제시해 가며, 정확한 평가로 믿음을 구축한 게 성공 비결"이라고 밝혔다. 당진의 백석마을과 공통점이 많다. 여성이 리더이고 구성원이 고령자라는 점, 외부에 대한 개방적인 마인드와 '더불어 잘살기'를 지향한다는 등이 그렇다.
보향다원 · 문경오미자밸리 · 에덴식품 마을 기업이 방문객 직판과 온라인 유통 중심으로 판매를 한 것과 비교해 전문 바이어를 최대한 활용하는 업체도 있다. 전남 보성의 차 전문 농업회사법인 보향다원, 경북 문경오미자밸리영농조합법인, 전남 고흥 에덴식품영농조합법인이 대표적이다. 현지 특산물을 활용해 가공 상품화하는 과정은 비슷하지만 판로 개척은 보다 과감하고 적극적이다.
이들 업체는 일단 각종 식품 박람회에 적극 참가한다. 해외 각국의 국제 식품 박람회는 물론 국내 규모있는 식품 박람회에 꼬박꼬박 참가하는데 이때 목적은 상품 판매가 아니라 바이어 상담이다. 기업 간 거래(B2B)를 통한 대규모 비즈니스가 쉽지는 않지만 접하는 횟수에 비례해 거래가 일어나니 계약 성사와 무관하게 꾸준히 접촉하는 것이다. 또 그런 과정을 통해 시장을 보는 안목이 커지고 소비 트렌드를 체감하는 등 부가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보향다원은 2009년 4월 국내 최초로 국제 유기 인증을 받았고 '할랄' 인증까지 더해 국제적 교역의 기초를 놓았다. 서구 사회는 물론 차 소비의 으뜸 나라인 중국·아랍권까지 판로가 뚫리고 있다.
문경오미자밸리영농조합법인은 체험 행사를 기반으로 출발했지만 과감한 가공 상품을 개발하고 국내외 바이어를 접촉해 가기 시작했다. 박람회에서 만난 바이어를 현지로 초빙해 생산 현장과 가공 시설을 보여주는 등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판로를 만들고 있다.
에덴식품영농조합법인의 유자·석류를 활용한 특화 상품들은 앞으로 소비 시장의 주역이 될 것이라는 신뢰를 주고 있다. 생산량 확대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되면 가공할 파괴력을 보일 것이라는 전문가의 진단이 나왔다.
이들 상품에 대한 유통 업체의 반응이 흥미롭다. 백화점과 전문 상냇 판매장 등 명품을 중시하는 유통 업체들이 특히 관심을 보인다. 이들은 "대기업에서 양산하는 저가 과자류와 음료군보다 특산물을 활용해 만든, 수제 명품과 흡사한 개성이 돋보인다"는 것이다.안정된 공급과 고품질 유지에 대한 신뢰도가 쌓이는 과정을 통해 시장이 확장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출처:디지털농업 10월호
경기도 농업의 미래는 6차 산업이다
농업의 6차 산업화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농업의 6차 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새로운 품종과 기술에 대한 연구 개발은 물론이고 가공·유통·마케팅이 유기적으로 엮어서 돌아가야 한다. 농업의 6차 산업화는 경기도 농업정책이 가야할 길이다.
농업의 6차 산업화는 생산(1차 산업), 가공(2차 산업), 유통·판매·관광·서비스(3차 산업)까지 종합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농업분야의 수익모델이다. 그러므로 6차 산업화는 농업이 바탕이다. 예를 들면 6차 산업은 우유만 생산하던 목장에서 치즈 등 유제품 가공품을 만들고 관광객이 방문하여 낙농체험을 하는 등 생산에 그쳤던 농업에 가공, 관광, 판매 등이 더해져 다양한 형태의 농업으로 바뀌고 성공적인 산업으로 가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우량신품종개발과 마케팅강화, 고부가가치 농식품가공, 농업신소재 개발 등 농업의 6차 산업과 관련된 모든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도는 지난 4월 '경기 농업 6차 산업화 지원센터'를 출범했다. 이와 함께 6차 산업화 '시범 모델 마을'을 조성하고 6차 산업화 의지가 강한 지역은 특화작물 발굴과 심층적인 산업화 계획 수립을 돕는 등 지속적인 사후 관리를 추진한다.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개발과 더불어 실질적인 농가 소득의 향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경기도 화훼분야 수출 효자상품인 가시 없는 장미 '딥퍼플'과 한국 최초로 로열티를 받게 된 녹색장미 '그린뷰티', 스프레이 절화국화 '드림워터', 접목 선인장 등은 도의 기술개발로 이뤄낸 대표적인 성공사례이다.
그렇다면, 6차 산업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역별 특화된 작목의 육성 및 조직화다. 농산물에 대한 물량확보와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 개별농가보다 마을단위, 지역단위로 조직화가 필요하다. 화훼(고양, 과천, 하남, 용인), 포도(화성, 안산, 포천, 가평), 복숭아(이천), 토마토(광주), 양파·마늘(안성), 블루베리(화성, 평택)등 신규 소득작목도 발굴하고. 또 로컬푸드직매장(안성,이천,포천,화성), 마술장미(파주), 유기농체험농장(연천) 등 지역별 강점이 있는 작목에 집중하고, 안전농산물을 생산하여 연간 원재료를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공급해줘야 한다.
6차 산업의 성공사례를 보면 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어려운 농업환경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고 사업을 선점하고 흐름을 읽을 줄 알야 한다. 이러한 인재육성은 경기도농업기술원이나 시·군농업기술센터에서 육성하는 품목별 연구회, 농업인 대학, 6차 산업 전문코디네이터 교육을 통해서 가능하다.
또한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도·농 교류다. 소비자는 안전농산물을 값싸게 최고 품질의 제품을 구매하기를 원한다. 그러므로 안전한 농산물의 생산과정을 확인할 수 있도록 농산물 이력 추적제(GAP)를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
6차산업화의 발전은 기존의 인프라를 최대로 이용하고 재활용 시키는 기지가 필요하다.
특히 경기도 농어촌에는 이미 오래전에 소규모의 제조, 가공 중심의 6차 산업은 많이 있었다. 이것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소규모가공, 직거래 판매장, 체험교육장 등 주변의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여 자원을 낭비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농업의 6차 산업화는 농촌에 보다 많은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농업인의 소득도 올려 농촌을 잘사는 복지농촌으로 바꾸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임재욱 원장,경기도농업기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