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의 한 정원에는 해바라기가 강열한 햇볕을 머금고 서 있었습니다.
해바라기는 누구를 위하여, 무엇을 위하여 오직 해를 따라 돌고 돌아 갈까요?
해바라기에 얽힌 시를 감상하며 우리 다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아볼까요?
나의 무덤 앞에는
그 차가운 비(碑)ㅅ돌을 세우지 말라.
나의 무덤 주위에는
그 노오란 해바라기를 심어 달라.
그리고 해바라기의 긴 줄거리 사이로
끝없는 보리밭을 보여 달라.
노오란 해바라기는
늘 태양같이 태양같이 하던
화려한 나의 사랑이라고 생각하라.
푸른 보리밭 사이로 하늘을 쏘는
노고지리가 있거든
아직도 날아오르는 나의 꿈이라고 생각하라.(함형수)
시인 함형수는 '해바라기의 비명(碑銘)'이란 시에서
청년 화가 L을 위하여 해바라기를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오직 태양같이 화려한 사랑을 푸른 보리밭 사이로 하늘을 쏘며
기다리면서 날아오르는 꿈을 꾸던 청년을 위한 노래일까요?
해바라기는 차라리 견디기 위하야
해바라기는 차라리 믿음을 위하야
너희들의 미래를 건지기 위하야
무심한 태양이
사슴의 목을 말리고
수풀에 불을 질르고
바다 천심(千尋)을 짜게 하여도
해바라기는 호올로
너의들의 타락을 거부하였다
모든 꽃이 아름다운 십자가에 죽은 날
모든 열매가 여지없이 유린을 당한 날
그들이 모다 원죄로 돌아간 날
무도(無道)한 태양이
인간 우에 군림하고
인간은 또 인간 우에 개가를 부르고
이기랴든 멍에냐 어깨마저 꺼저도
해바라기는 호올로
태양에 필적하였다.(설정식)
시인 설정식은 무심한 태양이 사슴을 목말리고, 수풀에 불을 지르고
깊은 바다를 말려 짜게 하여도 호올로 세상의 타락을 거부하며
해바라기는 차라리 견디기 위하여 태양에 필적하고 있노라고 노래했습니다.
'해바라기 성 인간'의 심리와는 반대로 실로 해바라기의 굳은 지조를 노래한 시라고 생각이 됩니다.
해바라기의 하-얀 꽃잎 속엔
퇴색헌 적은 마을이 있고
마을 길가의 낡은 집에서 늙은 어머니는 물레를 돌리고
보라빛 들길 우에 황혼이 굴러나리면
시내가에 늘어슨 갈대밭은
머리를 허트리고 느껴 울었다.
아버지의 무덤 우에 등불을 키려
나는
밤마다 눈멀은 누나의 손목을 이끌고
달빛이 파-란 산길을 넘고 (김광균)
김광균은 '해바라기의 감상'에서 인간의 황혼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해바라기 하나를 놓고도 이렇게 시인들의 느낌은 다 다르군요.
여러분은 해바라기를 보고 무엇을 느끼시나요?
그 느낌을 이곳에 한마다씩 적어보시지 않으시렵니까?
찰라는 해바라기를 보고 있노라면 문득
소피아로렌 주연의 '선 플라우어'란 영화가 생각납니다.
오직 전쟁에 끌려가 죽은 줄로만 알았던 남편을 기다리는 한 여인의 일편단심!
그러나 죽은 남편은 살아있었고, 러시아의 한 여인과 결혼을 하여 돌아옵니다.
아마, 그 영화는 호야님이 거주하고 계시는
이태리의 '페루지아'지방에서 촬영했다고 하는데,
호야님 그게 맞는가요?
페루지아 지방에도 많은 해바라기 밭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또 한 가지는 불멸의 화가 고흐의 '해바라기'가 생각이 납니다.
해바라기를 그리고 또 그렸던 고흐는
해바라기그림으로 도배를 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오직 그림 그리기에만 몰두했던 고흐가
그토록 많은 해바라기를 그린 사연은 또 무엇일까요?
해바라기!
강열한 태양볕이 초가을의 들녁을 강타하는 밭두렁엔
태양만큼이나 선명한 노란 빛을 발하고 있는 해바라기가
해를 따라 돌아가고 있습니다.
모두가 해바라기처럼 건강한 가을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첫댓글 저도 '해바라기'하면 소피아 로렌이 나오는 영화가 제일 먼저 생각이 납니다. 그리고 국민학교(이래야 맛이 남)때 미술시간에 그림을 그리면 해와 해바라기를 늘 그렸죠. 여자 아이도 하나 있고, 집도 있고, 산도 있고. 그런 그림들 우리 반에 많이 있었는데 '왕자표 크레파스 48색'을 가진 아이를 부러워 하면서.
단지 크레파스색이 많지 않은 걸 가져 그림을 못그린다고 단정지으면서 말이죠. 지난 주 우리 딸애가 '고흐'에 대한 책을 보면서 얘길 해주던데, 고흐는 정신질환을 앓은게 아니고, 간질을 앓았다고 하데요. 모두 알고 계셨는데 저만 몰랐는지. 그리고 그당시 유행하던 술(이름을 잊어버렸네요.)을 너무 많이 마셔 알콜
중독도 있었다네요. 저도 지난 토요일 즉흥적으로 소수서원 옆에 있는 '순흥 묵밥'집을 갔었는데 장독대 옆에 해바라기가 다 시들어가서 고개를 떨구고 있는걸 보고 사진 찍으려다 말았는데, 한 장 찍을걸 그랬나요? 그리고 옆에 선비촌마을 다 되어가던데요. 조만간 개장할려나 봐요. 한적한 경치 좋습디다.
안그래도 두세주전부터 해바라기를 찍으려고 열심히 물색하고다녔는데 작년에는 해바라기가 아주 아름다웠는데 올해는 웬일인지 해바라기밭들이 상황이 안좋아서 해바라기꽃잎들이 전부 까만색으로 되어 몰골이 형편없답니다.그래서 안타까운마음에 열심히 보고다니는데 예쁜 곳이 없네요. 올해는....안타깝게도...
피렌체가있는 토스카나지방과 뻬루지아가있는 움브리아지역이 해바라기밭이 많은데 작년엔 정말 곳곳마다 해바라기밭이 지천이더니 올해는 별로 눈에 띠지도않고 있는 곳은 상황이 안좋고 그러네요.여기서는 밭의 작물을 매년 다른 것으로 바꾸거든요. 아마 내년에는 해바라기밭이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성 프란체스코의 아씨시에서 바라보는 해바라기밭이 아주 아름다웠는데 지난주에 아씨시에 갔더니 거기도 해바라기가 별로 눈에 띄지않더군요.좀 더 열심히 찾아보겠습니다/영국 런던의 국립미술관에서 고호의 해바라기원본앞 의자에서 한참을 앉아서 감상하던 생각이 나는군요.
아네스님, '왕자표 크레파스 48색' 그거 증말 좋아지요? 순흥묵밥 집 맛은 어떤가요? 담에 가거던 한사라 먹어야 겠군요
호야님, 본 조르노!(이거 발음이 맞나?) 뻬루지아의 해바라기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시들은 꽃이라도 기회 있거덜랑 한 칵 찍어 보내주세요.. 제가 아씨시를 방문했을때는 5월이라 불행하게도 해바라기를 볼수 없었답니다.
다 시들어 없어지기전에 한 컷 찍어볼께요...속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