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 우리 팀 이겼는데 다들 어디갔지? - 안조영 |
1신) 초반은 1-1
KB국민은행 2012한국바둑리그 7라운드 2경기 스마트오로 대 정관장 대결이 3일 저녁 7시 서울 성동구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시작됐다.
1국부터 주장전이었다. 이영구(스마트오로)와 박정환의 대국. 초반부터 신경전이 대단했다. 박정환이, 위기라고 여겨지던 순간에 묘수 2개를 두며 흐름을 뒤바꿨다. 하지만 이영구가, 다소 무거울지도 모를 움직임을 감수하고 강하게 버티더니 중앙에서 대마를 위협하는 패를 낸 후 우변을 관통해 확정가로 앞섰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박정환이 두터움을 잘 이용해 다시 집으로 미세하게 앞서기 시작한 후 결국 승리를 얻어냈다. 이 바둑을 바둑TV에서 해설한 박정상 9단은 “중반에 벌어진 차이가 그대로 끝까지 이어졌다”며 “2012년은 스마트오로 주장 이영구 선수가 이상하리만큼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박정환은 개인 6전 전승을 거두며 승률 100%(이지현과 타이)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2국 김승재(스마트오로)와 안성준과의 대국에서는 김승재가 극적인 반집승을 거뒀다. 김승재는 초반 약간 우세했으나 중반에 이르러 나빠졌다. 하지만 안성준도 중앙 처리에서 미흡한 모습을 보였다. 이 틈을 다시 김승재가 파고 들면서 끈덕지게 따라 붙어서 반집승부를 만들어냈다. 김승재는 개인 성적도 6승 1패가 되면서 호조를 이어간다.
이로써 1승 1패. 3, 4, 5국에서 승부가 갈리게 됐다.
2신) 5패 끝에 첫 승 ‘검토실에 아무도 없네?’
8시부터 시작된 3국에선 홍기표(스마트오로)가 이원영에게 승리했고 9시부터 시작된 4국에선 정관장 5지명 안형준이 락스타리거 민상연을 두터움으로 제압하면서 2-2. 승부는 원점이 됐다.
홍기표의 승리는 극적이었다. 중반까지 이길 수 없는 형세가 되면서 스마트오로 검토진은 이 바둑을 접고 옆의 대국을 검토하던 상황. 이 때 갑자기 이원영은 다 잡은 백 대마에 헛손질을 하는 실수를 범한다. 홍기표는 다 죽었던 돌을 살렸다. 30집이 나는 곳이었다.
이로써 5국 안조영(스마트오로)와 락스타리거 조인선의 대국이 승부판이 됐다. 승자는 안조영이었다. 하지만 안조영이 승리를 거두고 검토실로 왔을 땐 감독과 동료는 간데 없었다. 미국 야구 메이저리그에서 간간이 나타나는 역설적인 세리머니. 메이저리그에선 기대를 받는 선수가 부진을 겪다 마수걸이 홈런을 쳤을 때 동료들이 더그아웃을 비우는 세리머니 문화가 있다고 한다.
기대를 받아왔지만 패배를 거듭했고 마음고생이 심했던 안조영이 ‘마수걸이 홈런’을 치자 팀원들이 ‘모른 척’으로 축하를 대신한 것이었다.
스마트오로는 3-2로 승리했다. 팀 중간전적 4승 3패가 되면서 상위권 도약을 노리게 됐다.
2012 KB한국바둑리그는 지난해 우승팀인 포스코LED를 비롯해 넷마블, 신안천일염, Kixx, 티브로드, 한게임 등 지난해 참가팀 6개팀과 롯데손해보험, SK에너지, 정관장 등 3팀을 더했고 '스마트오로'가 마지막 제10구단으로 합류하며 역대 최다 10개팀으로 출범했다.
한국바둑리그는 이전의 '2일 1경기'를, '1일 1경기'로 변경해 속도감을 크게 높였으며, 매 경기는 매주 목,금, 토, 일 저녁 7시(1, 2국) 저녁 8시(3국), 밤9시(4, 5국)에 동시대국으로 펼쳐진다. 모든 대국은 40초 초읽기 5회. 2012 KB 한국바둑리그 규모 역시 역대 최고 40억이다.
한국바둑리그 정규리그는 10개팀 더블리그(18라운드)로 총90경기(대국 수 450국)가 벌어지며, 순위는 팀 전적(승률)→개인승수→승자승→동일팀 간 개인승수→상위 지명자 다승 순으로 가린다. 10월 말부터 열리는 포스트시즌은 정규리그 상위 4팀이 스텝래더(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 방식으로 최종 우승팀을 확정하게 된다.
모든 경기는 바둑TV에서 방송 생중계로 진행하며, 사이버오로에서 인터넷 중계한다. 오로바둑 어플로 모든 스마트폰, 태블릿 PC에서 관전할 수 있다.
◈ KB국민은행 2012 한국바둑리그 7라운드 2경기 스마트오로 : 정관장
1국 ○이영구 - ●박정환 288수 흑3집반승 2국 ●김승재 - ○안성준 274수 흑반집승 3국 ○홍기표 - ●이원영 310수 백7집반승 4국 ●민상연 - ○안형준 174수 백불계승 5국 ○안조영 - ●조인선 287수 백14집반승
 ▲ 대국 전 정관장 주장 박정환이 '오로바둑 어플'을 통해 기보를 살펴보고 있다.
 ▲ 주장전을 기다리고 있는 두 기사. 이영구(오른쪽)과 박정환.
 ▲ 지금까지 패배를 모르고 있는 박정환.
 ▲ 1-1이 된 1, 2국.
 ▲ 주장전.
 ▲ 가운데는 스마트오로 고광록 단장. 아마 리그인 내셔널리그의 강원도팀을 이끌고 서울로 왔다. 스마트오로의 연고지는 강원.
 ▲ 정관장 검토진.
 ▲ 2지명 김승재가 귀중한 초반 승리를 거뒀다.
 ▲ 김승재가 승리를 거둔 후 스마트오로 검토진에 참여하고 있다.
 ▲ 한게임 1지명 김지석(가운데)이 스마트오로 검토진에서 검토에 참여하고 있다.
 ▲ 스마트오로 한종진 감독(왼쪽)과 고광록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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