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제1회 선주협회장(회장 장두찬)배 전국요트대회
개회식이 있다고 초청장이 와서 공짜 저녁이나 얻어 먹을까 해서
영도에서 일찌감치 4시반에 차를 몰고 나섰다. 혹시 길이 많이 막힐까봐
걱정을 했으나 이외로 소통이 잘돼 호텔에 도착하니 5시15분이었다.
지하 주차장에 차를 파킹시키고 로비로 올라가니 대회 준비관계자와 회장이
미리 나와 있었다.
인사를 하고 방명록에 몇자 적은 뒤 안내학생들이 꽃과 명찰을 달아 주었다.
그리고는 명패가 놓인 라운드 테이블로 안내되어 자리를 잡았다.
6시 요트선수와 심판 그리고 많은 귀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해군 군악대의
화려한 팡파레와 함께 개회식이 시작되었다.
배속에선 꼬르르 소리가 나샀는데도 웬넘의 축사는 그리도 많은지.......
7시가 조금 지나자 웨이터들이 음식을 날라오기 시작하였다.
테이블 접시위엔 미리 갖다둔 빵2개와 버터가 눈에 띄어 얼른 목구멍으로 집어 삼켰다.
조금후에 송이 크림 수프와 거위 무슨 소스를 바른 가리비조개살 구이가
나오는데 얼마나 작든지 큰 쟁반 위에 어느곳에 있는지 한참 찾아 헤매야했다.
음식도 쬐끔씩 나와 촌넘들 감질나게 딱 알맞을 것 같았다.
기다리다 옆 빈자리에 놓여있던 빵을 마저 목구멍으로 넘겨 보내고 나니
주요리인 스테이크가 나왔다. 작은 손가락만한 감자 구운것 하나와 당근조각 하나하고.
디저트로 생케이크까지 먹었지마는 밥을 먹지 않고보니 도무지 저녁을 먹은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촌넘티를 벗어나지 못하는지도 모르겠다.
8시 조금 넘어서 손님들은 하나둘씩 자리를 떠기 시작하였다.
밖으로 나오니 기념품으로 손가방 하나씩 손에 잡혀 주었다.
딸애가 같은 호텔에서 개회식을 하는 파크랜드 청소년 국제축구대회
자원봉사자로 일을 하고 있어서 마치면 같이 집에 데려오려고 하다보니
나혼자서 한 시간 반을 빈둥빈둥 시간을 보내야 했다. 차를 가지고 오지 않았더라면
허연 달빛이 쏟아지는 밤바다가 보이는 술집 창가에라도 혼자 앉아
맥주잔이라도 기울이고 있을텐데.........
호텔에서 나와 길을 건넜다. 소나무 숲을 지나니 바로 조선비치호텔에서 조금 떨어진
백사장이었다. 저 멀리 달맞이 고개까지 한번 걸어볼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백사장을 따라 한켠에는 언제 만들었는지 산보로를 잘 만들어 놓았다.
마라톤을 하는 사람, 연인끼리 손을 잡고 다정하게 걷는 사람, 허파에 바람든 사춘기의 딸 아이들, 걷는 연습하는 노인들 등 산보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며 외국사람들도 눈에 많이 띄였다.
곳곳에는 불꽃탄을 파는 아주머니들이 폭죽을 팔고 있었고 아이들은 파도가 밀려오는
모래사장에서 까만 하늘위로 폭죽을 터트리고 있었다.
해운대구청에서는 해마다 백사장의 모래가 유실된다고 중간쯤에 모래유실방지용 말뚝과 그믈을 쳐놓았다. 아마 하와이의 와이키키 해수욕장의 포로젝터를 흉내내는것 같았다.
어쨌든 해운대 바다를 찾는 손님들에겐 철석거리는 파도와 발가락 사이를 간지럽히는 모래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한참 걸어가니 산보로를 따라 앉을 수 있게끔 나무판을 바닥에 깔고 있었다. 아마 여름철 해수욕장을 찾는 손님들을 위한 배려가 아닌가 싶다.
길가에는 여기 저기 포장마차, 횟집, 라이브 야외 특설무대, 풍선 터뜨리기, 사주 관상 보는 곳, 등등 아무리 걸어도 심심하지 않았다.
무심코 발걸음을 떼어놓다보니 어느듯 달맞이 아래 통선장까지 다다랐다.
마이크에선 오륙도와 광안대교 야간유람선이 곧 떠난다고 손님을 끌고 있었다.
길가에 있는 횟집의 수족관에는 싱싱한 횟감들이 좁은 공간에서 유영을 하고 있었다.
친구들이랑 같이 나왔더라면 소주 한잔 걸치고 회 한점 초장에 푹 찍어 입에 넣으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6월초에는 여기 다시 와서 소주 한잔 할 수 있을런지............
시간있으면 해운대 와서 야밤에 백사장을 한번 걸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